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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데카당
  • 작성일 2024-07-01
  • 조회수 57

데릭 앤 더 도미노스의 레일라를 듣는다. 으, 너무 유명한 건 싫은데. 하지만 내가 들으려고 하는 부분은 슬라이드 기타 솔로인걸, 남들은 리프를 좋아하거나 어쿠스틱 편곡을 듣는다. 기껏 솔로 잘 뽑아놔도 듣지 않는 건 부정타는 짓이다. 재미없는 사람들. 재미없는 사람들의 재미없는 취향이 음악시장을 더럽힌다... 그래, 음악인은 돈도 못 벌고 마약, 알코올 중독으로 요절해야 하는 것이다. 믹 재거를 저주하며, 디오를 추억하며, 브라이언 존스는, 누구세요? 어서 시체가 되어야 더 열광하며 듣지 않겠는가, 그렇다기에는 이엘피보다 킹 크림슨이 좋긴 하지만.

플리의 다음 곡은 이생강류 대금산조. 어떤 친구는 국악을 배우는 내가 메탈을 듣는게 신기하댔다. 메탈보다 락을 더 듣는데. 그 친구가 듣는 음악들은 크립, 좋은 밤 좋은 꿈... 재미없는 친구. 재미없는 사람이니까 재미없는 친구들이겠지. 나는 왜이리 재미없게 살아왔나? 인생 길다지만, 누가 졸업하고 친구를 만든다고. 대금산조인 이유는 국악기들에 하나씩은 붙은 하자가 그나마 적다는 것. 가야금, 거문고는 음량이 작고, 피리, 단소는 음역대가 절망적으로 좁다. 해금, 아쟁은... 이어폰으로 듣기에는 너무 째진다. 태평소도 마찬가지. 이런 악기들로 몇백년을 버텼다니, 조선, 꽤나 대단할지도? 대금은, 저 단점들을 골고루 갖는다. 애매한 음량, 애매한 음역대, 이게 독주악기라니, 유교 문화권의 고매하신 양반님네들은 무슨 재미로 음악을 들었나. 산조가 없을 적에는 더더욱, 청성곡 수제천, 그 외 비스무리. 아, 미안합니다, 국악 전공자들, 나는 전공생이 아닌지라. 재미없는 귀를 가졌기에 해금의 멋을 모르고, 거문고의 풍류를 모른다. 양반들도 몰랐을걸? 풍류는 기생에서 나오지 거문고에서 나오지 않았을 테니까. 기만자들, 돈 많고 세금 안 내니까 그러는 거다.

산조를 소개할 때는 참 낯간지럽다. 산조 들어볼래? 마음속으로는 거절을 바라면서. 그렇다, 가 나오면 우선 놀란다. 정말? 그리고 어떻게 해야 짧게 말할지 고민, 물론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뭐뭐뭐류 대금산조 중 무슨 장단, 으, 길어, 이걸 발음해야 한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괴롭다. 하긴, 나는 비대면으로만 소통하는 사람인걸, 대면시에는 헛소리와 욕밖에는 할 수 있는 말이 없다. 좁은 어휘에서도, 좁은 욕의 스펙트럼. 지람, 염병, 또, 뭐였지. 하여튼, 바라는 것이 있다면 나와 소통하고 싶은 사람도 나처럼, 전기가 연결돼야 말을 할 수 있기를. 상대적 박탈감 따위 느끼고 싶지 않으니까. 혀가 꼬이는 기분을 느끼는 꼴을 직접 보고 싶지도 않다. 꼴사나워, 이런 꼴은 나 하나만 있어도 역치다. 역치마다 토를 한다면 사흘만에 탈수로 죽겠지, 아, 부럽다, 그런 가능세계의 나, 그런 감수성의 나, 그런 예민함의 나.

상대적 박탈감, 어감이 참 좋다. 비교를 기반으로, 나같은 사람의 비교를 기반으로, 다져진 사람들의 패배감, 싸운 적도 없으면서, 으, 다시 보니 별 같잖은 말이나 만들어 냈다. 언더독이 되고 싶은 개새끼, 그저 자라서 보신탕이나 될, 그런 개들이 특별해지기를 바라며 짜낸 배설물, 전봇대에 뿌려져 애먼 사람이 단속되고. 길 가는 사람마다 복부를 걷어찬다. 헛소리나, 하는, 개새끼, 리듬에 맞춰서, 꺼져, 육질도, 질긴게, 저리, 가. 아쉬운 듯 입맛을 다시며 떠나는 사람들. 좀 더 살집이 있었으면, 좀 덜 늙었으면, 두들겨서 끓이는 건데.

