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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 작성자 유네
  • 작성일 2012-01-07
  • 조회수 115

나 지금 숨이 안 쉬어져.

내 앞에 저 기고 있는 흰 비둘기를 봐.

하늘을 날겠다는 심정으로 땅바닥을 기고 있어.

날개는 뒤틀려 있는데다가 온통 피투성이야.

그래, 저건 자유를 빼앗긴 비둘기야.

그런데 참 신기하기도 하지.

더 이상 날 수 없는 주제에

하늘을 날겠다는 심정으로 땅바닥을 기고 있어.

힘겨운 몸짓으로

뒤틀린 데다 온통 피투성인 그 작고 가냘픈 날개로

열심히 나아가고 있어.

땅바닥에서 날개짓하고 있는 저 모습을 좀 봐.

구구구, 구구구, 구구구

내일을 향한 저 아름다운 날개짓을 좀 보란 말이야.

지금 숨이 안 쉬어져.

아냐, 못 쉰다고 믿었었지.

이미 나는 물속에 빠져버렸고

내 폐는 더 이상 제 기능을 못한다고 믿었어.

그런데 저 하얀 비둘기는 나아가고 있잖아.

부러진 날개로 내일을 향해 열심히 나아가고 있어.

자유를 잃은 주제에

그럼에도 끈질기게 나아가고 있는 거야.

그럼, 있잖아

자유가 올까?

저 비둘기에겐 언젠가 자유가 올까?

내가 숨을 쉬려 하는 그 순간,

나에겐 자유가 올까?

어때,

비둘기야 어떨까.

부디 그 날개짓을 멈추지 말아줘.

유네
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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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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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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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네
  • 2012-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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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비둘기는 왜 날개가 뒤틀리고 피투성이가 됐을까요.

    • 2012-01-09 09:03:25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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