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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로 그네

  • 작성자 김동연
  • 작성일 2011-12-29
  • 조회수 320

선로 그네

 

630분 그러니까 AM 6:30

1시간 반 아니 90분을 타고 졸

며 어떻 게 왔 는지 모를

환 승 역

에 서 있다.

 

다리는 얌전히 지하철을 기다린다.

 

이 데 굴데굴

굴러서 저어 저

지네가 기어서 올 무서운

동 굴

을 쳐다본다.

 

두 번째 다리가 지네의 길로

옮겨가

입이 외치길

안 돼.

지네가 다가오고 있어. 위험해.

 

띵띵띵띵띵띵띵띵

귀는 그 소리를 듣고도 방관했네.

빠아아아아아아앙

하고 두 번째 다리는 비명

으로 그네 위에 올라타 가버렸다.

 

치이익 하고 머리가 깼다.

 

다리는 얌전히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었다.

빠졌던 얼이 선로에서 그네를 타고 돌아

왔을까?

김동연
김동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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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연
  • 2010-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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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연
  • 2010-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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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연
  • 2010-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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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다리와 선로 그네와의 관계를 좀 더 구체적으로 그려보세요.

    • 2012-01-02 16:57:25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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