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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117

  • 작성자 윤별
  • 작성일 2016-12-06
  • 조회수 344

비탈을 내려오자
망부석이 수천이다

 

만유인력에 의해 위에서, 아래로

방류되지 못하는 강물은 바다에서 멀어진다
뉴턴을 부정하고 모여 추위를 갉아먹는다
감정의 획일화 현상

 

체온을 나누는 황제펭귄들
둥그스름한 알은 지금껏 멈추지 않고
청음한 선율이 정확하기를
길은 여럿이나 수렴하는 지점에는 디스토피아가 있다
추락으로 향하는 껍질이 으스러진다

 

칠백 번 달이 죽을 날을 상상한다
발이 잠겨가는 아스팔트의 경사각이
미분계수로 치환되어 불어난다
아득히 피가 번진 아스라한 하늘에
다다이즘의 완성

 

나는 로코코를 원했는데
부드럽고 상냥하게 찢어지는

 

생의 끝자락에서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좁은 세계를 스스로 부수어야 하는
부리가 닳아있다
다다이즘도 로코코도 아닌 이들의
발끝으로부터 장르가 도래한다

 

-

*헤르만 헤세, 데미안

윤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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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줄무늬 A

한 달이 지나도 한 달이 지나지 않았다던 이상한 유서에 대하여 들어 본 적은 있니   1 꽉 차 있는 건 지루해 답답해 흐물거리는 것도 별로야 갑자기 머리를 드는 건 너만큼이나 이상하잖아 나는 흠집나야만 정신을 차리는 이종 구태여 한 달에 한 번 널 먹어치울 필요도 없이 솜사탕처럼   4 처음은 처음이라서 처음인데 처음처럼 처음이라며, 대신 실수는 봐주지 않기로 하자 오늘도 사고가 났어 우리의 기구한 특집 사진은 구도만 바뀌지 살아난다는 걸 넌 너무 쉽게 얘기해 물론 매일 밤 발가락부터 중독되는 네가 회중시계의 복사뼈가 될 차례 여기서 일하는 건 편할 거야 나는 네모마다 글씨를 떨어뜨리는 걸 인색해하고   7 초점이 없다고 너무 상심하지는 마 잎맥으로도 반대를 쉴 수 있거든 이건 점점 뻗어나가거나 은폐되는 묘연한 소실점 얄팍한 피부에 뒤집어 새기는 에쿼틴트, 여름 찾아오면 고른 수평선처럼 한파에는 안 사요   9 네 편집장은 누구야? 서랍에 토마토 넣어 둔 둥그런 마조키스트 필름 아직 안 익었어   10 오늘은 정시라고 말할래 밥먹을 땐 지겹게 뛰어도 가볼래 간신히 보여? 창문으로 투신해도 충분히 뾰족하거나 무거울 수 없어서 여태껏/아직은/지금껏 처음이라고 했잖아 나는 자이로드롭을 좋아합니다 미지근하게 물구나무를 섭니다, 그냥   13 투명 의자 밝아지는   17 껴안고 다른 달로 넘어가기로 해 없는 반년이 지나도 발간되지 않은 손가락들아 안녕 안녕 희고 쭉 뻗어 툭툭 튀어나온 관절 같은 사물함 안에서 피보나치를 모방하는 철골 현상한다 불어난다 암전 (다시 오면 안 되는 거 알고 있지) 나는 도무지 자신이 없어서 그건 내가 제일 잘 하는 일이라고

