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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 작성자 비비정상인
  • 작성일 2007-12-30
  • 조회수 153

시든 꽃들의 정원, 겨울

그 차가운 꽃들은 태초의 땅에 사랑을 주지 않는다

바람의 길로, 살며시 날아올라 땅과 이별하고

바람이 입맞추는 곳에 조용히 내려앉아

또다시 마른 꽃을 피운다

비비정상인
비비정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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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사람

노량진에 있는 학원에 갔는데, 육교 위에 거지를 보았다.엎드린 채 손만 내밀고 있어서 잘은 모르겠지만, 노파였던 것 같다.한쪽 신발은 벗어 손 앞쪽에 놓아두었다. 아마 그곳에 돈을 넣어 달라는 것일 테다.신발 주위에는 동전이 몇 개 떨어져 있었다.미동조차 없는 그 모습이 콘크리트로 된 육교의 부속품이 아닐까 싶었다.4시간 후 학원이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 그것은 그대로 있었다.신발과 동전 몇 개를 앞에 놓아두고 배고픈 손바닥을 놓은 채 이마를 공손히 손목에 붙이고 엎드린 채,그것은 그대로 있었다.하지만, 그 순간 그것의 벌거벗은 발이 덜 덜 떨며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그녀는 살아있었던 것이다.

  • 비비정상인
  • 2009-01-05
머리카락

기름진, 풍요로운 땅에서 태어났다.땅의 온기에 맞닿아 절대 사라질 것 같지 않은 따스함과 함께 그것은 자라났다.바람이 불면 바람에 몸을 실었고비가 내리면 비를 품었다.그것은 자랐고태초의 땅에서 멀어졌다.따스함도, 부드러움도 멀어져가고딱딱하고 경직된, 언제라도 꺾일 것 같은 몸이었다.그것은 메마르고 있었다.-다시 한 번만…돌아갈 수 있다면…-그것은 종이에 적어 내렸는지, 중얼거림이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단지 힘을 놔 땅에서 먼 땅으로 떨어졌을 뿐이다.

  • 비비정상인
  • 2008-06-08
나의 어머니와 닮은 발

나의 어머니와 나의 발은 서로 닮았다.내가 신경 쓰지 않는 곳에서 나를 물끄러미 바라본다.높은 구두를 신어도진한 색의 매니큐어를 발라도단지 조용하게 나를 본다.나를 서 있을 수 있게, 그의 몸에 상처를 내며나와 호흡할 수 있는 가장 괴로운 곳에서,나의 가장 먼 곳에서,나를 바라본다.

  • 비비정상인
  • 2007-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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