무슨 음악 들어? 라고 묻는 사람을 기다리며, 그러니까, 절대 나타나지 않을 사람을 기다리며, 다시 말하자면, 강생을 기다리는 노예들처럼, 음악을 계속해서 듣는다, 내 방 안에서. 정말 강생한다면 내 방문으로 드나드는 것쯤 못하겠어? 그리고 내가 듣는 모든 음악을 알고 있겠지, 아니, 몇개쯤 모른다고 해도 괜찮아, 사막 잡신, 그저, 아테나의 열화된 패러디니까, 나도 마찬가지로, 나라는 사람의 열화된 이미지들, 이미지들의 무성의한 나열, 음악을 듣는 이유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

내가 태어날 때는 킹 크림슨의 21st century schizoid man을 틀어주면 좋겠어, 으, 영어 쓰기 싫었는데, 나는, 분열된 인격이 필요하니까. 그중 하나라도 나같지 않다면, 나는 기꺼이 치료될 텐데, 나는 교양있는 21세기 소년일 테니까. 아, 티렉스의 20th century boy도 좋겠군, 가사만 조금 바꿔서, 21세기 생이니까. 아, 아빠, 왜 대금을 고르고 있던거야? 색소폰을 고르고 있을 순 없었어? 하다못해 태평소일수도 있던 거잖아? 아니면 피리라도, 왜 대금이었지? 잘 모르겠어, 피리라면 중학교때 전공 한다고 했을지도, 그리고 조금은 더 특별하게 생활하고 있었을지도. 그러면 이런 불순한 생각은 안 하고 있을텐데, 허영심에 넘쳐 자살을 탐구한다거나, 되도않는 쓰레기를 싸놓고 시라고, 소설이라고 한다거나, 더러운 숨을 불어넣고 산조라고, 정악이라고 한다거나?

내 평범한 인생이 아빠 때문이라는 건 아니고, 왜냐면 그건 부모의 공동 책임. 안간힘으로 일해 평범한 자식을 길러놓은 죄, 그 결과가 참으로 무겁소, 방에서 스스럼 없이 걸어나오는 자식으로 길러놓은 죄, 천연덕스럽게 인사할 수 있는 자식으로 길러놓은 죄, 그러고도 사회 부적응자에 가까운 자식으로 길러놓은 죄, 놔버리지 그러셨소, 사회화, 그따위 머릿속에서 지우지 그러셨소, 바쁜 와중에 왜 그런 것을 신경쓰셨소, 마치, 파리에 달린 수개미의 날개, 제대로 작동하지도 않소, 림프는 응고하지 않고 누수, 신경은 파닥이며 역방향 접합. 암브로시아는 찾을 수 없고, 어떤 천사의 축복도 받을 수 없고, 남은 건 돌덩이에 대한 기술 숭배, 사람을 모방한 돌덩이는, 출산한, 그러니까 인공적으로 아이를 생산한 것에 대한 경외심, 경외심에는 공포와 타자화가 동봉, 그래서 기피하는 효과가, 만들어진지 몇천년은 지나서야.

아, 천박한 범속성, 천박한 범재, 만들어진 범재, 따라서 만들어질 범죄들, 후회해 주시길, 나를 평범하게 만든 사회, 나를 평범하게만 보는 사회, 나를 평범한 그대로 둔 가족, 사회, 규범. 언젠가 말도로르 처럼, 희망을 죽이고, 악의 꽃을 길러내겠다. 꽃말은, 인격 분열, 정원지기의 이름은 조울. 이 이름, 사울의 패러디인가? 어떤 사울이지? 유명한 사울, 덜 유명한 사울, 됐다, 둘 다 모르니까. 이것이 교양의 천박함, 교량이 터져나갈 동안 신호를 기다릴 사람의 야만성, 뇌량으로의 왕래가 없는 뇌의 천박함, 비하는 아니고.

레일라는, 기혼 여성에게 구애하기 위해 만들어진 노래. 으하하, 70년대의 힘이다! 강력한 야만성, 마약의 천박함, 좋다고 들어주는 후손들, 클랩튼은 몇명의 후손들에게 구애를 하는가, 코카인이 얼마나 흔했으면 기혼 여성에게 대놓고 구애를 하고 배우자는 그걸 방관하는가? 코카인이 인식의 문도 열어버렸나? 다행스럽게도 클랩튼과 해리슨의 코는 무사한 상태다. 인도에서 수행중이었던 해리슨의 코뼈가 녹았다면 어떤 뉴스가 났을까? 흥분을 감추기 힘들군, 요즘의 가십따위에서는 발견하기 힘든 날것의 소식이었을 텐데, 그 전에 죽어버렸다나 뭐라나, 이건 코카인 때문, 혹은 인도 때문? 알 수 없다는 사실이 아쉬운 문제 중 하나, 또 하나는 레논 살해범 관련, 그 사람이 원래의 레논이고 죽은 레논은 자신이 레논인줄 안 정신병자 였다면? 끝이 없는 천박함, 지고한 쾌락, 존 레논이십니까? 그렇습니다... 아마도요.

