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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통신

  • 작성자 韓雪
  • 작성일 2014-12-26
  • 조회수 557

이별 통신

 

내가 너를 사랑했던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와이셔츠 끝자락에 묻은 커피 얼룩

지워버리고 싶은 그 희미함이

바로 너였다

나뭇잎 사이로 붉음이 스며들듯

묽어졌던 우리 사랑

우리가 꽃도 피우고 열매도 맺었던가

두 손 꼭 잡고 바람에 흔들렸던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이제는 가볍게 뚝 떨어져야 할 때

아늑한 거리에 내려앉아

다시는 만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잘 가라,

거짓 사랑아

韓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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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雪
  • 2013-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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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雪
  • 2013-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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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雪
  • 2013-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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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전개하는 방식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런데 소재를 찾는 방식이 ..... 일상적인 것에서 찾아내는 것은 좋은데 좀더 독한 방식의 글쓰기가 필요합니다

    • 2014-12-29 02:34:22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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