  • 윤별
  • 2018-12-31
인터갈라틱

누군가는 감당해야 할 죄라면 왜 아름다울 수 없을까 천이 검게 변하는 모서리로부터 태어난 비눗방울 안에서 무릎을 꿇고 늘 기도를 했지 손금이 발바닥까지 전염되면 더 이상 세상에 없는 모퉁이를 동그랗게 깨뜨릴 수 없을 거라던 손목을 위해서 발끝으로 서서 고해하는 사탕들을 위해서   세상의 모든 우울은 왜 둥글까   머리카락은 절반만 회색인데 하나, 빙하 속엔 색깔이 침범하지 않기 둘, 유령에게 빌려온 무게를 쓰다듬지 않기 잃어버린 낱말들을 더듬거리다 보면 무지개를 맨손으로 쥐는 날이 돌아온다고 너무 빨리 자라난 목덜미는 남은 약속을 부정만 남기고 지운다 이를테면 어른과 어른의 눈동자 같은   나는 이렇게나 기도를 했는데요 신을 만난다면 내게 할당된 불행의 총량이나 한 번 물어봐 줄래요 동그란 얼굴을 가진 소녀가 자신은 동그란 모양으로 자해를 한다고 말하며 동그란 풍선껌을 불었다 동그란 풍선은 둥실둥실 떠올랐지만 천국으로 가는 손금은 이미 지워진 채였다 발바닥을 보여달라고 했지만 소녀는 이미 풍선껌 안으로 들어간 채였다   아직 덜 마른 동그라미의 질감으로 하나의 몸짓에 예민하게 대답할 수 있을까   유령을 투과한 목소리가 어두워지는 순서로 굴리는 유리구슬을 알고 있니 면사포가 정수리에서 피어나면 놓치지 말아야 할 무언가로부터 도망친 것만 같아 잃어버리지 말아야 할 무언가로부터 버림받은 것만 같아 집요하게 굴절되는 소녀는 죽은 척을 하면서, 죽은 척을 하면서,   부케를 두 눈에 박아넣는 방법을 안다면 모든 순간이 장례식일까   소녀가 나체로 누워 있기 시작했지 손가락 사이로 세상을 보면 세상도 손가락 사이로만 나를 볼 거야 바늘코엔 장미묵주를 끼우고 혼자로 혼자를 들으면서 꼬박꼬박 혼자를 챙겨먹으면서 비누 맛 풍선껌을 꿰매기 시작했지 풍선껌은 작아져도 작아지지 못했지 자꾸자꾸 얄팍해져도 자꾸자꾸 말랑해져도   레몬에이드를 레모네이드라고 쓰는 버릇이 열렬하게 지속된 것처럼 레몬에이드에 소금을 넣는 버릇이 있는데   소녀는 멀쩡해지는 척을 하지 먹을 걸 가지고 들어오면 동그래질 수 없단다 사랑을 할 수도 어리광을 부릴 수도 없단다 순교를 할 수도 없단다 제 입술 속엔 가시나무관이 기생해요 불행을 살게 하는 세계를 먼저 맛봐야 하지 않겠어요 먼저 망가져 봐야 하지 않겠어요 수도꼭지를 열자 머리카락이 절반만 길어졌다   병이라는 이름이 붙자마자 챙모자를 쓴 의사들이 손톱의 채도로 통증처럼 밀려든다 정밀하게 조형된 실패를 생성하면서 소녀의 목숨이 아흔 아홉 개라서 다행이라고 말하는 건 누구를 위한 폭우일까 은색 머리카락은 종아리를 스치며 느리게 자라난다 처방전에는 차례로 눈동자와 비눗방울과 풍선껌이 적혀 있다 소녀는 처방전을 파쇄기에 넣는 대신 목걸이에 걸었다   죽은 척을 하면서, 죽은 척을 하면서,   풍선껌에도 소금을 넣고 저어보자는 유언을 선물받았다 선물받은 소금에서는 감기처럼 달콤한 맛이 난다 혀뿌리로 감별해도 누가 정말로 죽어버렸는

