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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거울들

  • 작성자 tmdghk49
  • 작성일 2009-12-21
  • 조회수 473

 

친절한 거울들

 

때가 온다. 그러면 우리들의 침대가

나란히 놓이게 될 것이며

사람들은 우리가 한 몸이었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빌헬름 그림  




내 눈동자를 만지려 거울에 다가서도

어쩐지 보이는 건 내가 아닌 거울 뿐


실컷 거울을 뒤적이다가

문득 한 없이 부스럭거리고 싶어지는 일

거울은 내 얼굴을 제대로 비출 생각이 없다


거울이 보여요?

거울 속의 누군가 말을 걸어오면

눈이 보이지 않아도 거울은 보여요

당신은 말랐으나 아름답지 않군요


거울이 나를 살찌우고

거울이 나를 굶긴다

거울이 나를 가둔다

순간에 무용(無用)이 된 나의 눈동자


이제 내 모습을 보여줘요

한 숨, 쉬는 동안에 나는

내 형상만 그리다 갈 것

사람은 죽어야 제 모습 하나 보는 것일까 


거울을 본다는 게 어쩌면

거울에게 내 목소리의 방향을 묻는 것이라

미안해진다


눈동자로 봤을 뿐

눈동자는 본 적 없는 나의 창(窓).

tmdghk49
tmdghk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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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나는 밤의 미노타우로스가 되어 미궁으로 입장한다   얼굴이 없는 어둠, 세상은 단절된 빛을 조금씩 뿜어내고 있고 나는 그 쪽으로 다가가려 더듬거리지만 내 앞을 가로 막는 벽이 자꾸 늘어난다   미궁의 어디를 가도 나 아닌 누군가를 위해 바깥으로 이어진 줄이 있고 이 미궁을 빠져나가기 위하여 나는 매일 줄을 잡아 당긴다 큰 소리를 내면 어둠이 깨어난다, 으르렁대는 이 어둠이   바깥의 누군가는 왜 이 미궁의 불을 꺼놓았나   밥그릇 박박 긁는 소리 들린다 익숙하던 그 소리가 왜 이리 낯설게 느껴지는 지 서서히 시장기를 느낀다   숨을 헐떡이며 시간이 흐르는 것을 잊고 간헐적으로 불어오는 바람은 출처를 알 수가 없다   보이지 않는 내 몸의 감촉이 문득 낯설게 다가올 때 나 아닌 누군가가 내 안에 산다는 생각, 어느 순간 나는 이 곳이 편안해지고 이 안에서 저 작은 빛의 이불을 끌어안고 서서히 가라앉을 것이다   어느 날 내 세계가 무너졌다.    

  • tmdghk49
  • 2009-11-06
카스트라토의 발성법

허승화 입을 벌리자 달구어진 목소리들이 그가 끼익거리며 쇳소리를 낸다덜덜 떨리는 팔을 꺼내어 교회 구석구석으로 같은 음을 반복하는 무언가를 자꾸 꺼내려한다 그가 내는 소리들이 공기의 균열을 풀었다 조였다하면서 터지듯이 입을 벌리자 그는 목을 감싸고 굵게 흐드러진 나사를 끊었다

  • tmdghk49
  • 2008-12-19

이미 꽃이 흐드러지고 난 뒤,이제는 꽃이 질때. 꽃은 참회의 눈물을 흘린다.꽃은, 자신의 아름다움을 뽐냈을 뿐.꽃은 참회의 눈물을 흘린다.좀더 나비와 벌에게 나누어주지 못했던 삶,꽃은 참회의 눈물을 흘린다. 이제 꽃은 슬픔을 한 방울 떨구어 냈다.한때는 흐드러지던 그슬픔은이제, 콘크리트 바닥을 나뒹구는 신세이다. 이미 꽃은 흐드러지고 난 뒤,이제는 꽃이질 그 때.

  • tmdghk49
  • 200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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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아브라삭스//읽어주시고, 댓글까지, 고맙습니다.ㅋㅋ 아이테르//제가 작가라뇨, 아직.....ㅎㅎ....고맙습니다. 손예찬//네 ㅎㅎ 고마워요 ㅎㅅㅎ

    • 2010-01-30 03:3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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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내가 죽으면..거울을 묻는 걸까요, 아니면 거울이 나를 묻는 걸까요? .. 오늘따라 거울이 달리 보이네요 +_+ 축하드립니다

    • 2010-01-29 02:52:45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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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누구나 한번쯤 하는 생각을 더욱 깊이 들어갔네요.. 저도 거울 속의 내가, 내가 아니라 그냥 이미지 뿐이라는것을 생각해본적이 있는데, 결국 님처럼 깊이 생각은 못 했네요.. 언제쯤 글쓴이같은 작가가 될지.. 막막하네요..

    • 2010-01-28 05:58:53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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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수상 축하드려요 =^=, 부러워요 ㅋㅋ

    • 2010-01-25 15:52:10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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