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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불면

  • 작성자 예대준비생
  • 작성일 2011-01-18
  • 조회수 138

찬바람이 불면

                                 예대준비생

찬바람이 불면 우리 할머니

어김없이 곤색 봉고차 타고 남해의 바닷바람 앞에 서셨습니다

말이 바람이지 자식들 하나하나 떼어주고 남은 살가죽에는 칼날이었겠지요

오른 허리에 새 하얀 나일론 끈 다발을 달고 엉덩이에 스티로폼 달고

그렇게 말년에도 치렁치렁 당신 한 몸 가벼이 하시질 못하셨지요

바닷바람 맞은편에 드러누운 시퍼런 배추밭에 앉으시면

눈마저 한기에 제대로 뜨시질 못하셨어도

밭 한 줄 한 줄 끝에 다다르면 우리 강아지가 보였다고.

저 멀리 시베리아 흙 한줌 쥐고 모진 숨 불어대는 찬바람에

정오가 되기도 전 차디찬 눈덩이가 되었을 스뎅도시락

그것도 채 못 넘기시고 오시는 길 차안에서 게워내신 당신

밤잠없는 노인네라 괜찮당께

새벽서리를 위태롭게 디디시던

당신 눈 시리게 하던 배추에서 나오는 3장의 배춧잎을  꼭 쥐고

그 체온까지 온전히 제게 주신  당신

찬바람이 불면

당신에게 있지도 않은 책값을 떼쓰던 손녀는

새하얀 끈 바람에 나부끼시던 선녀같은 당신이 그립습니다

예대준비생
예대준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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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               예대준비생 사이좋지 않은 벽 사이로 겨울바람이 참으로 애리다 불화의 틈은 감쪽같아서 생각지도 못한 아픔들을 그 좁은 틈에 꼼치고 꼼친다 봄이 와 다시 빛이 비껴들즈음 벽의 틈에서 둥근 태양도 얇게 날이 선 칼날이 된다 마치 선천적인 기형처럼 외풍은 따스했던 나날들을 때린다 그렇게 온기로 따스했던 공간 마음에 칼을 들이대며 열심히 깎은 도장 하나의 혈흔으로 우리가족은 주욱 벌어졌다 사이좋지 않은 벽처럼 봄이 와도 끊임없이 새어들 아픔들 쩍쩍 금이 가는 해빙기의 상처 사이로 아직은 찬물이 비어져 나온다 사이좋지 않은 틈은 부대끼지 않는 공백으로 아린 냉기가 흠뻑 쏟아지는 법이다

  • 예대준비생
  • 2011-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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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대준비생
  • 2011-05-24
똥을 눈다

똥을 눈다 창 밖으로 달빛이 쏟아진다 별빛은 담임의 머리칼처럼 드문드문 온난환지 환경오염인지 그런것 때문인가 달빛 서걱서걱 베어내는 환풍기날엔 그동안의 시간들이 끈질기게 눌러붙어있다 그것이 코끝을 간질이는데 여간 성가시다 먼지도 먼지 나름이어야지 도대체 재채기가 나올락 말락 제법 가벼운 밤바람 한줄기도 새나와 내 코끝을 간질인다 문에 붙어있는 안도현 시인은 물으신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마라고 너는 한번이라도 누군가에게 따뜻했냐고... 배가 싸하게 아프더니 이제 가슴이 싸하다 아직도 밖은 달빛으로 환하다 젖 먹던 힘까지 아래로 아래로 나는 하늘과 바람과 별과 그리고 시와 오늘밤 가장 아름다운 똥을눈다

  • 예대준비생
  • 2011-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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