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틴

전쟁

뒤처지면 당신은 잊혀 질 것입니다.

알아주는 이 없이 사라지겠지요.

주위를 둘러보겠지요.

살려달라고 죽기는 싫다고

누군가 당신을 지휘하고 명령할 것입니다.

당신은 그 명령이 옳은 줄 알고 행동하겠지요.

생존하기 위해서 당신은 적을 죽일 겁니다.

하나. 하나. 그 하나씩이 모여 천,만,십만을 넘어서겠지요.

전쟁 중에 사랑하는 이가 쓰러지는 걸 지켜보겠지요.

하지만 견딥니다. 당신이 생존하기 위해서지요

벗어나고 싶지만 벗어날 수 없음을 당신은 깨닫겠지요.

명령이 내려오면 그 명령을 따르고

임무를 성공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당신은 어느덧 덤덤히 적을 죽이게 됬을지도 모르겠네요.

누군가 자살을 하네요. 누군가는 미쳐 버립니다.

당신은 그걸 보고 마음이 단단히 먹겠지요.

그들을 이해하지만 곧 그들을 잊을지도 모르겠네요.

당신은 어느덧 익숙해지는 전쟁을 경험합니다.

자신이 신참이던 시절은 지나고

자신의 후배들을 챙기겠지요.

당신은 수많은 이들 중 살아남고 성공한 이유를

말하겠지요. 저 많은 사람들에게 말입니다.

그 과정에서 고통과 괴로움과 눈물과 어려움과 후회를

말했을지는 아무도 모르겠지요.

당신은 그렇게 영웅이 되어

제대를 하고 환영을 받겠지요. 모든 이들의 시선.

사람들은 그렇게 한명만의 이야기를 듣겠지요.

저 전쟁터에서 사라지고 죽고 실종된 많은 이들은

저 사람들 속에서 영원히 영원히 사라지겠지요.

당신도 그들처럼 되기 싫다며 살아남으려 하겠지요.

모든 이들이 영원한 굴레에 갇혀서.

오늘도 누군가 저 전쟁터에서 눈물을 흘리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