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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2-2

  • 작성자 쎄렌체
  • 작성일 2012-05-11
  • 조회수 62

 

노을2-2

쎄렌체

남산 너머 지는 노을 어둠을 살라먹고

멧부리 솟은 외로운 나무 호올로 비추운다

아슬히 불타오르는 설핏한 해질물

마지막 타오름은 生같이 소진되고

어둠을 기다리며 쉴 새 없이 불타는

진갈매 해지개에선 노을이 서러웁다

나무는 노을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노을 지는 날 찰나의 순간 어슴푸레 회올려

빛나는 나뭇가지 끝 찬찬히 드리운다

쎄렌체
쎄렌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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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쎄렌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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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쎄렌체
  • 2013-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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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노을을 다른 무엇으로 그려보세요.

    • 2012-05-14 16:20:37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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