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안에서 일렁이는 저것은
- 작성자 맛없는쵸코맛
- 작성일 2017-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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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는 천 건너편에 있는데 두개의 다리가 대로와 우리 동네를 이어주고 있었다. 그 다리 위에 서서 슬러지와 다양한 오염원들로 상처입은 물 아래에서 떼로 모여서 돌고 있는 물고기떼를 본 이후로 나는 그곳을 지날때마다 햇빛이 가려버린 물속을 보려 눈을 가늘게 뜨고는 물 아래 은빛으로 일렁이는 것을 보면 저것이 물고기 몸통인가 물위의 파문을 보면 저것이 물고기가 무엇을 주워먹은 것인가 하며 바라보고 있었는데 상처입은 강에서 발견한 무언가 였기에 더 신경이 쓰였다. 매서운 찬바람이 불어 내 볼을 빨갛게 물들여도 오래간 다리 위에서 천을 바라보다가 물 아래 비쳐있는 내 모습만을 보게 되고는 그대로 쓸쓸하게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다. 다음에도 그곳에 내가 서 있을 것을 물고기들은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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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를 나가러 1번 버스를 타고 달리다보면 병무청지나 중구청으로 가는 도중에 성모병원오거리로 가는 대흥로 한켠에 대흥가축병원이 서있다. 빛바래고 꾀죄죄해진 간판 낡은 유리철문과 벗겨진 페인트 검댕 낀 양철 굴뚝이 이리저리 꼬인 대흥가축병원이 서있다. 수십년전 이 거리가 번화했을 때 주변의 농가에서 소중한 소를 끌고와 우리 소좀 고쳐주셔유 하며 찾아오던 그 가축병원은 농지가 택지가 되어 떠나버린 농민들과 강철 기계로 바뀌어버린 소와 나이들어 더 이상 진찰을 못했을 의사가 모두모두 떠나버리고 그저 자신만 혼자 남아 옆 건물들의 잔해 옆으로 흉하지만 깊은 콘크리트를 드러내며 그 자리에 계속 서있다.
- 맛없는쵸코맛
- 2018-08-14
향교 앞에 섰다 홍살문 살은 뒤틀려 있고 하마비는 보이지 않는다 반질한 검정 새 비석들에는 OO광역시장… OO시교육감… 외삼문 누에는 오를 수도 들수도 없고 콘크리트 담장은 차갑기만 하다 명륜당에는 글 읽는 소리 멈추었고 성전에는 향내와 축문 소리 가신지 오래다. 루 처마 밑에서 거미 한마리가 또르르 내려온다. 둥그렇고 빛나는 그 등딱지가 왜이리 구슬퍼지는가
- 맛없는쵸코맛
- 2017-12-21
까마귀가 흔하다고는 하지만 왠지 까마귀 소리 듣기는 쉽지 않다. 까마귀의 깍깍소리 보다는 까치의 깍깍소리가 더 잘 들린다. 까치는 위협적인 깍깍 소리와 함께 까마귀 한마리가 자신의 영역에 들어오면 떼로 몰려가 두들겨 패고는 말한다. 나는 길조고 반은 하얀데 너는 흉조고 모두 까마니 내가 너보다 선함은 물론이고 내가 여기서 사는게 당연하다. 그렇게 몰려나간 까마귀는 서글프고 기다란 울음소리만 근근히 내뱉는다. 까악- 까악-
- 맛없는쵸코맛
- 2017-11-22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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