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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표를 모르는 흰에게

  • 작성자 윤별
  • 작성일 2018-04-04
  • 조회수 2,032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함께 들어주세요.

악보와 함께 시를 읽어주세요.

늘 감사합니다.

윤별

추천 콘텐츠

월간 줄무늬 A

한 달이 지나도 한 달이 지나지 않았다던 이상한 유서에 대하여 들어 본 적은 있니   1 꽉 차 있는 건 지루해 답답해 흐물거리는 것도 별로야 갑자기 머리를 드는 건 너만큼이나 이상하잖아 나는 흠집나야만 정신을 차리는 이종 구태여 한 달에 한 번 널 먹어치울 필요도 없이 솜사탕처럼   4 처음은 처음이라서 처음인데 처음처럼 처음이라며, 대신 실수는 봐주지 않기로 하자 오늘도 사고가 났어 우리의 기구한 특집 사진은 구도만 바뀌지 살아난다는 걸 넌 너무 쉽게 얘기해 물론 매일 밤 발가락부터 중독되는 네가 회중시계의 복사뼈가 될 차례 여기서 일하는 건 편할 거야 나는 네모마다 글씨를 떨어뜨리는 걸 인색해하고   7 초점이 없다고 너무 상심하지는 마 잎맥으로도 반대를 쉴 수 있거든 이건 점점 뻗어나가거나 은폐되는 묘연한 소실점 얄팍한 피부에 뒤집어 새기는 에쿼틴트, 여름 찾아오면 고른 수평선처럼 한파에는 안 사요   9 네 편집장은 누구야? 서랍에 토마토 넣어 둔 둥그런 마조키스트 필름 아직 안 익었어   10 오늘은 정시라고 말할래 밥먹을 땐 지겹게 뛰어도 가볼래 간신히 보여? 창문으로 투신해도 충분히 뾰족하거나 무거울 수 없어서 여태껏/아직은/지금껏 처음이라고 했잖아 나는 자이로드롭을 좋아합니다 미지근하게 물구나무를 섭니다, 그냥   13 투명 의자 밝아지는   17 껴안고 다른 달로 넘어가기로 해 없는 반년이 지나도 발간되지 않은 손가락들아 안녕 안녕 희고 쭉 뻗어 툭툭 튀어나온 관절 같은 사물함 안에서 피보나치를 모방하는 철골 현상한다 불어난다 암전 (다시 오면 안 되는 거 알고 있지) 나는 도무지 자신이 없어서 그건 내가 제일 잘 하는 일이라고

