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현대 독자를 겨냥한 글쓰기 지침서
- 작성자 Mobius
- 작성일 2016-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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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수 1
- 조회수 368
최근 들어 인터넷이 보급되고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사람들의 글읽기 방향은 F자입니다.
이에 따라 첫 줄은 길게 쓰고 나머지 줄은 좀
짧게 쓰는
것이
아마
좋을
것
읽기
짧고
쉬운글
흥미로운 내용이 나오면 조금 길게 읽기도 하지만
그 다음줄
더욱
짧
게
짧게
읽
으
니
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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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길을 걸어 내려가면 사거리 앞에 서렷다 행인은 안중에 없고 제 홀로 방향을 가리키는 외딴 신호등 그 아래 찾아올 집배원을 기다려 하얀 우체통에 빨간 편지를 담으렷다 비로소 색을 입은 우체통은 다시 하염없이 집배원을 기다려 제 붉음을 바알간 타오름을 활짝 열어 건네어 주렷다 푸르릉 푸르릉 가벼운 투레질으로 붉은색을 끌어안은 오토바이가 달리렷다 발갛게 달아오른 편지는 네비게이션 위 허옇게 뜬 최단경로는 밀어서 잠궈 두고 일부러 머얼리, 머얼리 돌아서 가렷다 강물과 풀섶이 어울려 물결 치는 파아란, 파아란 바람 쐬면서 달뜬 두 볼을 식히렷다 너 모르게 도착한 편지는 현관 앞에서 가만히 기다리렷다 은행빛 가로등 아래에서 노랗게 가을로 기다리렷다 ========================================================================= 앞으로 3개월. 가끔은 담담하게.
- Mobius
- 2016-09-19
아무렇지 않게 듣던 노래 가사가 어느 순간 갑자기 가슴을 에어 올 때 아무렇지 않게 넘기던 책장의 글귀가 어느 순간 눈길을 끈끈히 얽매어 올 때 아무렇지 않게 말하던 언어가 어느 순간 쉽사리 혀를 넘어오지 않을 때 가사가 글귀가 언어가 당신이 된다.
- Mobius
- 2016-08-15
별 끝에 맺혀 떨어지는 풋풋한 순수 발걸음마다 피어나는 푸른 동심원 거칠어진 나뭇결을 쓰다듬는 투명한 손길 우아하게 고개를 숙이는 초록빛 인사 맞잡은 두 손 아직은 다른 우산 발 끝에 맴도는 시선 발갛게 피는 온기 찰박, 찰박 맞춰 걷는 발걸음 겹쳐지는 푸른 원 우산 끝으로 맞닿은 순수 5월인가, 6월인가 썼었는데 이제 올리네요.
- Mobius
- 2016-08-15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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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시와 형식이 동일할 뿐만 아니라 발상과 학점이 동일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F학점이 떠올랐거든요. 사유가 과잉되거나 확신이 지나치면 독자는 소통하지 못하고 공처럼 튕겨나갑니다. 바로 불통이 되는 거죠. 이 시는 편협한 생각, 짧은 생각이 여과 없이 노출된 느낌이 들어요. [!!중요]처럼 중요하지 않을 뿐더러, ‘현대 독자를 겨냥한 글쓰기 지침서’이 아닌 것 같아요. 독자를 겨냥한 작품 활동을 벌이는 작가들이 분명 있겠지만, 그렇지 않고 진정성을 갖고 자기만의 목소리를 내는 작가들이 더 많습니다. ‘현대 독자’라는 명칭도 작가가 만든 자의적인 언어에 가깝습니다. 현대 독자와 고대 독자를 과연 어느 시점으로 나눌 수 있을까요. ‘사람들의 글읽기 방향’이 ‘F자’가 아닌 사람도 있겠죠. 알파벳 F의 형상으로 구현된 텍스트의 외양도 가볍게 휘발되는 의미만 남겨졌답니다. 어쩌면 ‘독자를 겨냥한 글쓰기 지침’을 알았다면 더욱 기본에 충실한 글쓰기를 하는 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