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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tmdghk49
  • 작성일 2007-01-23
  • 조회수 375

이미 꽃이 흐드러지고 난 뒤,

이제는 꽃이 질때.

 

꽃은 참회의 눈물을 흘린다.

꽃은, 자신의 아름다움을 뽐냈을 뿐.

꽃은 참회의 눈물을 흘린다.

좀더 나비와 벌에게 나누어주지 못했던 삶,

꽃은 참회의 눈물을 흘린다.

 

이제 꽃은 슬픔을 한 방울 떨구어 냈다.

한때는 흐드러지던 그슬픔은

이제, 콘크리트 바닥을 나뒹구는 신세이다.

 

이미 꽃은 흐드러지고 난 뒤,

이제는 꽃이질 그 때.

tmdghk49
tmdghk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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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mdghk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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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mdghk49
  • 2009-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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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mdghk49
  • 2008-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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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잘 읽었습니다

    • 2007-01-24 01:40:28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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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3행에 콘크리트 바닥을 나뒹구는 신세다가 앞 뒤 설명이 없어 이해하기 힘드네요. 그리고 3연 2행의 그슬픔은 에서 그슬픔은이 아니라 그 슬픔은이 문법적으로 바른 것이 아닐런지... 꽃이라는 흔한 객체에서 나비와 벌에게 더 해 주지 못한 것을 관찰할 줄 아는 힘이 정말 놀랍습니다. 조금 부럽기도 하구요.

    • 2007-01-24 01:16:48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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