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대화
- 작성자 절박한참치
- 작성일 2007-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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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수 4
- 조회수 86
1.
주파수가 맞지 않아 가냘프게 지직거리는 소리가 보인다.
까마득한 건물이 너무 많다
안테나가 닿기엔 턱없이 멀고
청취율도 한없이 떨어져 가고-
이미 바닥을 기고 있지만.
2.
마지막 방송이 언제가 될지는 아무도 몰랐다
아니 그들은 꽤 오랫동안 전파를 보낼 것이다
우리가 모르는 것은 우리가 받을 수 있는 마지막 전파가 언제 오느냐는 것이다
아니 우리가 모르는 것은 마지막 마천루가 언제 생기냐는 것이다
언제 하늘이 막혀버리냐는 것이다
아니 마지막 청취자가 누구냐는 것이다
3.
오늘도 고개를 들어 오랫동안 보았으나
주파수는 아직도 맞지 않았고
별들은 희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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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이네, 하지만 선물이 그렇게 좋은 것만은 아니야, 그 선물로 인해 모든 것이 달라진다면 아무것도 부탁하지 않았다면 지구는 둥글고 하늘은 까맣지, 부족한 것 아무것도 없었을 텐데 굳이 작은 자리를 하나 더 만들고 서류 하나를 더 만들고 숟가락 하나를 더 만들고 교과서 한 권을 더 만들고 교복 한 벌을 더 만들고 의자를 하나 더 만들었을까, 세계화는 계속 진행될거고 경쟁력은 점점 중요해질거고 90년만 지나면 겨울이 없어질 건데 학교에선 자꾸 시험을 보고 꼭 성공해야 하고 돈을 많이 벌어야 하고 그럴려면 결국 숫자, 숫자들이지만 수능 하루 전날이 친구 생일이라 선물도 사야 하고 선물이라, 선물을 버리고만 싶어, 그런데 그 선물이 뭘까, 나야, 나야, 나야!
- 절박한참치
- 2007-09-12
벌들은 더 이상 날지 않는다기어서볕에 몸을 뉘인다네 뒤에 떨구어진고단한 다리 매미는 더 이상 울지 않는다눈감고그림자에 몸을 뉘인다노래할 수 없는네 날개 빛나는 계절은 끝났다모두들 마음 한 구석을 뉘어두고슬픈 유물이 되어먼 길을 떠난다
- 절박한참치
- 2007-09-12
그는 부품처럼 버스에 들어 있다무심히 떨어지는 동전이나 스쳐 보고호통같은 벨소리를 들으면문이나 열어줄 뿐이다 가끔씩 유리창에는 물기가 맺혀흰 손수건으로 말없이 닦아내야 하는 것이다
- 절박한참치
- 2007-03-29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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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잘 읽었습니다.
얼라님/ 감사합니다 +ㄴ+)> 어느날문득님/ 사실은 청취율에 관한 시에요 ㅋㅋㅋㅋㅋ
라디오에 관한건가?? 마천루??
멋있습니다! '주파수가 맞지 않아 가냘프게 지직거리는 소리가 보인다.' 할 말이 따로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