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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목에 방울달기(RE)

  • 작성자 자유홍
  • 작성일 2019-04-07
  • 조회수 153

다리를 꼬고 오늘의 하늘은
상당히도 아름답구나, 내 마음도
전화기 너머 고양이 소리 야옹
별다른 남의 목소리가 파도에 잠기듯 고양이 소리에 묻힌다
전화가 끝나자 다시 생각하건데
앙칼진 고양이 소리가 귓가에 울린다
남의 집 고양이는 털이 날리니까 싫어
꼭 필요하다면 털이 없는 도자기 고양이 한 마리를 책상앞에
복을 부르는지, 복을 내쫓는지 모를 한 쪽 앞발을 들고서
멀리 사라지거라, 혹은 가까이 오너라 라고 말하는 고양이가 필요해서
대신 앙칼진 목소리는 싫어하니 야옹 소리는 내지 않기를 바래서
복은 필요 없다니까, 내쫓지도 말아줘
말이 이상해졌네, 뭐 어쨌거나 이쯤에 멈춰서서 뒤를 돌아보자
밤새 울려퍼지는 야옹거림에 귀가 따갑다면 잠시 멈춰서서 하늘을 보자
하늘을 바라보니 이젠 검은색이 하늘에 한가득
다시 내일이 오면 하늘은 파란색이 아닌 회색일텐데
복아 물러서라, 사라져라
그러는게 의미가 있을까 싶어지는 검은 하늘의 오늘이야

 

 

 

 

 

 

 

 

 

 

 

 

 

 

 

 

 

 

 

 

 

사실, 우주의 많은 원소들은 초신성 폭발로 생겨난거래요
그 많은 원소들 중에는 우리를 이루는 원소도 있겠죠
음, 그러니까 제가 하고싶은 말은
저희는 모두 먼지였다는 소리에요
우리는 별의 조각이다, 라는 문장이
마냥 시적이진 않다는 거죠

저희는 모두 무엇인가의 먼지로 이루어진 생명을 사는거에요
먼지투성이 생명에도 가치가 있다면, 그 가치는 어느정도?

-1523번 셰리의 고양이

 

 

 

 


 

 

 

퇴고라는 부분을 연습하기 위해

예전에 썼던 시인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를 리메이크 해봤습니다

방울에 관련된 시의 맥락이 사라져서

제목의 '방울달기'엔 의미가 없어져 버렸네요

시의 불필요한 부분을 잘라내고 덧붙히는 과정에서

제목이나 시의 중요한 표현이 사라지는 것을 조심해야겠네요

그래도 이 시는 퇴고 과정에서 불필요하다고 생각했던 '방울'에 관한 내용을 삭제했더니

그래도 꽤 깔끔해진 것 같습니다

삭제된건 '먼지'에 관한 내용도 있네요

그 때문에 "1523번 셰리의 고양이"가 하는 말도 의미가 사라져버렸습니다

원래 처음 이 시를 적기 시작할때의 의도는

'사람도 별의 먼지로 태어난 먼지투성이 생명인데

그런 사람이 먼지를 마신다면 사람이 사람을 마신다고 볼 수 있는가?'

에 대한 의문에서 생겨났습니다

그래서 퇴고전의 시에선 마스크와 먼지에 관한 얘기가 나왔었죠

그랬지만 지금 보니 불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되어 삭제했죠

결국 만들어진 시를 보면

복을 부르는 고양이(마네키 네코)에 관한 시의 문단을 더 굵게 만들고

잔가지를 쳐낸 작업일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자신의 시를 이렇게 리메이크 해보고 관찰하다보면

더 좋은 시를 쓸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 좋았습니다

퇴고를 추천해주신 선생님 감사합니다;ㅣ.

