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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내기

  • 작성자 데카당
  • 작성일 2024-07-02
  • 조회수 133

어떤 단상이 떠오르다 사라진다, 망치가 날아든다

망치도 그냥 망치가 아니라 온갖 망치들이 날아든다

단상 위에 오르려 했던 나를 내리찍는 망치,

자리에 앉은 내 무릎에서 노려보던 망치,

모내기에 만난 망치, 그러니까,

당근같은 말뚝을 박던 시뻘건 망치,

그 말뚝이 뚜벅뚜벅 걸어와 머리 위에 앉았나보다

말뚝이라면, 뚜,    벅,    뚜,     벅,의 박자로 왔겠지

변박을 제시하는 망치들의 걸음걸이도 뒤따랐겠지

뚜,벅뚜,    벅, 뚜벅뚜

머리에 앉은 말뚝에게 반갑게 인사하고,

피가 자라난 논에서 물을 빼는게 어떠냐고 묻고,

자리를 잡지 못하는 말뚝을 들어서 봉긋 솟은 곳에 둔다

구릉에 묶인 구름같이 고요한 말뚝, 잠이 와 눈을 감는다

어떤 단상이 떠오른다, 망치가 걸어오는 단상

걸어온 망치가 단상 앞에 멈춘다

망치를 그려나가던 구릉에 망치가 오른다

올라온 망치가, 망치가... 단상이 흩어진다

흐릿해진 단상과 평탄화된 구릉,

말뚝이 가운데 박혔고, 검붉은 것들이 날려서,

사진을 찍었다면 당근과 눕혀놓은 망치 하나일 텐데

어떤 단상도 떠오르지 않아서 카메라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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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는 날아간다

매실나무에 참새가 열렸다 매화에 묻혀서 매실로 익어간다 고양이가 꽃을 바라본다 흰 꽃도 좋지만 붉은 계통이 더 좋댄다 펜촉을 들고 나무에 다가간다 매실에 꽂아 잉크를 채운다 잘 익은 적매실에서 붉은 잉크를 채운다 매화에 연지를 푹푹 찔러준다 파리가 날아와 하얀 연지를 발라준다 연지가 계속 커지다 날아가고 고양이는 우물대며 나무에서 내려간다 나무는 사라진 매실에 슬픈지 분한지 빨간 매화를 피워낸다 매실을 가리기 위해서 가려진 매실들은 고양이 따위 잊은 채 길 건너 논에서 노는 왜가리의 눈이나 바라본다 그리고 고양이가 나무를 오르락내리락 왜가리는 고개를 까닥거리고 벼 사이를 뒤지고 고개를 박고 나무는 또 매화를 피워낸다 새빨간 매화를, 하얀 연지로 마감된 흰 매화를 왜가리가 물어간 이파리들도 파리가 알을 까고 날아가고 고양이는 우물우물, 펜을 슥슥 닦는다

  • 데카당
  • 2024-07-07
방이 꽉 차다

우웨엑, 웨엑, 물 쏟는 소리 웨엑, 물 쏟는 소리, ...... 나무문을 부드럽게 열고 들어온다 게워내는 말들, 소리가 계속 들어온다 음악을 튼다, 꽤 크게 틀었다 들린다, 문을 열었다, 쏟아 들어온다 어떻게, 어떻게, 정말 문이 열린다 ㅡ뭐 하고 있나, 뭐이리 조용해? 모두가 방에 들어오다, 아무도 나가지 않다 미어터지는 방, 멍해지다, 말이 떠오르지 않다 놀랐다, 음악 소리를 키운다, 소리가 들어온다 삼중주의 화음이 해소되지 않아서 실증주의 회의가 늙어버려서 걸어나가고 싶어진다, 나가면 말을 해야지 꾸익, 꾸익, 꾸이익, 꾸이이익 게ㅡ게ㅡ게ㅡ게ㅡ 빠라밤, 빠라밤, 뿌우우 다시 들어온다 웨에엑, 우웩, 어색한 사투리가 들어온다 에탄올이 문을 찢고 들어온다 꾸익! 꾸익! 게ㅡ게ㅡ게ㅡ 다시 문이 열리다, 누군가 말을 하다 ㅡ어이, 왜이리 조용해~~ 반투과성 막의 성능이 탁월해서, 나는 토가 나오질 않아서, 아무 소리도 나가지 않다

  • 데카당
  • 2024-07-06
동방현자

안녕, 나는 번제로 불탈 번왕이야 천자놈이 꿈결에 애비를 봤다네? 지 애비는 하늘이면서, 천자 애비의 지배자는 사탄인 거잖니? 상소를 올렸지, 비답을 받았지 ㅡ호산나, 호산나, 호산나, 호산나! 뭐랄까, 참 개신교적이다, 그렇지? 아, 아들이 사제왕 요한이구나, 그런데도 위패는 모시고 말이야, 조상이 성령인가? 상소를 올렸지, 사사받았어, 마셨지 감초 맛이 나더라, 들척지근한 그거, 정말 싫었지 다시 상소를 쓰러 갔는데 글쎄, 천사를 봤어 지방에 불이 붙어서 날리고 있더라고 자기 날개에 묶인 천사라니, 별꼴이야 위패는 헉헉대며 착상할 자궁을 찾고 있고 역겨웠지, 이게 신약이 아니라 구약이구나, 싶었어 맞아, 갑자기 암곰이 뛰쳐나왔어 어디서 모래가 날리더라, 애비가 마신거지 모래만 보면 발광을 하신다니까, 옛날 버릇 못 버린거지, 에휴 미친새끼, 신전 무너진게 언젠데 번제니, 번제는 시간 됐네, 나는 가지만, 번제의 끝은 난교라는거 잊지 마 날뛰고, 나를 찢어먹고, 날뛰고, 배를 갈라 나는 버릴거 없는 몸이니까 내장 빼지 말고 먹어 저기 천자가 보이네, 그런데 인자는 어디 간걸까, 그 곰은 어디에, 나는 대머리가 아니라 지켜주지 않는걸까 잊지 마, 두피는 매끈하게, 소소익선 번제 후에는 난교, 다다익선

  • 데카당
  • 2024-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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