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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김션
  • 작성일 2010-05-31
  • 조회수 333

뜨거운 창가에 햇살이 따갑다

긴 여정 끝에 지친 몸을 이끈

벌 한 마리

 

들썩이는 교실 속

급우들의 어리석은 고함에

털썩 모든 설움을 내려놓았다

그 큰 눈이 내 눈에 어린다

 

오래 전 내게

뜨거운 독을 놓았던 그 두려움에

두 눈을 칠판으로 돌린다

' 겁쟁이 ... '

 

시간이 지나도 햇살은

아무 말 없이 자리를 지킨다

날으는 먼지가 나를 쿡 찌르며

또 다시 뜨거운 독을 풀었고

먼지 앉은 그의 몸을 닦아주지 못한 채

개미 한 마리가 그를 끌고 간다

 

그는 처음으로 내게

어머니가 보고 싶다고 했다

 

다시 개미 한 마리가 더러운 핏덩이를 끌고 간다

아마도 눈 없는 내 송장인가 보다

김션
김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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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오후에?

낡은 햇살 한 줌에 기대어 수수로이 부서지는 장미꽃 한 송이   오후를 알리는 푸른 종소리, 난 당신 이마에 입맞춤을 한다   가슴 속 따스한 추억을 찾을 수 없어 헤메이던 숱한 날의 기억 누군가의 머리 속에 남는다는 것 오래오래 기억해 주기를 바라는 한 여인의 애타는 뜨거움 햇살 어지러운 눈썹 사이로 조용히 만나 어느새 우리는 우리가 있던 곳에서 너무 멀리 떨어졌다는 것을 눈물로서 알게 된다   세월이 쓰러짐은 언제쯤, 텅 비어버린 당신 공간에 평생을 약속한 장미꽃 한 송이가 시들어가고 있다.   끊임없이 울어 부서지는 어느 날, 오후 울음의 끝자락, 다음 생을 기약하며 차가워진 당신 뺨을 어루어만진다

  • 김션
  • 2010-07-15
종이배

햇살이 저수지를 달군다 흔들림 없던 물결 위를 항해하는 종이배 한 척   시계의 초침을 따라 조용히 흘러간다   앉을 수도 설 수도 없는 상처의 끝, 고독한 시간마다 잠들지 않는 바람에 조용히 흔들리는 자신의 모습, 온 몸이 다 젖어가면 그저 눈을 감으려 했다   숨 막히는 시간이 흘러들어 뜨거운 저수지를 만들어도 누군가를 그리워 하는 듯, 작게 피는 들꽃에 눈길을 머물며 한 자리의 그늘을 찾는다   넓은 수면 위  홀로 거닐며  천천히 아주 천천히 젖은 하늘을 올려다 본다

  • 김션
  • 2010-07-15
조부(祖父)를 그리다

조용히, 굳게 닫힌 다락방 문을 연다 오랫동안 침묵해온 먼지들에 두 눈이 뜨겁다   몸을 털며 들어서니 창문으로 밀려오는 햇살에 마룻 바닥은 가쁜 숨을 쉰다   오래전 당신은 이곳에서 애타게 나를 부르시며 커다란 화폭에 붓 하나를 들고 소리없이 눈물을 떨구었다 어린 시절, 그저 두려운 마음에 목놓아 울었던 눈에 당신이 어린다   먼지 가득한 화폭 속 강물 굽이치는 산골, 넓은 농지 저편에는 가슴 깊이 간직한 집 한채가 보인다 전쟁 후 당신께서 가실 수 없었던 곳 그토록 그리워하시던 곳 지금 내 눈이 뜨거운 것은 소리없이 울고계신 당신 할아버지, 할아버지   피 울음 총성 속 그 집은 낡은 허물이 되어 당신 그리고 내 가슴 속에 스러졌다 다만, 당신의 울음처럼 내 눈이 붉어지는 것은 화폭 속, 그리고 지금은 부재하는 저 하늘의 별들과 같다 누군가를 소리없이 부르짖으며 떨리는 두 손은 차마 밤하늘의 별을 그리지 못하셨다 당신의 혈흔이 쌓인 곳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며 마지막 붓을 들었다 그리움이 가득한 두 눈을 부릅뜨고 떨리는 두 손으로 차마 그립다 말하지 못한 당신, 그 집과 가족들은 밤하늘의 별이 되었다   지금, 두볼을 타고 흐르는 뜨거움은 조용한 공간 속 애타는 부름에 답하는 그리운 시간 마르지 않는 눈가에 한줌의 부토로써 쌓이신 분

  • 김션
  • 2010-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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