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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 작성자 western
  • 작성일 2012-08-10
  • 조회수 159

모두들 제 처진 집으로 발걸음을 팔딱대며 걸어갔다.

밤은 추락을 일삼는 어느 비루먹은 작자에게 더 이상 인심을 내주지 않는다.

나는 유쾌한 말꼬리를 물고, 물리는 흔해빠진 어느 중년의 대화법에

지쳐, 울적한 담배의 거리에 몸을 파묻고 싶었다.

축축한 잎들이 이 거리, 이 여름의 습기를 다 빨아드렸는지

누구보다도 낮은 숨소리를 내고 있다.

피- 소리 내는 짙은 청색의 숨결

비릿하고 아찔한 쉰내는 어느 술주정뱅이의 추접한 바지 주머니 속에도 있다.

그들은 술에 모든 일을 버무리는 경향이 강하다.

독하게 묵힌 그들의 한탄은 이미 파다하게 알려진 노래처럼

불리고 또 불리어진다.

어느 족발 집에는 따고 남은 술병들과 씹다 남은 딱딱한 뼈들이 즐비하다.

도저히 씹혀지지 않은 뼈들은 족발 집 주인장 입속에 가득 담겨

그의 입을 막아버렸다.

나는 그 입이 아주 녹슬어 버리는 것을 본다.

미어터진 두 볼을 부여잡고 두 눈을 꼭 감는 것도 본다.

그는 족발집 주인이었다.

제 걸음이 어딜 가는 지조차 모르는 이들이 이 거릴 가득 메웠다.

이파리들은 이들의 수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다.

나무들은 쉬쉬- 하며 바람에 등을 기댄다.

나는 방금 분 바람이 어디로 부는지 조차 몰랐다.

마치 도시의 불빛이 어디를 비추는 건지 모르는 것처럼.

weste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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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stern
  • 2014-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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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이 거리는 무엇과 같은 것일까요.

    • 2012-08-14 20:39:34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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