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 작성자 EsTEL
- 작성일 2006-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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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수 2
- 조회수 218
거미들은 자작나무들 사이에서
산속 깊은 곳에서
어둡고 축축하고 끈적한 곳에서
수없는 무언가를 잣는데
그냥 그 마음만이 애달파
풀들이 걷힌 붉은 땅에서만
찬 흙을 움켜쥐고 맘대로, 맘대로
꾸르륵거리는 늪가로
히죽이는 웃음만
음.. 오랜만에 쓰는 것 같네요^^
그동안 시간이 나지 않아서 잘 들어오지 못했는데..
고향으로 돌아온 느낌이랄까요, 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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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있다.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인간의 모습으로두 발을 딛고 서 있다. 깨진 발톱 위로 태양의 그림자가푸르게 돋아날 때까지아가리를 벌린 짐승을 바라보았다. 사람이 그에게 달려들었다.시뻘건 아가리에 소용돌이치는 검은 군침에핏덩이가 되도록 대항했다. 그러나 결국 사람은 떨어졌다.그 사납고 막강한 짐승의 입 안으로 빨려들어가마지막 뼉다구 하나까지 씹혀 가루가 되었다. 그를 멀리서, 아주 멀리서 지켜보던어린아이가 제 엄마에게 달려가 투정하듯 물었다.희디흰 알몸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고는. 엄마, 엄마도 저어기 꽃 떨어지는 거 봤어?
- EsTEL
- 2006-11-16
나그네가 걸어간다평생토록 걸어도 도착하지 못할 그의 고향 보랏빛 바다를 향해나그네가 걷는다 헐어진 나막신 앞에 난 길발에 쥐가 날 즈음모랫바람 휘몰아쳐 황량한 길검붉은 버선은 침묵으로 좇는다 다시는 그림자를 돌아볼 수 없는 길그 깊은 망각의 늪을 힘겹게수목과 산맥을 돌아가는 굽은 길노래할 힘도 사라질 때에 계곡 따라 골짜기로 들어서는 길목 한 번 허겁지겁 축이고벗 하나 없이 외로이나그네는 걷는다, 나그네는 걷는다 그의 이전에 누군가 한 번쯤 걸었을 길을무릎이 까지고 손톱이 빠져도 그의 숨이 다할 때까지 걸어야만 할그 먼 먼 길을 그 머나먼 길을 나그네가 걷는다나그네가 걸어간다. ======================== 대략 8개월만의 귀환이로군요;ㅁ; 저를 기억할 분이 계시려나..(놀라운 기억력 ㄷㄷㄷ) 초심자의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려 합니다. 잘 부탁드려요^_^
- EsTEL
- 2006-11-14
아, 존재여!그대는새벽이 작열하는 태양을 불러오던 시절을신화는 역사가 되고진리는 우주가 되던 시대를기억하는가?자작나무가 미풍에 취해 달을 휘어잡고 노래하던 새 음조와아침이 지나면 어김없이 밤이 오던 때를노을에 아득한 지평선이 거칠고 환하게 타오르던 시간을영화를 누린 왕조의 사원 깊숙한 지하에서 숨쉬던위대한 신들과 눈이 멀어버리고 말 그 광채를찬양하는가?보라, 영원한 불과 같은 장대한 시간을 넘어슬픔과 광기와 공포와 침묵과 비밀을 지키는 영광을 보라!그대가 하늘 아래 얼마나 작은 목숨인지바위에서 기어다니며 구걸하는 벌레보다강건한 말굽에 밟혀 부스러진 나뭇잎 한 조각보다 나을 것이 없는 생명인 것을단 하나의 섬세한 흔적으로 깨닫게 하지 않는가? 아, 숨을 가진 자여,가라! 옛 선조들이 태어나서 한평생을 거닐고 싸우며마침내는 죽어가던 황량한 들판으로!만일 그대가 홀로 남겨진 전설을 따라가앞선 자들이 남긴 표식을 발견한다면고귀한 음악 속으로 사라져 간 이들의 증표만은오로지 은밀하고 위험한 어둠에서 영원불멸한 광명을 주리니별이 그보다 더욱 찬란한 별을 잉태하듯이 해주리라! 요즘은 별로 들어오지 않아서 글틴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영;;-_- 이 시(라고 하기에는 문제가 다소 있지만)는 제가 5학년 때 썼다고 기억을 하는데.. 음.. 저는 옛날예찬론자랍니다;ㅁ; 언제나처럼 따끔한 일침[너무 따끔하면 안되구요^^;] 부탁드립니다..
- EsTEL
- 2006-02-01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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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완성되지 않은 느낌입니다. 시상을 더 이어가 보는 것이 어떨까요? 거미, 붉은 땅, 늪.. 이런 소재들을 실감나게 소화하기는 쉽지 않겠군요..
분위기가좋네요~ ㅋㅋ 잘읽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