드디어 깨달았다, 산조를 권유할 때 올바른 대사는, 시나위를 소개하는 것, 시나위 합주 들어볼래? 아, 짧다, 짧아, 이정도면 한두글자 정도 절어도 의미 전달이 용이하다, 신위 흡주 들어볼래? 신합주 들어볼래? 나위합주 들어볼래? 아, 모르려나. 시나위는 말이지, 이렇고 저렇고 이런데, 결론은, 산조보다 좋을거야. 뭣도 모르면 소리 큰게 좋지 뭐. 경험담이니까 확실해, 확실히 산조를 배워도 시나위를 먼저 들어본 것 같거든, 너도 시나위를 들어. 추천 앨범은 헤비메탈 시나위, 아, 그 시나위가 아니구나. 밴드 시나위는 어지간해서는 듣지 말 것, 세상에 좋은 앨범이 얼마나 많은데 굳이.

좌우파 이념에서 중심을 찾기 위해서, 이북 음악도 소개를 하자면, 퉁소 신아우 들어보는거 어때, 아니, 시나위 아니고 신아우, 곡 이름에 방언이라니 참신한걸. 아 맞아, 아빠, 대금 말고 퉁소 고르고 있지 그랬어, 대금은 전공생이 너무 많다고, 여기도 대금, 저기도 대금, 힘이 쭉 빠지는군, 퉁소 전공생은 듣도보도 못했단 말이야, 내가 퉁소를 전공하고 싶다고 했으면 들어줬을 텐데, 왜 대금을 전공하겠다고 해서, 아니 그때 들어주지 않은 이유는 진지해 보이지 않았기 때문? 진지, 진심, 아, 또, 어휘 부족, 현대인의 고질병, 평생 끌려갈 헬리오스의 전차.

또 어떤 전공생 친구는, 통일을 반대하며, 내가 있을 때까지는 안된다고, 이북 전공생들과 밥그릇 다툼하기엔 자신이 없댔더랬죠, 나는 그 밥그릇 준비할때 버린 쌀겨 주워먹는데 끼지도 못하는데. 참 배부른 소리, 너는 악기도 샀잖아, 내 대금은 플라스틱과 대충 키운 대나무, 가장 싼 것, 게다가 너는 가야금에서 거문고로 갈아탔지, 전공생용 악기는 얼마나 비쌀까, 가야금 거문고, 가야금, 거문고? 저절로 한숨, 배부른 소리다. 밥상머리 근처에 서있지도 못하는 내 꼴좀 보라고, 두려움에 떠는 청소년기의 양아, 내 꼴을 보고, 네가 받을 밥그릇도 보고, 흐뭇하게 미소짓지 않으련, 아아, 웩, 이게 상대적 박탈감이려나요, 눈물이 주르르, 내 상상 속에서, 언제 울었더라, 외할아버지 장례식? 아니, 추억도 없어서 컵라면이나 먹고 있었더랬죠, 증조할머니 장례식? 아니, 추억도 없어서 책이나 읽고 있었더랬죠, 제목은, 반항하는 인간, 대목은, 아마, 사드 후작을 설명하는 부분을 포함하여? 장례식장과 사드, 재밌네, 흐흐, 음침한 새끼, 싸이코패스냐? 집에서도 듣는 말인데 밖에서도 들어야 할까요? 밖이라고 하면, 내 망상 속, 집은 진짜랍니다, 그러니 나는 내가 특별한 줄 알았지. 부모의 장례식에서는 울 수 있을까요? 그때 운다면, 그건 슬퍼서일까? 지금에서는 잘 모르겠는 질문, 장례식에는 20th century boy를 틀면 되겠다, 부모는 모두 20세기 생이니까, 우하하.

신기한게 말이죠, 집에서는 싸이코패스든, 소시오패스든, 뭐로든 불리는데, 학교에만 가면 그냥 찐따예요, 아, 두개가 같은 집합인가, 그런 거라면 이해는 되지만, 그래도, 학교에서도 싸이코패스로 불릴 방법이 있을까요? 물음의 대상은 또다시 나, 거울 속에 있는 나, 으, 찐따냄새. 그래, 내 땀냄새가 조금 심하기는 하다. 레일라, 내 땀냄새를 가져가주오, 결말은 자살일 거 아냐? 나보다 자살이 빠르실걸, 문답의 대상은? 나, 성사의 주체와 객체는? 나, 죄를 짓지 않았는데요, 신자가 아니라서, 악마의 노래를 듣는다, 제목은 구지가.

