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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

  • 작성자 비비정상인
  • 작성일 2008-06-08
  • 조회수 135

기름진, 풍요로운 땅에서 태어났다.

땅의 온기에 맞닿아 절대 사라질 것 같지 않은 따스함과 함께 그것은 자라났다.

바람이 불면 바람에 몸을 실었고

비가 내리면 비를 품었다.

그것은 자랐고

태초의 땅에서 멀어졌다.

따스함도, 부드러움도 멀어져가고

딱딱하고 경직된, 언제라도 꺾일 것 같은 몸이었다.

그것은 메마르고 있었다.

-다시 한 번만…돌아갈 수 있다면…-

그것은 종이에 적어 내렸는지, 중얼거림이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단지 힘을 놔 땅에서 먼 땅으로 떨어졌을 뿐이다.

비비정상인
비비정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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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비정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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