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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집아기

  • 작성자 쎄렌체
  • 작성일 2013-04-05
  • 조회수 428

 

섬집아기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

하늘은 검어지고 비는 내리네

바다가 고향이라 말하던 그이

돌아오지 않던 그 오래된 기억

 

아기가 혼자남아 집을 보다가

창호지 구멍새로 빗물 흘렀네

엄마의 눈에서 핀 눈물꽃일까

뜨겁진 않았지만 맘이 아팠네

쎄렌체
쎄렌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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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날의 섬망

  노을이 비탈길 위로 어슴푸레 얼룩집니다. 억센 팔을 가진 사내가 개들을 끌고 갑니다. 개들은 그들의 운명을 예감한 건지 애써 목줄을 끊으려고 발버둥 칩니다. 하지만 그들은 하얀 천으로 눈을 가린 채 집행장으로 끌려가는 젊은 사형수와 같이 어찌할 바 모르고 질질 끌려갈 뿐입니다. 땅은 개들의 발톱자국과 오줌 냄새로 흔들립니다. 컹컹 짖어도 보지만 구슬픈 메아리만이 되돌아옵니다. 이윽고 개들은 순한 양처럼 터벅터벅 걸어가기 시작합니다. 태어날 때부터가 투쟁의 시작이었고 삶이라는 것이 고달픔의 연속이라는 것을 일찍이 깨달은 슬-픈 전사들은 고개를 떨구고 말았습니다. 그들은 시간을 걸어갑니다. 황혼의 뒤안길을 걸어갑니다. 영원할 것만 같던 모든 것들을 버리고 한 발짝 한 발짝 노을을 향해 타들어갑니다. 먼지 묻은 뒷발에 채이는, 모든 아름다운 숨탄것들.

  • 쎄렌체
  • 2013-04-19
빗방울 전주곡

하늘은 어두워요 비가 내려요 주룩주룩 창문을 조금 열어 차가운 빗방울을 조금 맛보고 타박거리는 사람들의 발소리 웅덩이에 떨어지는 빗방울의 노래를 들어요 때로는 비를 맞고 싶어질 때가 있어요 우산을 쓰고, 이름을 모르는 사람들과 어깨를 부딪히며 이름을 모르는 거리를 걷다보면 어느새 나도 내 우산 위로 떨어지는 수많은 이름 없는 빗방울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비는 내려요 끊임없이 내려요 그것이 내가 비 내리는 날을 좋아하는 이유에요 어머니의 태동을 느끼는 아이처럼 끝없는 반복은 날 차분하게 만들어요 언제나 들떠있는 우리에겐 쉬어감이 필요해요 악보에 쉼표가 없다는 건 너무나 슬픈 일이에요 나는 거울을 보아요 거울에는 내가 있어요 비 내리는 날에는 앞만 보고 달려온 우리, 미처 삼키지 못한 지나간 시간을 소화시켜요   시를 써보아요 비 내리는 날에 시를 써보아요 잘 쓰인 시가 아니더라도 상관없어요 짧은 단상도, 길고 긴 주절거림도 괜찮아요 비 내리는 날에는 그저 그대가 빗속으로 사라져 영영 돌아오지 않을까 걱정될 뿐이에요 물방울로 변한 그대가 지붕에 떨어지고 바다에 떨어지고 심장에 떨어지는 꿈을 꾸었어요 나는 왠지 모를 슬픔에 잠겨 펑펑 울었어요 창문을 보니 아직도 비가 내리고 있어요 나는 그대를 위해 시를 써요

  • 쎄렌체
  • 2013-03-31
가을

가을은 외로운 계절입니다. 약지의 마지막 마디를 끊어내는 독립투사같이 단호하고도 안타까운 나무의 결단 끝에는 적막을 타고 조용히 내려오는 낙엽들이 있습니다. 낙엽들은 흘러간 추억처럼 겹겹이 쌓여갑니다. 가을은 외로운 계절입니다. 때로는 벤치에 앉아 차가운 바람을 맞고는 합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이 세상을 홀로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밤을 지새운 고독한 새앙쥐 마냥 외로워집니다. 서늘한 바람은 그칠 줄 모르고 울고만 있습니다. 그러나 보십시오. 바람이 부는 날에는 낙엽들이 걷습니다. 신이 메마른 그들에게 생명이라도 불어넣은 듯 가느다란 잎맥을 외다리 삼아 이리저리 돌아다닙니다. 때로는 세찬 바람을 타고 하늘 높이 날아갑니다. 태어나서 이제껏 한 번도 움직인 적 없던 그들이 두 다리와 두 날개를 비로소 가지게 된 것입니다. 그들은 그들이 지금까지 세상이라고 믿어온 것들에게 버려졌지만 다시금 태어났습니다. 드디어 그들은 내일의 해가 떠오르는 지평선을 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가을은, 더 이상 외로운 계절이 아닙니다.

  • 쎄렌체
  • 2013-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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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섬집 아기가 처한 모습을 좀 더 그려보세요.

    • 2013-04-08 16:47:42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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