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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한 날파리

  • 작성자 맛없는쵸코맛
  • 작성일 2017-01-18
  • 조회수 113

따스했던 겨울 햇살을 몸에 받고

봄인줄 알고 튀어 나왔던 날파리는

 

겨울 바람에 몸이 훅 식어가더니

태양이 사라지는 그 순간 얼어 붙었다.

 

애처로워 손으로 옮겨 햇빛에 놓은들

이미 얼어버린 몸은 다시 녹지 못했다.

 

날파리야 누가 널 착각하게 했느냐

따스한 햇살이 널 유혹했는가 보다

멈춘 바람이 너를 기만했나 보다

 

네 여린 몸으로 넓은 세상으로 나왔는데

가련하구나 날파리야 날파리야.

 

아무도 너에게 말해주지 않았구나

밖은 아주 추운 겨울이라는 걸

아직 봄은 오지 않았다는 걸.

맛없는쵸코맛
맛없는쵸코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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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맛없는쵸코맛
  • 2017-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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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래바람

    날파리에 대한 애처로운 시적화자의 마음이 잘 느껴졌어요. 겨울에 날파리를 본 적이 없는 듯하나 날파리에게 겨울이라고 누가 말해줄 수 있을까요. 어쩌면 착각한 게 아니라 살아있다면 밖으로 나가는 습성이 있지 않을까 싶군요. 햇살이 유혹하고 바람이 기만했다는 것도 무리가 있어요. 그것들도 그것들 나름대로 살아가는 거니까요. 상상하는 게 아니라 보다 현실적인 자기 고민과 시적인 사유가 필요합니다.

    • 2017-01-25 18:10:48
    고래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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