 

 

 

자유홍
자유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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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沈

앞으로 나아가는 법 따위란 얼마나 지루하고 허구스러운 일인지. 난 아직도 잘 모르겠다, 더 앞으로 나아가고 싶지 않아. 내가 모르는 모습따윈 보고싶지 않다. 소녀는 눈을 가렸다, 한 숨도 빠짐없이 답답한 푸른 가면으로 온 얼굴을 가린다. 모두 사춘기야. 사춘기. 어중간하게 멈춰있어. 우리는 멈춰있어야 할 운명일지도 몰라. 소녀의 숨이 막혀오른다, 가면을 쓴 까닭에 그저 검고 푸른 익사를 하는 중이다. 변해가야 하지만, 변해가기 싫어. 첫 발자국을 떼면 정말 우리는 먼 곳까지 멀어져있을테니까. 앞으로 나아가는건 무서우니 같이 있어줘, 너만 앞으로 나아가지 말고. 우리 함께 여기서 가라앉아버리자. 부탁이야, 나를 두고 혼자 가지 말아줘.       "네가 나와 함께라면 우리는 여기서 영원히 멈춰있을 수 있을텐데. 어째서 우리는 나아가야만 하는걸까, 왜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려 미지 속으로 손을 뻗는걸까? 이해할 수 없어, 우리는 서로를 앞으로도 영원히 이해할 수 없을거야. 서로가 서로의 삶을 살아보지 않았기에. 서로를 이해한다는건, 네가 나를 이해하고 있다는 것은 달콤한 거짓말일 뿐일테니까." -  靑

  • 자유홍
  • 2021-12-30
BLACK, 그리고 Screen.

나도 맘껏 남을 씹어 뜯어먹고, 그게 좋은거라고 생각해 하지만 너희는 역겨워, 나도 그래 원래 누군가를 씹어먹어, 난 먹기 싫어도 그 뜻에 또다른 누군가가 먹혀올라 남을 씹어먹는 행위에 나 자신이 뜯어먹히지 않는다면 좋을텐데 분명 내 손가락이 아닌데도 내가 아파오는게 기분 나빠 찝질한게 기분 나빠. 손톱을 씹는 맛이 기분 나빠 난 아직도 사람인가봐 이렇게 잔을 잔뜩 준비해두고 있어 따뜻한 물 한 잔과 커피를 준비해주면 좋으련만. 너희는 세상을 어떻게 보고있는거야. 난 너희가 검게 보이고 있어 그래서 난 아무 것도 말하지 않아. 뭘 출력하든 너희는 같은 값을 입력해주고있어 고장난 키보드라도 맘껏 부수자. 키보드로 출력하는 행위가 가능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입력장치의 앞에 서면. 아무 것도 입력하지 않고 출력하지 않아버려 해야할 말이 떠오르는 것은 쏟아낸 커피잔의 향과 같은 악취 더는 맡고싶지 않은 색이 눈에 비춰져와 입력은 #000000, 보내는 것은 #0000ff 너희는 그 검은 색 앞에서 뭘 말하고 싶었던거야? 뭘 출력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9당신의 입력에 제가 무슨 답변을 해야 6정확하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요 4테이블이 젖어가고 있어요 11고장날 것 같은 색이 차올라서 0저는 커피잔을 쏟아버렸어요 0그래요, 그 정적인 검은색보다 엷은 색이라도 띄면 ...뭐라도 되지 않겠냐는 거에요 결국은 그 무엇도 되지 못하겠죠 그 무엇도 되지 못하는 것 자체가 존재의 의미라면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겠나요 누구든 머리 앞에 스크린을 두고 살아내고 누군가의 스크린은 파랗게 질린 체, 검게 물든 체 단면적인 색만 비추다가 언제쯤 꽃을 표현하고 입을 열며 키보드로써 말을 하는 날이 올까요 전 키보드에 커피잔을 쏟아버렸어요.

