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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원은 두개골의 정사영

  • 작성자 윤별
  • 작성일 2018-02-26
  • 조회수 644

……을 감으면 수직이었다. 돌기만을 유한히 허락받았다. 메론맛 유리가 입안에서 굴러 흔적을 그렸다. 우리는 천장이 아플 때마다 처방받은 불행을 조금씩 떼어 먹었다. 절반은 병원으로 달려갔다. 두 눈이 마주붙은 의사가 왜 죽지 않았냐고 물었다. 하찮은 교리가 콧날에서 펄럭이며 흘러내리고 있었다

 

책상 속으로 들어갔다, 사람은 작아지지 않고서는 살 수 없다는 선지가 옳았다. 눈을 가리지도 귀를 막지도 않았으나 어둠이 구름처럼 경박을 틀어쥔다. 또 무상수배로 하여금 숨었다. 우리의 시간표는 끊임없이 덩굴처럼 자라나고. 여기부터 주제넘은 저기까지 내 땅. 부목이 없으니 박혀 깨어질 이름을 안은 나는,

 

설파할 혀가 끊기자 우리는 평평해졌다. 이젠 가까운 게 좋아 겨울이 무서워서, 떨어진다. 다시 오를 수 없는. 내 낯에 생크림 케이크를 얹었던 순간이. 비는 훔쳤다. 발자국은 펼쳐졌다. 낙오는 무너지는 천장을 보수하는 일이라고, 우리가 거꾸로 걸었다면 반대로 울었을

 

그래서 모두가 손을 들고 줄에 매였다. 주어를 지우는 데 서투르니 차라리 시작을 잊자고 했다. 시집을 모두 버린 다음날 책갈피를 선물받듯. 한 바퀴를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이 종일 단축된다. 심판은 신기록을 받아적은 종이를 삼킨다. 되감기를 누르면 다시 삼킨 열병같이 숨을 앓았다. 공기의 첫 장을 넘기자

 

회전은 자꾸만 둥글어지고 둥글어지고 둥글어져서… …… 타종의 결심마다 네가 찌그러지 기 시작한 다…

윤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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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줄무늬 A

한 달이 지나도 한 달이 지나지 않았다던 이상한 유서에 대하여 들어 본 적은 있니   1 꽉 차 있는 건 지루해 답답해 흐물거리는 것도 별로야 갑자기 머리를 드는 건 너만큼이나 이상하잖아 나는 흠집나야만 정신을 차리는 이종 구태여 한 달에 한 번 널 먹어치울 필요도 없이 솜사탕처럼   4 처음은 처음이라서 처음인데 처음처럼 처음이라며, 대신 실수는 봐주지 않기로 하자 오늘도 사고가 났어 우리의 기구한 특집 사진은 구도만 바뀌지 살아난다는 걸 넌 너무 쉽게 얘기해 물론 매일 밤 발가락부터 중독되는 네가 회중시계의 복사뼈가 될 차례 여기서 일하는 건 편할 거야 나는 네모마다 글씨를 떨어뜨리는 걸 인색해하고   7 초점이 없다고 너무 상심하지는 마 잎맥으로도 반대를 쉴 수 있거든 이건 점점 뻗어나가거나 은폐되는 묘연한 소실점 얄팍한 피부에 뒤집어 새기는 에쿼틴트, 여름 찾아오면 고른 수평선처럼 한파에는 안 사요   9 네 편집장은 누구야? 서랍에 토마토 넣어 둔 둥그런 마조키스트 필름 아직 안 익었어   10 오늘은 정시라고 말할래 밥먹을 땐 지겹게 뛰어도 가볼래 간신히 보여? 창문으로 투신해도 충분히 뾰족하거나 무거울 수 없어서 여태껏/아직은/지금껏 처음이라고 했잖아 나는 자이로드롭을 좋아합니다 미지근하게 물구나무를 섭니다, 그냥   13 투명 의자 밝아지는   17 껴안고 다른 달로 넘어가기로 해 없는 반년이 지나도 발간되지 않은 손가락들아 안녕 안녕 희고 쭉 뻗어 툭툭 튀어나온 관절 같은 사물함 안에서 피보나치를 모방하는 철골 현상한다 불어난다 암전 (다시 오면 안 되는 거 알고 있지) 나는 도무지 자신이 없어서 그건 내가 제일 잘 하는 일이라고