  • 윤별
  • 2018-12-31
인터갈라틱

누군가는 감당해야 할 죄라면 왜 아름다울 수 없을까 천이 검게 변하는 모서리로부터 태어난 비눗방울 안에서 무릎을 꿇고 늘 기도를 했지 손금이 발바닥까지 전염되면 더 이상 세상에 없는 모퉁이를 동그랗게 깨뜨릴 수 없을 거라던 손목을 위해서 발끝으로 서서 고해하는 사탕들을 위해서   세상의 모든 우울은 왜 둥글까   머리카락은 절반만 회색인데 하나, 빙하 속엔 색깔이 침범하지 않기 둘, 유령에게 빌려온 무게를 쓰다듬지 않기 잃어버린 낱말들을 더듬거리다 보면 무지개를 맨손으로 쥐는 날이 돌아온다고 너무 빨리 자라난 목덜미는 남은 약속을 부정만 남기고 지운다 이를테면 어른과 어른의 눈동자 같은   나는 이렇게나 기도를 했는데요 신을 만난다면 내게 할당된 불행의 총량이나 한 번 물어봐 줄래요 동그란 얼굴을 가진 소녀가 자신은 동그란 모양으로 자해를 한다고 말하며 동그란 풍선껌을 불었다 동그란 풍선은 둥실둥실 떠올랐지만 천국으로 가는 손금은 이미 지워진 채였다 발바닥을 보여달라고 했지만 소녀는 이미 풍선껌 안으로 들어간 채였다   아직 덜 마른 동그라미의 질감으로 하나의 몸짓에 예민하게 대답할 수 있을까   유령을 투과한 목소리가 어두워지는 순서로 굴리는 유리구슬을 알고 있니 면사포가 정수리에서 피어나면 놓치지 말아야 할 무언가로부터 도망친 것만 같아 잃어버리지 말아야 할 무언가로부터 버림받은 것만 같아 집요하게 굴절되는 소녀는 죽은 척을 하면서, 죽은 척을 하면서,   부케를 두 눈에 박아넣는 방법을 안다면 모든 순간이 장례식일까   소녀가 나체로 누워 있기 시작했지 손가락 사이로 세상을 보면 세상도 손가락 사이로만 나를 볼 거야 바늘코엔 장미묵주를 끼우고 혼자로 혼자를 들으면서 꼬박꼬박 혼자를 챙겨먹으면서 비누 맛 풍선껌을 꿰매기 시작했지 풍선껌은 작아져도 작아지지 못했지 자꾸자꾸 얄팍해져도 자꾸자꾸 말랑해져도   레몬에이드를 레모네이드라고 쓰는 버릇이 열렬하게 지속된 것처럼 레몬에이드에 소금을 넣는 버릇이 있는데   소녀는 멀쩡해지는 척을 하지 먹을 걸 가지고 들어오면 동그래질 수 없단다 사랑을 할 수도 어리광을 부릴 수도 없단다 순교를 할 수도 없단다 제 입술 속엔 가시나무관이 기생해요 불행을 살게 하는 세계를 먼저 맛봐야 하지 않겠어요 먼저 망가져 봐야 하지 않겠어요 수도꼭지를 열자 머리카락이 절반만 길어졌다   병이라는 이름이 붙자마자 챙모자를 쓴 의사들이 손톱의 채도로 통증처럼 밀려든다 정밀하게 조형된 실패를 생성하면서 소녀의 목숨이 아흔 아홉 개라서 다행이라고 말하는 건 누구를 위한 폭우일까 은색 머리카락은 종아리를 스치며 느리게 자라난다 처방전에는 차례로 눈동자와 비눗방울과 풍선껌이 적혀 있다 소녀는 처방전을 파쇄기에 넣는 대신 목걸이에 걸었다   죽은 척을 하면서, 죽은 척을 하면서,   풍선껌에도 소금을 넣고 저어보자는 유언을 선물받았다 선물받은 소금에서는 감기처럼 달콤한 맛이 난다 혀뿌리로 감별해도 누가 정말로 죽어버렸는

  • 윤별
  • 2018-12-15
B와 D 사이 C가 없는 세계의 중력이라니

차라리 나를 버리고 도망치는 게 나을까 도망치기 전에도 버려질 준비를 하는 게 나을까   물은 더 낮고 나쁘게 나아지고 서로가 더 가깝고 기쁘게 가여워지고   오래 잠들지 못하는 새벽이라도 충분한 주사위는 있겠지 처음부터 간지러운 뺨을 문지르다 보면 어쩐지 겨울은 달콤해지고 우리는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그러나 빛나고 단단한 아류처럼   발소리가 무너진다 세상이 제한되는 동안 빨간 목도리를 뜨기로 약속했는데 모두가 다정한 고아가 되어 구멍난 외투를 둘이서 걸치고 세 다리로 걸으면 두 손을 맞잡고 꼭 살려달라고 기도를 해야 할 것만 같아   차라리 나를 버리고 도망치는 게 나을까 도망치기 전에도 버려질 준비를 하는 게 나을까   유기된 복숭아뼈가 있다면 기르지 말아보자 내가 너를 떠올려도 더 이상 토슈즈가 생각나지 않을 때까지, 나를 끝까지 망칠 수 있는 건 지젤뿐이고   살았던 시간 속에 잠기는 건 어떤 기분이니 죽은 꿈 속에서 헤엄치는 건 어떤 기분이니   자꾸만 가벼워지는 기분이지 묵시록을 더듬다가 겨우 한 줄을 깨뜨리는 육각형같이 용서하기에는 우리가 함께 목매려던 시간이 길어서 불길하고 교묘하게 돌아눕던 가시가 돋아나서   물의 손금을 파헤치고 싶어 더 이상 유령이 단순해지면 안 되는데   그믐마다 데칼코마니를 하고 싶었다 달이 탄다고 용서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해의 총량을 늘리고 싶지 않아서 테두리를 밟다가 주문처럼 외우는 미안은 이제는 그만 살고 싶다고 이제는 그만 살고 싶다고 한 번만 뱉으면 정말 어둠처럼 납작해져 죽을 것만 같다고 뺨은 미열처럼 붉어진다고   슬픔에 젖은 솜사탕처럼 불온전하게 수영도 못하는 미아를 깊숙한 여행으로 내몰 때   이제는 누구를 버려야 하는지만 확실해질 꿈을 꾸겠지 나는 더 나빠지고 싶어 탐미적인 기분으로   도망치기 전에 버려질 준비를 하는 게 나을까

  • 윤별
  • 2018-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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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입뽀이
    훈훈해요

    음악이랑 같이 들으니까 너무 좋아요 ..!

