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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젖은
  • 작성일 2008-12-05
  • 조회수 85



개미는 광활한 마룻바닥을 걸었다
나는 가만히 누워 바라보다
눈을 마주쳤고
작은 산맥이 되어버렸다
곧장 다가온 개미를 바람으로
후- 하고 쫓아낸다
미련없이 뒤돌아 총총걸음으로
사라지는 걸 지켜보았다
그리고는 시선을 돌렸다
이 산 위에 올라와 있는 것들,
정상을 덮은 먼지
아주 먼 데서 온 노랑머리 햇빛
끄트머리에는 검게 썩은 갈대밭이 축 늘어져 있다
이내 시선을 돌린다
참으로 풀 한 포기 없는 산이었다

젖은
젖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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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젖은
  • 2008-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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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젖은
  • 2008-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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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젖은
  • 2008-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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