  • 윤별
  • 2018-12-31
인터갈라틱

누군가는 감당해야 할 죄라면 왜 아름다울 수 없을까 천이 검게 변하는 모서리로부터 태어난 비눗방울 안에서 무릎을 꿇고 늘 기도를 했지 손금이 발바닥까지 전염되면 더 이상 세상에 없는 모퉁이를 동그랗게 깨뜨릴 수 없을 거라던 손목을 위해서 발끝으로 서서 고해하는 사탕들을 위해서   세상의 모든 우울은 왜 둥글까   머리카락은 절반만 회색인데 하나, 빙하 속엔 색깔이 침범하지 않기 둘, 유령에게 빌려온 무게를 쓰다듬지 않기 잃어버린 낱말들을 더듬거리다 보면 무지개를 맨손으로 쥐는 날이 돌아온다고 너무 빨리 자라난 목덜미는 남은 약속을 부정만 남기고 지운다 이를테면 어른과 어른의 눈동자 같은   나는 이렇게나 기도를 했는데요 신을 만난다면 내게 할당된 불행의 총량이나 한 번 물어봐 줄래요 동그란 얼굴을 가진 소녀가 자신은 동그란 모양으로 자해를 한다고 말하며 동그란 풍선껌을 불었다 동그란 풍선은 둥실둥실 떠올랐지만 천국으로 가는 손금은 이미 지워진 채였다 발바닥을 보여달라고 했지만 소녀는 이미 풍선껌 안으로 들어간 채였다   아직 덜 마른 동그라미의 질감으로 하나의 몸짓에 예민하게 대답할 수 있을까   유령을 투과한 목소리가 어두워지는 순서로 굴리는 유리구슬을 알고 있니 면사포가 정수리에서 피어나면 놓치지 말아야 할 무언가로부터 도망친 것만 같아 잃어버리지 말아야 할 무언가로부터 버림받은 것만 같아 집요하게 굴절되는 소녀는 죽은 척을 하면서, 죽은 척을 하면서,   부케를 두 눈에 박아넣는 방법을 안다면 모든 순간이 장례식일까   소녀가 나체로 누워 있기 시작했지 손가락 사이로 세상을 보면 세상도 손가락 사이로만 나를 볼 거야 바늘코엔 장미묵주를 끼우고 혼자로 혼자를 들으면서 꼬박꼬박 혼자를 챙겨먹으면서 비누 맛 풍선껌을 꿰매기 시작했지 풍선껌은 작아져도 작아지지 못했지 자꾸자꾸 얄팍해져도 자꾸자꾸 말랑해져도   레몬에이드를 레모네이드라고 쓰는 버릇이 열렬하게 지속된 것처럼 레몬에이드에 소금을 넣는 버릇이 있는데   소녀는 멀쩡해지는 척을 하지 먹을 걸 가지고 들어오면 동그래질 수 없단다 사랑을 할 수도 어리광을 부릴 수도 없단다 순교를 할 수도 없단다 제 입술 속엔 가시나무관이 기생해요 불행을 살게 하는 세계를 먼저 맛봐야 하지 않겠어요 먼저 망가져 봐야 하지 않겠어요 수도꼭지를 열자 머리카락이 절반만 길어졌다   병이라는 이름이 붙자마자 챙모자를 쓴 의사들이 손톱의 채도로 통증처럼 밀려든다 정밀하게 조형된 실패를 생성하면서 소녀의 목숨이 아흔 아홉 개라서 다행이라고 말하는 건 누구를 위한 폭우일까 은색 머리카락은 종아리를 스치며 느리게 자라난다 처방전에는 차례로 눈동자와 비눗방울과 풍선껌이 적혀 있다 소녀는 처방전을 파쇄기에 넣는 대신 목걸이에 걸었다   죽은 척을 하면서, 죽은 척을 하면서,   풍선껌에도 소금을 넣고 저어보자는 유언을 선물받았다 선물받은 소금에서는 감기처럼 달콤한 맛이 난다 혀뿌리로 감별해도 누가 정말로 죽어버렸는

  • 윤별
  • 2018-12-15
B와 D 사이 C가 없는 세계의 중력이라니

차라리 나를 버리고 도망치는 게 나을까 도망치기 전에도 버려질 준비를 하는 게 나을까   물은 더 낮고 나쁘게 나아지고 서로가 더 가깝고 기쁘게 가여워지고   오래 잠들지 못하는 새벽이라도 충분한 주사위는 있겠지 처음부터 간지러운 뺨을 문지르다 보면 어쩐지 겨울은 달콤해지고 우리는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그러나 빛나고 단단한 아류처럼   발소리가 무너진다 세상이 제한되는 동안 빨간 목도리를 뜨기로 약속했는데 모두가 다정한 고아가 되어 구멍난 외투를 둘이서 걸치고 세 다리로 걸으면 두 손을 맞잡고 꼭 살려달라고 기도를 해야 할 것만 같아   차라리 나를 버리고 도망치는 게 나을까 도망치기 전에도 버려질 준비를 하는 게 나을까   유기된 복숭아뼈가 있다면 기르지 말아보자 내가 너를 떠올려도 더 이상 토슈즈가 생각나지 않을 때까지, 나를 끝까지 망칠 수 있는 건 지젤뿐이고   살았던 시간 속에 잠기는 건 어떤 기분이니 죽은 꿈 속에서 헤엄치는 건 어떤 기분이니   자꾸만 가벼워지는 기분이지 묵시록을 더듬다가 겨우 한 줄을 깨뜨리는 육각형같이 용서하기에는 우리가 함께 목매려던 시간이 길어서 불길하고 교묘하게 돌아눕던 가시가 돋아나서   물의 손금을 파헤치고 싶어 더 이상 유령이 단순해지면 안 되는데   그믐마다 데칼코마니를 하고 싶었다 달이 탄다고 용서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해의 총량을 늘리고 싶지 않아서 테두리를 밟다가 주문처럼 외우는 미안은 이제는 그만 살고 싶다고 이제는 그만 살고 싶다고 한 번만 뱉으면 정말 어둠처럼 납작해져 죽을 것만 같다고 뺨은 미열처럼 붉어진다고   슬픔에 젖은 솜사탕처럼 불온전하게 수영도 못하는 미아를 깊숙한 여행으로 내몰 때   이제는 누구를 버려야 하는지만 확실해질 꿈을 꾸겠지 나는 더 나빠지고 싶어 탐미적인 기분으로   도망치기 전에 버려질 준비를 하는 게 나을까