    • 2023-08-03 19:18:54
    하입뽀이 훈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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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112

    와 대단해요.

    • 2018-12-16 12:03:47
    G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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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112

      한번 내려오고 찬찬히 읽고 또 다시 들으면서 읽었습니다. 아 모르겠다 음악이랑 잘 어울리고 정말 예쁘네요.

      • 2018-12-16 12:11:46
      G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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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 Talk Slow

    당신은 언제나 제 상상 이상의 것을 보여줍니다. 이 시를 쓰는 당신은 저의 피에타입니다.

    • 2018-04-18 05:02:57
    We Talk S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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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하늘

    음악과 정말 잘 맞는 글입니다. 늘 윤별 님의 글을 편애하던 사람으로서 이번 글이 윤별 님의 베스트 중 꼽힐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곡이 정말 좋아요. 음원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작곡에도 관심이 많은지라, 괜찮으시다면 이것저것 묻고 싶은 것이 많아요. 그렇지만 아직 학기중이고 바쁘실 테니 묻는 것은 실례가 되겠지요? 좋은 음악과 시 감사드리고 다정한 하루 되세요. 안녕!

    • 2018-04-05 20:26:18
    민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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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별

      음원은 글쓰기 버튼을 누르고 미디어 첨부를 보면 있을지도 몰라요. 원하신다면 보내드릴게요. 나중에 대화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시 잘 읽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

      • 2018-04-05 23:01:26
      윤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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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별

    1. 시의 일부인 곡은 직접 작곡했으며, 음악의 제목은 너의 봄이었습니다.(시의 제목과는 다릅니다) 2. 악보는 음질을 높이기 위해 가상악기 프로그램으로 노트 작곡 후 청음 채보한 것으로, 고의적으로 다르게 채보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3. 곡 완성 후 시를 썼습니다. 그러나 뿌리는 둘 다 같습니다. 4. 메트로놈 빠르기는 180입니다. (그냥 다운받으셔서 연주하셔도 무방합니다.) 5. 혹시나 시로 인정되지 않는 범위라면 말씀해주세요. 6. 감사합니다! + 편집 너무 어렵습니다 포토샵을 못 하는 인간은 피피티를 켭니다...

    • 2018-04-05 00:27:48
    윤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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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별

      손미 시인님 안녕하세요. 댓글로 뵙는 건 거의 처음인 것 같아요. 시인님께서 남겨 주신 코멘트를 보고 이쪽에 남겨 두는 게 좀 더 접근성이 좋을 거라고 생각해요. 일차적인 목표는 등단으로 잡고 있습니다. 올해 하반기부터(여력만 된다면) 공모전에 내 보려고 해요. 시집을 내는 건 약간 꿈의 수준이에요. 제가 저한테도, 남에게 보여준대도 낯부끄럽지 않은 시를 낳고 싶어서(물론 지금은 너무너무 부끄럽지만요) 단지 계속 쓰고만 있습니다. 길게 썼다가 지웠습니다. 저를 글로 내보이는 일에 트라우마가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습해 보려고 해요. 이게 맞는 방향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어요. 불행한 사람만이 시를 쓸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적이 있어요. 저는 그걸 허무맹랑한 소리라고 생각하고, 뜻을 굽히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 단계에서 머무르지 않고 다음 단계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언젠가는 저를 바라봐야 한다는 걸 알아요. 시기가 조금 앞당겨지긴 했다고 생각하지만요. 이게 저를 해하는 길일지 아니면 오히려 치유하는 길일지는 모르겠어요. 용서하고 싶지 않고, 하지도 않을 테지만, 그래도 한 번 제 마음에 귀를 기울여 볼게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겠지만요. 자꾸 회피하고 있던 저에게 계기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2018-04-05 22:54:09
      윤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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