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파라치
- 작성자 송용석
- 작성일 2011-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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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수 1
- 조회수 288
사람의 얼굴을 들추어
재미삼아 찍어낸
한 폭의 초상화
한 때는 좋았으나
대사(大事)가 일어난 뒤에
알게되었다.
비밀을 품어야만 살 수 있는 동물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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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가로등 불빛이 켜지면서 그림자가 나타났다. 그림자를 밟는 순간 발과 그림자 발이 겹쳐지고 그림자와 정면으로 마주했다. 하얀 그림자는 없었다. 곁에는, 검은 그림자뿐이었다. 검은 그림자는 수많은 질문을 내게 던졌다. 그것들을 전부 간추려보면 그 내용은 전부 날 위한 악한 움직임이었다. 잠시 후, 고장이 난 가로등 불빛이 깜빡이며 시들었다. 앞을 보니 그림자도 불빛과 함께 사라지고 없었다. 그때에 나는 적막함을 느꼈다. 검은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다. 검은 그림자가 말해준 악한 움직임도 아득한 기억에 묻혀버렸다. 그리고 후에 곧바로 오는 악한 움직임을 난 전혀 알아차릴 수 없었다.
- 송용석
- 2012-01-11
우리가 기피하는 대상은 대인기피증을 앓고 있는 자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자신들이 세상을 버린 것이라는 생각과 세상이 자신들을 버린 것이라는 생각 사이에서 헤매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착각하지 마십시오. 우리들의 기피란, 당신들이 알고 행하는 맹목적 방치를 겸하는 기피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들을 똑바로 바라보는 기피입니다. 다만, 그것은 그들이 그것을 받아들일 때 일어날 수 있는 기피입니다. 사실 나도 대인기피증을 앓는 환자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대인기피증을 앓는 환자를 100%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나도, 그리고 우리도 모두, 대인 기피증 환자라고 불려야 합니다.
- 송용석
- 2012-01-11
하늘 아래 사람들은 각자의 지갑을 가졌다. 지갑 안에는 일을 열심히 한 증거로 황금도 있고 그 황금을 지출한 증거로 영수증도 가끔 있다. 그런 지갑 속 황금이 어느 때는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빠져나갈 때가 있다. 그런 걸 염두에 두고 밖을 나오면 하늘 아래에 있는 우리는 모두 서로의 거리를 점점 벌린다. 어떤 사람도 마음에 아무런 거리낌 없이 자신의 지갑을 털려는 이에게 먼저 다가가는 일은 없다. 또, 어떤 성자도 자신의 지갑 속에 존재하는 그 따뜻한 마음을 털려는 악마에게 먼저 다가가는 일은 없다. 더욱이, 어떤 악마도 자신의 악함을 털려는 천사에게 먼저 다가가는 일은 절대로 없다. 하늘 아래 사람들은 모두가 각자의 소중한 물건을 담는 크고 작은 지갑을 가졌다. 자신의 지갑을 털어가는 자신과 이질적인 존재로부터 황금의 증거를 보호하기 위해, 하늘 아래에 있는 것들을 하나 둘 의심하게 되는 우리는 모두 서로의 거리를 점점 벌린다.
- 송용석
- 2012-01-10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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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어떤 비밀이 구체적으로 사람을 살게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