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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상한 여인의 저녁식사

  • 작성자 오스카르
  • 작성일 2009-02-23
  • 조회수 134

시린 날
바람의 비명소리는 비극이 아닌 희극
허공을 자르며 나뭇잎을 곧잘 흔드는
연출되지 않은 코메디 무대.

한 달째 상영되는 이 무대 위 소녀가 맡은
배역은 고상한 여인
옷 맵시는 아직 여인같지 않아 수 겹이나 꽁꽁 싸맨채로
길거리 무대에서 맡은 배역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커다란 테이블 두 개의 은촛대와 두 개의 주홍 불빛
기름진 거위고기와 애플파이 자두케이크
크림소스를 뿌린 연어구이 해산물 파스타
블루베리 드레싱샐러드
레몬차 자스민차 포도주 한 잔
번쩍이는 식기 부드러운 가죽 의자가
무대에 꼭 필요한 소도구들
소녀의 연극은 훌륭하다
관객들이 감탄의 탄성을 지를때마다
회색 입김이 하늘로 자꾸자꾸 올라가
공장굴뚝의 구름 근처에 사그라진다
시린 날

오스카르
오스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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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

 창문으로귀향하는 사람들의 걸음이 생중계된다걸음 하나에 묻은 흙은 구두코위에서 분탕질이다 그들은남쪽에 자기 무덤을 세우려 북쪽에서 옷깃을 여민다날이 기운다그 여자의 얼굴엔 분내가 풀푸리다나의 소매는 창틀에서 늙어간다 나는다리 한짝을 옮길래도 바지의 구겨짐을 염려하고그 여자는 진창길을 걸어 귀향을 한다아직도 기차표는 백 서른장이 판매중이다남쪽의 자갈길을 걸을 때는 뼈가 부서지는 소리가나던 것을 기억한다 그 여자의 분내가 코끝에 남아 매서운 것을 알고재채기를 하며 숨을 가린다 폣속이 댕긴다 그 여자처럼뱃거죽이 비쩍 말랐으면 싶다 남쪽에 내 묘자리가 있어요 저를 남쪽으로 데려가주세요 라고 그 여자가 속을 내빌때진 가래침을 연신 뱉었다 창을 닫는다넘어간 해를 잊었다그 여자의 신발이 엉망이던 것을 생각하며 지천에 깔린 노을에거리가 따듯해지는 것을 느끼었다 소매가 검게 좀먹은 것을 미처 모르었다

  • 오스카르
  • 2009-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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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스카르
  • 2009-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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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스카르
  • 2009-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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