  • 자유홍
  • 2020-09-07
무제. 캣볼

만신창이인 몸을 내던지고 숨을 막는 밤이 지나가면 창문을 열고 뜨겁고도 차가운 여름을 맞는다 몸무림치던 숨을 버리고 다시는 그러지 않기를/다시는 그러지 말기를 숨을 막는 밤이 지나가면 또다시 밤이 오지 않을거란 보장은 있지 않았다 힘든건 다시 겪지 않고싶기에, 베어진 상처는 손가락에 닿으면 곪아 고름을 토한다 콜록. 콜록. 콜록. 콜록. 난 나의 것을 사랑하고 싶어, 나를 사랑할 수는 없으니 내 모든 것이라도 사랑하고싶어 내가 항상 몸을 눕히던 침대와 낮은 의자를 사랑하고 딸깍거리는 키보드와 그 위의 먼지를 사랑할테야 그리고 누군가는 말한다. 사랑한 모든 것은 결국 토함이라고 새벽 5시의 낮은 언제올지 모른다 난 요즘 항상 밤중에 잠을 깨곤 했다 수면제...난 휴대폰에서 영상을 틀고 다시 책상에 엎어둔 후 잠에 든다 더워지면 선풍기를 킨 체로 선풍기 괴담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우리에게 안락사 당하길 기다리고 있다 내가 느낀 사랑이 거짓된 사랑이라곤 하지 못하겠어 그것들은 분명 사랑이겠지만 그래, 그렇게 생각하다보면 나도 사랑스러운 사람이 되는걸까 난 기침을 토한다/사랑을 토한다 미쳐버릴 것 같다. 숨을 쉬지 못할 밤에 나는 숨을 참고 잠에 든다 숨을 참고/숨을 토하고 역사적인 말처럼 꼭 낮은 오리라. 그 낮이 길던 짧던 우리는 보상을 받을 것이다. 그것이 낮이건 밤이던 피리 소리를 따라서 바람을 따라서 손가락은 유려한 삼각형을 그린다 잠든 후의 꿈에서 계속되어간다 감각형의 각 변은 60을 넘어 흘러간다 피를 따라서 바램을 쫓아서 뜨거운 밤에 차가운 모기불을 키고 잠에 든다 시야는 항상 반쯤 감겨있었다 난 만신창이인 몸을 침대로 내던지고/내던졌고 숨을 막는 밤이 지나가면 창문을 열고 뜨겁고도 차가운 여름을 맞는다 여름이 지나도 여름이 다시 오지 않을거라는 보장은 없다 우리는 늘 더 뜨거워지고 감정적이게 변해가는 중이다 몸부리던 숨은 숨

  • 자유홍
  • 2020-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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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병국

    퇴고작을 볼 수 있어서 기쁩니다. 아마도 많은 고민이 이루어졌으리라 생각합니다. 시가 많이 단출해지기도 했고요. 그만큼 삭제된 부분들이 많아서 많이 아쉬울 거라고도 생각해봅니다. 소리 내서 몇 번 읽어보았는데 어색한 부분이 있어요. 특히 “복을 부르는지”부터 “내쫓지도 말아줘”까지와 “하늘을 바라보니~하늘에 한가득”부분은 손을 좀 더 봐야 할 것 같아요. 잔소리 같아 보일 수도 있지만 조금 더 이야기를 하면, “복을 부르는지, 복을 내쫓는지”와 “멀리 사라지거라, 혹은 가까이 오너라”라는 대비된 것들을 좀 멀리 떨어뜨려 놓아도 되지 않을까 싶어요. 이러는지 저러는지 모르는 상태가 아니라 이런 상태와 저런 상태가 있다는 것을 가정하고 그것을 멀리 떨어뜨려 시적 화자의 사고를 전복시켜보는 거죠. 그리고 하늘은 파란색이나 회색 아니면 검은색이 일반적이죠. 그렇기 때문에 파랗지도 않고 회색도 아니며 검지도 않은 하늘에 대해서도 고민해보았으면 합니다. 먼지투성이 생명, 아니 먼지투성이 고양이가 손을 흔들고 있다고 생각해보았을 때, 그 주변의 하늘은 어떨까요? 어쩌면 초신성 폭발의 순간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뭐 이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 2019-04-08 01:36:55
    이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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