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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랍의 날개

  • 작성자 밀랍의날개
  • 작성일 2011-03-20
  • 조회수 138

비상을 위해 살아가는 새여,

오로지 추락을 피해

살아가는

새여,

...

..

.

하지만 언젠가는

추락 해야만 하는

모순의 새여,

오세영 시인의 새여,

아마 그 새의 깃털이

내 날개 깃털인가 싶다.

연필을 잡고, 꿈을 따라가며, 고백을 하러 갈 때, 태양에 손을 뻗을 때

밀랍이 녹,는,다.

연필을 놓고, 꿈을 포기하며, 뒤로 하고 돌아 설 때, 바닷바람에 질식하려 하면 

밀랍이 얼어 버리고

굳,는,다.

손이 불타지도, 해초에 엉키지도 못한채,

집으로 돌아온다.

마음으로 돌아온다.

날개여,

중립의, 날개여,

밀랍의날개
밀랍의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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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AY 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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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랍의날개
  • 2011-05-04
미친년

아마 너는 4층에 있었을거야. 3~40칸의 계단 위 내가 있었어. 수십개의 계단이 우리 사이에 있는 듯 그렇지만 모두들 알아. 수백개의 계단이 숨겨져 있는 걸. 나는 그 계단을 내려가기가 너는 그 계단을 올라가기가 귀찮았겠지. 귀찮은 거였을 거야. 너는 날 모르겠지. 나도 너를 모른다. 단지 같은 학교에서 있었다는 이유로 내가 이렇게 힘든 걸까? 힘들어서 누군가를 찾고 싶어 할때 내가 차라리 차라리 내가 어떤 일로 힘들었다던 가 무언 가로 기뻐했다면 변명이라도 했을 텐데 계단을 사이에 두고 나는 평소대로 졸고 있었다. 모르는 후배의 자살, 내가 올라왔던 계단이 저 밑의 계단이 부수어지는 것 같아. 누군가 올라갔으니 이제 내가 올라가는 것만 가득, 내가 올라가니 누군가 올라올 거라는 건 잊은 듯이. 이제 수십개의 계단 내려가면서 좀 웃어볼까. 무표정으로 쏘아보지 말고 잠깐 웃어볼까. 모르지, 미친년이라고 소문날지. 그래도 미친년이 될거야. 전교생이 미쳐야 되. 다짐이 아니라 후회야. 미친년이 되어줄게. 오르고 오르는 계단에서 지칠 때, 힘이 날 수 있는 건 내 앞에 누군가의 등이 보인다는 것, 하나, 저 사람을 앞지를 수 있다는 희망. 지친 앞사람을 밟을 수 있다, 내가 그 앞사람이 되어줄게. 미친듯이 질주하는 규칙을 깨는 미친년. 세상의 미친년이 되어줄게. 니가 조금씩이라도 삶의 숨을 잃지 않는 다고 하면 너에게 내 등을 내밀어줄게. 내 뒤의 너가 보일 때까지 멈추어 있는 미친년, 니가 나를 보며 사늘히 웃어보이며 달려올 때도 천천히 걸어가는 미친년 되어줄게.

  • 밀랍의날개
  • 2011-04-22
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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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랍의날개
  • 2011-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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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왜 밀랍의 날개를 가졌을까요.

    • 2011-03-22 15:58:00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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