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
- 작성자 김긍
- 작성일 2005-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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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수 698
그해 봄 운동장 평균대 밑에서
나랑 형은 모래를 씹어먹었다
사막이 되고 싶었다, 끝 간데 모르고
피어오르는 아지랑이가 되고 싶었다
그날 형이 목구멍으로 넘긴 모래는
식도를 가른 후 내장을 휘저었다
잇닿아 있는 것을 모두
사막으로 만드는
노란 모래는
칼날이고 유령이었다
위장까지 갈 것도 없이
형은 편도선을 잘라냈다
가래가 피와 섞여 탁했다
사막이 되기엔 약한 인간
몸속에 칼을 품으려면
끊임없이 헐어내야 했다
상처와 고통을 빌미로
건조한 깃대를 세우려던 계획은
피지도 못하고 졌다
아무도 몰랐다
모래가 무엇을 가로지르는지
가로지르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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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가고파요 김근 시인 보고싶어요 팬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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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역시 만만찮은 시작 훈련을 한 친구인듯, 4행까지 초반부가 퍽 멋지군요. 후반부 내려오면서는 좀 어지러워졌어요. 모래가 무엇을 가로지르는지? 가로지른다는 말이 무엇인지?
하하...;;가고는 싶으나..실력이 모자라 안된다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