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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

  • 작성자 어느날문득
  • 작성일 2008-07-25
  • 조회수 452

유서

 

빗방울이 떨어진다

저 먼 우주에서 생을 마감하는 유성처럼

그렇게 저 먼 하늘로부터 하나 둘 씩 떨어진다

나는 조그만 웅덩이에 다른 이들처럼 묻히지 않으리

바닥보다 더 아래, 그 아래로 흘러 들어갈 수 있었으면 한다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다른 이들과 함께 하고 싶지는 않다)

어렸을 적 바랐지만 이루지 못했던,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는 보헤미안의 삶은

한낱 빗방울이 될 지 언정 포기하고 싶진 않다

내일이면 그 순결한 몸 녹아

제자리로 돌아가고야 마는 그들처럼,

그렇게 되고 싶지는 않기에 난 그저 흐르고 싶다

멈출 것 같지 않던 비의 장송곡이 멈추고 나면

제 몸이 녹아 사라지기만을

기다리는 이들을 위해

내 한 몸 베어내 조그만 눈물이나마

흘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흘린 눈물 내 몸만큼 되어 내 몸 사라지게 되면

내 하찮은 영혼 그들에게로 날아가리라

어느날문득
어느날문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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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싶어요

울고 싶어요 하늘은 아침과는 다르게 깜깜하게 변해버렸어요 이곳은 꼭 고래의 뱃속 같기도 해요 언젠가 그림책에서 본 고래는 등에서 물을 뽑아냈어요 아니요 그건 물속에선 눈물 흘리지 못하는 고래가 울 수 있는 방법이었어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우는 모습을 보일 수 없던 고래만의 우는 방법이었어요 힘들게 살아가던 고래는 바쁜 와중에 물위로 올라가지 못했고 고래는 점점 우는 법을 잊어버리고 말았어요 귀걸이를 하지 않으면 뚫은 구멍이 막혀버리듯이 고래의 등에 뚫린 울음구멍도 조금씩 닫혀갔어요 눈물 흘리지 못하는 고래는 이제 몸 속으로 울 수 밖에 없었어요 난 지금 고래의 몸 속에 있어요 깜깜한 고래 뱃속에선 고래가 쉴새 없이 울어댔어요 고래의 눈물을 맞으며 내 눈에서도 눈물이 흘러내렸어요   ................................................... 그냥 초등학생처럼 써보고싶었어요 아 졸려 버스에서 잠깐 쓴거라 이상하군요

  • 어느날문득
  • 2008-09-02

틱 딸깍딸깍 스위치를 껐다 켜요 친구들은 나보고 괴물 같다고 해요 집에서는 엄마가 날 주의 깊게 관찰해요 엄마 앞에선 스위치를 항상 켜 놓아야 해요 엄마 앞에서 불장난을 계속하다간 날 새하얀 옷을 입은 의사에게 날 데리고 갈지도 몰라요 그는 정신과 의사와 수의사 자격증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야 할 거에요 괴물도 엄밀히 말하면 동물에 속 할 테니까요 집을 나서면 스위치는 내 말을 듣지 않아요 이때부터는 다른 사람들만 스위치를 누를 수 있게 변해버리는데 스위치는 손으로 누르지 않아요 이 최첨단 스위치는 눈으로 노려보기만 하면 알아서 켜지고 꺼지고를 반복해요 언젠가부터 스위치는 온몸을 잠식해 갔어요 눈에 있던 스위치는 언젠가 티비에서 본 암 덩어리처럼 빠르게 퍼져갔어요 아직 발병원인과 치료법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어요 스위치가 하나 둘 씩 늘어갈수록 두려움은 커져만 가요 정말로 괴물이 되어 가는 것만 같아요 언젠가 스위치가 내 몸 구석구석 은밀한 부분까지 뒤덮어버리고 나면 난 정말로 괴물이 되고 말 거에요 그러면 스위치로 뒤덮인 내 몸을 보면서 모든 사람들은 눈을 부라리고 내 몸 스위치 하나하나를 훑으면서 하나 하나 불을 켜 갈 거에요 수 백 개 혹은 수 천 개의 스위치들이 모두 켜지면 나는 두려움에 부들부들 떨고 저 하늘 아래로 먼지처럼 흩어질 거에요 

  • 어느날문득
  • 2008-08-28
선풍기

선풍기 태초에 빅뱅이 일어날 적에 우주 저 멀리에 또 하나의 세계가 만들어졌어 그 곳은 네 개의 행성만이 존재하는 그런 세계였어 각각의 행성들은 조그맣고 동그란 하나의 행성에 연결되어 있었어 행성들은 하루에 삼만 육천오백 번이 훨씬 넘도록 공전했어 공전이 멈추고 나면 네 개의 똑같은 쌍둥이 행성들은 텅 빈 새장 속에 있는 앵무새처럼 관찰되었어 그렇게나 쉴새 없이 도는데 행성의 몸에는 희뿌연 먼지가 가득했어 그 곳은 산소가 없어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구나 생각했어 산소가 없는 행성으로는 아무도 오지 못했어 그래서 그것들은 더 빨리 더 많이 공전했어 삼만 육천오백 번이 넘게 공전 하는 동안 산소가 만들어졌어 세계의 중심에서부터 산소는 세계 밖으로 퍼져갔어 여덟 개의 다리를 가진 외계생물이 산소냄새를 맡고 세계 안으로 들어갔을 때 그 외계생물은 블랙홀에 들어간 것처럼 느리게 사망했어 한 생명의 죽음은 무시한 채 이 세계는 공전을 계속 했어 외계생물을 끌어들이는 파리지옥 같은 이 세계를 나는 선풍기라고 불렀어   .......................................................... 덥다덥다 아무생각없어 방학인데 9시까지 자습이라네 휴...........................;;

  • 어느날문득
  • 2008-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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