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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표

  • 작성자 아낙수나문학
  • 작성일 2013-07-07
  • 조회수 585

이름표

이름 없는 이름표엔

타인의 이야기가 쓰여있어

타인의 타인이 아니고서야

누구도 모르는 이야기

 

이름조차 없어서

한 점 신비도 없이

타인의 이야기는 사그라지고

이름표에 이름이 드러나

 

타인의 타인들은 몰려들지만

누구도 읽지 못하는 이야기

혹은 너무 오래되서

누구도 읽지 않는 이야기야

 

내 이름표를 읽어봐

음, 송근직?

아무것도 안 쓰여 있는데

타인의 말에 바싹 굳었는데

타인의 말에는 마디가 없어

 

말 마디도 없이

그저 하염없이 던지는 말

어쩌면 다른 언어겠지

이름표에 쓰여있는 글자만

읽을 수 있는 언어

누구도 쓰지 않는 비운의 언어

 

타인들의 언어를 외워서

이름표를 읽으려고 보니

나의 타인의 타인은 나고

그 타인의 타인도 나고

송근직,

이건 누구의 언어지?

누군가 흘려둔 이야기

 

내 이야기이기도 하고

타인의 타인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그 타인의 이야기이도 한 이야기

나는 타인으로서의 生을

더 산 것만 같아

 

 

아낙수나문학
아낙수나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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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낙수나문학
  • 2013-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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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낙수나문학
  • 2013-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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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햄스터를 우리 집에 두고 갔어 햄스터가 곰팡이를 갉아 먹었으니 재채기가 나올 때쯤 생각하겠지 내가 햄스터를 삼켰구나   내 햄스터를 당신 뱃속에서 찾지 마 이미 내가 햄스터를 삼켰는데 위에 간신히 붙들렸는가 싶더니 심장에 와 있더란 말이야   당신 햄스터를 돌려줄게 직접 와서 가져가든가 내가 햄스터를 달고 그쪽으로 갈게      

  • 아낙수나문학
  • 2013-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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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언어에 대한 고민이 드러난 시인것 같습니다. 인것 같다는 말은 추측입니다. 저도 시 내용을 정확히 몰라서요ㅋㅋ. 언어는 사물을 규정합니다. 규정한다는 것은 특징만 이야기 한다는 것인데 그 특징을 넘어선, 몇개의 규칙속에 갖힌 것들을 제외한 다른 것들은 제외시키는 특성이 있습니다. 학생이라고 말하면 공부해야하는 것 빼곤 다른 인간적인 감정들을 제외시키듯이 언어란 일종의 폭력이기도 합니다. 우리 자신에게 붙여준 이름들도 그 이름처럼 살았으면 좋겠다는 바램이겠지요. 그러나 인간은 알 수 없는 존재라서 자유롭고 싶어서 그 이름 너머의 세상을 가고 싶습니다. 그 모험에서 즐거운 일 많으시길...

    • 2013-07-15 16:28:17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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