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 작성자 젖은
- 작성일 2008-12-05
- 좋아요 0
- 댓글수 0
- 조회수 85
산 개미는 광활한 마룻바닥을 걸었다 나는 가만히 누워 바라보다 눈을 마주쳤고 작은 산맥이 되어버렸다 곧장 다가온 개미를 바람으로 후- 하고 쫓아낸다 미련없이 뒤돌아 총총걸음으로 사라지는 걸 지켜보았다 그리고는 시선을 돌렸다 이 산 위에 올라와 있는 것들, 정상을 덮은 먼지 아주 먼 데서 온 노랑머리 햇빛 끄트머리에는 검게 썩은 갈대밭이 축 늘어져 있다 이내 시선을 돌린다 참으로 풀 한 포기 없는 산이었다 |
추천 콘텐츠
두 팔 활짝 벌리고목덜미에 갈고리 끼여 두 팔활짝 벌리고자동차 한 대 끌려간다비에 씻기지 않는 먼지뒤집어쓴 채 마른 바닥에배 지지고 누운 모습골목 담벼락에 기대어 놓고쉴 새 없이 바퀴를 놀린다방지턱에 덜컹솟구치기도 하고날카로운 역풍 온몸에주섬주섬 걸치며대로변에 나와 배 밑으로 한껏길을 우겨넣는다닳아빠진 타이어 홈 사이사이로 빠져나가는 길의 실타래끊어지지 않는다
- 젖은
- 2008-12-17
일요일 오후 물 조절에 실패했는지반쯤 드러난 면 덩어리가 섬처럼 떠있다풀릴 듯 묶여 있는점점 불어터지는섬해질녘이더라부글, 끓는 생에 간을 맞추는노을은 가루져 저물고심해까지 퍼져 나가고,식은 김 희게 피는 섬언제나 해질녘이더라뚜껑을 덮으면 밤이 되겠다 싶어해처럼 봉긋 솟은 노른자넣을까 말까 고민하던일요일 오후
- 젖은
- 2008-12-17
새하얀 한없이 하얀알 밴 장딴지 같은 무를 가져오시더니 깍두기 담그신단다부엌 한켠에 쪼그려 앉아주름 주욱주욱 간 도마 꺼내어 놓고 뭉툭한 손날을 움직이신다두어 조각 네댓 조각도마와 칼이 새의 부리모양으로삼키지 않고 연신 뱉어낸다목구멍을 지나 발끝부터 쌓여가며땅속 서늘한 곳에 있던 무내 속을 얼얼하게 헝클어 놓는다대야 속 허공이 조각무 끝에 깎이고 있다그래도 틈새는 있기 마련이라고 속을 헤집다가무 한 조각 조각마다 흘러나오는허공의 결정結晶을한없이 바라본다머릿속이 얼얼한 게 눈가에 침이 고이는 것이새하얀한없이 하얀 무맛인가 보다
- 젖은
- 2008-12-15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선택하신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