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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흥가축병원

  • 작성자 맛없는쵸코맛
  • 작성일 2018-08-14
  • 조회수 751

시내를 나가러 1번 버스를 타고 달리다보면

병무청지나 중구청으로 가는 도중에

성모병원오거리로 가는 대흥로 한켠에

대흥가축병원이 서있다.

 

빛바래고 꾀죄죄해진 간판

낡은 유리철문과 벗겨진 페인트

검댕 낀 양철 굴뚝이 이리저리 꼬인

대흥가축병원이 서있다.

 

수십년전 이 거리가 번화했을 때

주변의 농가에서 소중한 소를 끌고와

우리 소좀 고쳐주셔유 하며 찾아오던

그 가축병원은

 

농지가 택지가 되어 떠나버린 농민들과

강철 기계로 바뀌어버린 소와

나이들어 더 이상 진찰을 못했을 의사가

모두모두 떠나버리고

 

그저 자신만 혼자 남아

옆 건물들의 잔해 옆으로

흉하지만 깊은 콘크리트를 드러내며

그 자리에 계속 서있다.

맛없는쵸코맛
맛없는쵸코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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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교 앞에 섰다 홍살문 살은 뒤틀려 있고 하마비는 보이지 않는다 반질한 검정 새 비석들에는 OO광역시장… OO시교육감… 외삼문 누에는 오를 수도 들수도 없고 콘크리트 담장은 차갑기만 하다 명륜당에는 글 읽는 소리 멈추었고 성전에는 향내와 축문 소리 가신지 오래다.   루 처마 밑에서 거미 한마리가 또르르 내려온다. 둥그렇고 빛나는 그 등딱지가 왜이리 구슬퍼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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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는 천 건너편에 있는데 두개의 다리가 대로와 우리 동네를 이어주고 있었다. 그 다리 위에 서서 슬러지와 다양한 오염원들로 상처입은 물 아래에서 떼로 모여서 돌고 있는 물고기떼를 본 이후로 나는 그곳을 지날때마다 햇빛이 가려버린 물속을 보려 눈을 가늘게 뜨고는 물 아래 은빛으로 일렁이는 것을 보면 저것이 물고기 몸통인가 물위의 파문을 보면 저것이 물고기가 무엇을 주워먹은 것인가 하며 바라보고 있었는데 상처입은 강에서 발견한 무언가 였기에 더 신경이 쓰였다. 매서운 찬바람이 불어 내 볼을 빨갛게 물들여도 오래간 다리 위에서 천을 바라보다가 물 아래 비쳐있는 내 모습만을 보게 되고는 그대로 쓸쓸하게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다. 다음에도 그곳에 내가 서 있을 것을 물고기들은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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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맛없는쵸코맛
  • 2017-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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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미

    신기한 이야기지만, 저 조금 아까 저 앞을 지나왔어요. 초코맛 님이 왜 그 건물을 시로 쓰고 싶어했는지 알 수 있을만큼 눈에 띄고, 처량하고, 쓸쓸하더라고요. 신기했어요 ^^

    • 2018-08-18 19:04:57
    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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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맛없는쵸코맛

      안녕하세요. 제 한미한 글을 읽어주시고 평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도 대전 분이셨던걸로 기억하는데 마음이 전달된 것 같아 기쁩니다. 충고를 잘 받아들여 앞으로도 좋은 글 쓰겠습니다.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 2018-08-20 09:58:29
      맛없는쵸코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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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미

    안녕하세요 맛없는 초코맛님 반갑습니다. 올려주신 시 잘 읽었습니다. 제목이 좋았어요. 이번, 글틴에 올라온 제목들 중에 가장 구체적이라서, 그리고 가장 흥미로운 제목이었어요. 그래서 먼저 이 시를 열어보았어요. 처음 전개도 좋았어요. 1번 버스를 타고 나간다는 말도 좋고요, 다 구체적이라서 좋았어요. 그런데 3연과 4연에서 조금 설명적으로 변했습니다. 3연과 4연에서도 계속해서 긴장감을 끌고 갔더라면 좋았겠다 싶어요. 5연에서 흉하지만 서 있는 낡은 건물을 설명했으니 3연과 4연의 이야기는 굳이 넣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3연과 4연을 빼고 5연을 3연으로 올린 다음, 그 뒤에 다른 이야기를 썼으면 좋겠는데, 지금의 가축병원에서 가상의 진료가 벌어지고 있다고 상상해보는거죠. 마음이 아픈 소가 다녀간다던가, 얼마 전에 죽은 개가 자신의 엄마가 죽었던 이 병원에서, 잠시 쉬었다 떠났다던가 .하는 상상력이요. 왜냐하면, 가축병원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가 있을텐데요. 그건 상상하시면 됩니다. 시인의 몫이지요. 그래서 독자들에게 그럴 법한 이야기로 설득하면 됩니다. 아랫부분을 조금만 고친다면 더 재미있는 시가 될 것 같아요. 가축병원을 있는 그대로 설명하는 것은 3연까지, 그 다음은 상상력으로 확장해보세요. 수고하셨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 계속 올려주세요 ^^

    • 2018-08-18 13:47:56
    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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