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봄
- 작성자 포퍼
- 작성일 2018-06-19
- 좋아요 0
- 댓글수 1
- 조회수 260
처음으로 너를 집에 바래다주던 밤
금방이라도 멈춰 터져버릴 것만 같은 내 맘 숨기며
서투른 말솜씨로 간신히 뱉어낸다
아무런 의미도 없는,
나와 같이 어설픈 몇 마디에
귀 쫑긋 있는 힘껏 들어주는
네 모습이 어찌 그리 사랑스럽던지.
어쩌다가 한 번 눈 마주치면
종종걸음 내 앞으로 지나가
귀까지 빨갛게 물들이고는 빨리 와
봄 밤은 도대체 뭐길래
나를 이렇게나 미소짓게 하는지
노란 달빛 벌써 별 박힌 이불 뒤집어 쓴 건지
어느새 우리 앞 검정 바탕 위 회색
발걸음 아무리 늦춰도 기다려주지 않는
이 밤길은 참 야속해.
다 왔어 뾰로통한 네 모습도 나는 좋아
가볼게 네 발걸음 터벅터벅
봄 밤은 도대체 뭐길래
이렇게 빨리 막을 내리는지
섭섭하게 켜지는 불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아쉬워 나도 발걸음 돌리려는데
잘 가 네 목소리
수줍게 얼굴 빼꼼
흔드는 달빛보다 하얗고 예쁜 네 손
너를 보고는
검은 이불 벗고 다시 노래진 달빛 아래 나 한참을 머물렀댔지
봄 밤은 도대체 뭐길래,
봄 밤은 도대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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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포퍼님 반갑습니다 처음으로 시를 올려주신 것 같아요. 시 게시판은 2주에 한 번씩 코멘트를 달아드리기 때문에 답글이 달리는데 시간이 걸릴 수 있어요. 이 점 생각하셔서 댓글 확인 부탁드립니다. 먼저 올려주신, 달, 봄이라는 시 잘 읽었습니다. 제목이 재미있었어요. 귀엽기도 했고요. 그런 밤이 정말 우리에게 한 번씩 있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누군가와 함께 걸었던 달큰한 밤이 잘 그려지는 시였답니다. 마지막 구절에서 봄 밤이 뭐냐고 묻는 것도 재미있었고요. 일단 처음 올려주셨으니까 시를 몇 편 더 보고 자세한 얘기를 드리는 게 나을 것 같아요. 계속해서 시를 꾸준히 올려주세요. 재미있는 시 잘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