  • 윤별
  • 2018-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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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미

    안녕하세요 윤별 님 앞서 올려주셨던 투명부스도 그렇고 이 시도 그렇고 또 지난 몇 개월 올려주셨던 시도 그렇고 등단 시인이 썼다고 해도 무방할 만큼 입이 떡 벌어지는 작품이 많았습니다. 게시판의 형식상 시가 길게 올라오는데 이 작품을 시집 규격에 맞게 고치고 시집 PDF 파일에 앉히면 시집에 실린 시라고 해도 모두 믿을 정도로 완성도가 있는 작품입니다. 투명부스와 타원은 두개골의 정사영 두 편의 시를 올려주셨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이 시가 더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인데, 윤별 님이 올려주셨던 시들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듯합니다. 윤별 님 시에 이야기라는 살이 붙었어요. 오래 시선이 머물렀고요. "천장이 아플 때마다 처방받은 불행을 떼어먹었다" "책상 속으로 들어갔다 사람은 작아지지 않고서는 살 수가 없다는 선지가 옳았다" "비는 훔쳤다" 와 같은 구절에서 깜짝 놀랐습니다. 만약 등단을 준비하신다면 이렇게 오래 시선이 머무는 구절이 많은 시를 앞쪽으로 배치하셔서 응모해보시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윤별 님은 공간의 통일성을 생각해주세요. 시적 공간만 통일해도 시가 훨씬 정돈될 수 있습니다. 1연과 5연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것 같은데 가운데 연들은 왜 등장했는지 알 수 없는 장면들도 있습니다. 시의 분자들이 각각 흩어져 제 역할을 하고 그것이 다시 모아져 하나의 주제를 생성하는 취지라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사실 이것도 애정을 가지고 해석하거나 파고들지 않으면 눈치채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불필요한 단어들을(멋스럽거나, 버리기 아까운 말이라 생각해서) 나열하는 것은 이 시들이 나중에 시집으로 엮었을 떄 지루함을 줄 수 있습니다. 강조하는 문장에 힘을 주는 것이 좋은데 녹음의 짚은 숲속에서 빨간 모자를 찾는 것과 주황 노랑 빨강 초록 다채로운 색이 뒤섞인 숲속에서 빨간 모자를 찾는 것의 차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너무 많으면 어디에 집중해야할 지 모릅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겠네요. 그 방법 중 하나로 공간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이를테면, 첫 연에서 돌기에 집중했습니다. 그래서 입속 유리, 천정이 아프다, 까지는 유기적입니다. 문제는 그 다음 "하찮은 교리"에서 풀어집니다. 설명하게 되지요. 그런데 더 궁금한 것은 그 앞입니다. 의사는 왜 두 눈이 붙었나요? 꼭 그래야만 하나요? 한 연에서 벌써 많은 부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강약의 조절이 중요합니다. 저라면 첫 연은 절반은 병원으로 달려갔고 의사는 왜 아직 죽지 않았냐고 물었다 에서 끝내겠습니다. 두 번째 연에서도 " 눈을 가리지도 귀를 막지도 않았으나 어둠이 구름처럼 경박을 틀어쥔다. 또 무상수배로 하여금 숨었다. " 이와 같은 문장이 과연 필요할까. 첫 연에서부터 계속 돌기, 부풀어오름, 덩어리 같은 이미지가 떠오르기 때문에 굳이 이 부분은 필요치 않아보입니다. 이 문장을 빼고 "선지가 옳았다 우리의 시간표는 덩굴처럼 자라나고"로 들어가면 매끄러울 것 같습니다. 뒷 연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돌기와 관련이 없어보이는 문장과 단어는 과감하게 삭제하세요. 그리고 여기에 윤별 님의 이야기를 한 줄 넣습니다. 그것은 조금 풀어지는 문장이라도 좋습니다. 다만 진심을 넣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천장이 아플 때마다 그 뒷 부분에 "나는 늘 매달리는 것 같다(혹은 매달리는 기분)"이라고 쓴다면 천장과도 이어지고 돌기, 부풀어오름과도 어울리면서 윤별 님의 감정을 대변해주죠. 이러한 강약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좋은 시로 퇴고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 2018-03-04 12:19:30
    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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