  • 윤별
  • 2018-12-15
B와 D 사이 C가 없는 세계의 중력이라니

차라리 나를 버리고 도망치는 게 나을까 도망치기 전에도 버려질 준비를 하는 게 나을까   물은 더 낮고 나쁘게 나아지고 서로가 더 가깝고 기쁘게 가여워지고   오래 잠들지 못하는 새벽이라도 충분한 주사위는 있겠지 처음부터 간지러운 뺨을 문지르다 보면 어쩐지 겨울은 달콤해지고 우리는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그러나 빛나고 단단한 아류처럼   발소리가 무너진다 세상이 제한되는 동안 빨간 목도리를 뜨기로 약속했는데 모두가 다정한 고아가 되어 구멍난 외투를 둘이서 걸치고 세 다리로 걸으면 두 손을 맞잡고 꼭 살려달라고 기도를 해야 할 것만 같아   차라리 나를 버리고 도망치는 게 나을까 도망치기 전에도 버려질 준비를 하는 게 나을까   유기된 복숭아뼈가 있다면 기르지 말아보자 내가 너를 떠올려도 더 이상 토슈즈가 생각나지 않을 때까지, 나를 끝까지 망칠 수 있는 건 지젤뿐이고   살았던 시간 속에 잠기는 건 어떤 기분이니 죽은 꿈 속에서 헤엄치는 건 어떤 기분이니   자꾸만 가벼워지는 기분이지 묵시록을 더듬다가 겨우 한 줄을 깨뜨리는 육각형같이 용서하기에는 우리가 함께 목매려던 시간이 길어서 불길하고 교묘하게 돌아눕던 가시가 돋아나서   물의 손금을 파헤치고 싶어 더 이상 유령이 단순해지면 안 되는데   그믐마다 데칼코마니를 하고 싶었다 달이 탄다고 용서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해의 총량을 늘리고 싶지 않아서 테두리를 밟다가 주문처럼 외우는 미안은 이제는 그만 살고 싶다고 이제는 그만 살고 싶다고 한 번만 뱉으면 정말 어둠처럼 납작해져 죽을 것만 같다고 뺨은 미열처럼 붉어진다고   슬픔에 젖은 솜사탕처럼 불온전하게 수영도 못하는 미아를 깊숙한 여행으로 내몰 때   이제는 누구를 버려야 하는지만 확실해질 꿈을 꾸겠지 나는 더 나빠지고 싶어 탐미적인 기분으로   도망치기 전에 버려질 준비를 하는 게 나을까

  • 윤별
  • 2018-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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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래바람

    오랜만에 윤별 님이 시를 게시해 반가워요. 그런데 시가 난해하고 제목이 개인적인 듯해서 아쉬워요. 시에서 제목은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제목이 시 전체 구조를 하나로 모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죠. 제목은 첫인상과 같아요. 나아가 제목으로 시를 이해할 수 있으니 퇴고하실 땐 제목을 잘 붙여주시길 바랍니다. '망부석-만유인력-황제펭귄-아스팔트의 경사각-피가 번진 아스라한 하늘-다다이즘-로코코-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각 연마다 도드라진 시어와 문장입니다. 원론적으로 말하자면 시는 최소한의 문장으로 창조하는 언어예술이죠. 리처즈는 언어 전달의 최고 형식을 시라고 했어요. 그래서 시인들이 최소한의 언어로 독자의 소통하고 공감을 얻으려고 노력한답니다. 물론 반대의 경우를 의도하는 시인도 있겠죠. 그러나 공통적으로 시가 이성적으로만 이해할 수 없다는 거랍니다. 시어 하나가 마음을 건드릴 수도 있고, 한 문장에 서정성을 담아서 분위기를 자아낼 수도 있으니까요. 혹여 윤별 님이 시로써 독자와 소통하지 않겠다는 의도를 가졌거나 애당초 특별한 사유 없이 쓰고 싶은 문장을 나열했다면 이것을 시가 가진 자유, 실험성이라고 설명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자동기술법이라 것도 있어요. 시인의 무의식적인 정신세계가 반영되는 기법인데요. 그 안에는 정신의 가닥이 한줄기로 흐른답니다. 무의식의 상태에서도 논리 체계가 들어 있기 때문이죠. 난해한 시도 마찬가지랍니다. 시적논리가 전제가 되지 않는다면 시를 읽으면서 당혹스러울 수 있어요. 저는 시에서 시인의 정신을 발견할 때 감동을 느낀답니다. 자신을 타자화해서 시 안에 어떠한 논리적 체계가 있는지 따져보세요.

    • 2016-12-07 15:20:15
    고래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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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별

      음... 그러니까 제목에서 충분히 뭔가를 보여낼 수 있다고 생각을 했었어요. 사실 첫 제목은 수능언덕이었는데,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 같아서 수능일자를 가져다 썼어요. 의도가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더라도 함축성이 있는 언어를 사용하는 것보다 진부하고 적나라하더라도 단순하고 대중화된 언어를 사용하는 게 좋을까요?

      • 2016-12-07 15:37:39
      윤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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