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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크리스마스

  • 작성자 Or네모네
  • 작성일 2005-12-25
  • 조회수 130

 

 

하얀 눈이 쌓인 거리

세상의 모든색을 모아둔 듯한 성탄빛 거리

휭휭 바람소리에도 굴하지 않는

연인들의 대화 소리

들 말한다. "메리 크리스마스."

 

 

따뜻한 식탁 위에 향긋한 저녁 만찬

거실 가운데 세워진 작은 모조트리는 반짝반짝 빛나고

오순도순 대화를 나누며 선물을 교환하는 가족

들 말한다. "메리 크리스마스."

 

 

따듯하고 아름다운 날 크리스마스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추위에 어제 저녁 꾀멘 누덕진 옷을 당겨입고

쭈글쭈글한 손, 유리조각도 이젠 무섭지 않은 손으로

상자를 들어올려 리어카에 실어 올린다.

리어카 굴러가는 소리 "메리 크리스마스."

 

 

추위에 취해

술에 취해

삶의 무게에 취해

조금이라도 더 따듯한 곳을 찾아 누더기 외투하나 걸치고

지하도와 지하철을 방황하는 사람들의 술병 여는 소리

"메리 크리스마스."

 

 

예수님이 탄생했다는 역사의 반을 가로지르는 날

사람들이 기쁘다고 노래하는 바로 그 날

해가 세상을 비추어도 눈이 녺지않는 음지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소리.

유난히 추워하는 자선냄비가

부르르 떠는 소리.

그런것 하나 모른채 샴페인 터뜨리는 사람들이 크게 외치는 소리.

들 말한다. "메리 크리스마스."

 

 

Or네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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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r네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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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r네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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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r네모네
  • 2007-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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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안녕하세요 낭만소년님~ 메리 크리스마스요~!

    • 2005-12-25 02:41:22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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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둘째연 따듯한 -> 따뜻한 크리스마스 새벽에 따뜻한 시 한편... 키야~! ^^

    • 2005-12-25 02:38:39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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