예끼, 주술적 특성을 갖는다는 것은 주술의 효과를 내는 주체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거늘, 그게 하느님, 아니, 하나님, 아니, 너거들 애비가 아니면 무엇이리오? 가히 사특한 노래라 하여이다, 찬송가로 개사하라, 디오니소스 송가? 애비는, 죽었다면서, 그럼, 레닌마냥 박제된 상태인 것을 찬양하는 중인가요? 야, 끝나지 않는 장례식, 끊임없는 수금, 네가 뭘 알아? 몰라몰라, 내가 아는 것이라면, 사료에 나온 신앙 호소인들, 대주교는 대지주, 주교는 적당한 지주, 참 세속적, 다른 사막 종교들보다 말이지.

새아침이 밝았네, 새오늘이 밝았네, 시간의 흐름을 직접 제시, 이야, 문학성이 좋다 그죠, 누가 만든 노래일까, 나는 잘 모르겠네, 이데올로기 이데올로기 한다마는, 뭔, 무슨, 이데올로기여, 배를 가르라, 어느 누가 모양이 잡힌 이데올로기를 가졌었나, 단군? 홍익인간, 홍? 말이 좀 심하군, 어, 무슨 말을 하는건지, 새새벽이 밝았네, 우리 모두 일어나, 일 해라 이거지, 잘 살아보세, 괄호치고 내가, 대의를 위해서, 내가 잘 살면 그만, 너는 살든 말든, 애국과 대의의 문제.

각설. 뭔 놈의 병신이 이런 헛소리를 하였던가. 아마 존 레논인 듯 하여이다, 정치병, 기만자, 그 외 다수, 비틀즈 팬은 이미 늙어 죽은 듯 하여이다, 아아, 죽지 않는 매카트니와 스타를 위하여, 하루빨리 죽으시길, 팬들은 젊은 날의 링고와 폴을 기억할 텐데, 왜 굳이 살려고 하는건지 이해할 수 없다, 교과서에 실렸다는 것은, 죽어버린지 오래인 문화라는 것. 청바지와 통기타, 그리고 비틀즈, 서태지의 공통점이란 그런 것, 대중이 부재하는 대중음악, 내다버린 자식, 누구도 듣지 않는 수제천과 같다.

이어폰을 뺀다. 시나위를 듣던 중이었나 보다, 젊은 사람들의 시나위, 왜냐면 명인들의 시나위는 녹음 상태가 정말 별로여서, 장구 장단이 앰프 음량을 최대로 설정한 베이스 소리에 가깝기 때문에, 그리고 악기 소리는 가늘고 가늘고 가늘고, 죽어가는 명줄과 같이, 아, 조금 무례했나요? 히히, 재밌네. 다시 이어폰을 꼽는다, 레일라로 넘긴다, 슬라이드 기타 솔로가 나올 부분까지 듣고 넘기는 프로그램을 생각한다, 아쉽게도 나는 컴맹이라, 간단한 프로그램도 만들지 못하는데, 내가 듣는 음악들과 같이, 미래 없는 미라, 근육의 수분이 모두 빠져나가 움직일 수 없는 상태라고 할 수 있겠다. 좋아하는 음악은 아날로그, 아날로그를 샘플링한 디지털, 그 외에는, 매우, 별로? 였던가, 들어볼 생각을 못해서 그만.

그만. 헛소리는 그만, 금욕적인 생활을 하는 지미 헨드릭스 같이, 말 그대로, 말이 되지 않는 것과 같이, 이치에 딱 들어맞는 말을 원하는 사람들, 거기에 둘러쌓여 대충 끌려다니는 사람들, 그 사이 아무런 생각이 없는, 이미 죽어버렸대도 할 수 없는 사람들, 고인 모독? 할 수도 있지, 고인이 될 사람들에 대한 모독? 할 수도 있지, 명예 훼손, 우선 명예의 존재를 증명하시오, 부존재의 증명은 불가하므로, 아 참 그렇게 되면 나중에 훼손된 명예에 대한 증명은 누가, 존재하지 않을텐데, 끙, 앓는 소리를 내는 재판관, 그 주위로 감찰관, 원고로부터 온 귀한 손님들, 귀빈, 귀 위로는 텅 빈 사람들, 참 어려운 사람들, 그러니까 재미없는 사람들. 죽어버린 사람의 명예는 어떻게, 그 부분은 신경쓰지 말고, 유족들, 유족들이 모두 죽었다면, 유족의 유족, 오, 참으로 편리한 명예의 자동 귀속. 그렇다면, 자식 없이 죽어버릴 나의 명예는 누구에게로 귀속, 이 멍에는, 멍게는, 나는 해삼이 더 좋은데 말이지, 코뚜레는, 코뚜레를 벗어던지라, 만국의 소여, 단결하라! 그대들이 잃을 것은 모든 것이요, 저들이 잃을 것은 저품질의 공장형 가축 하나이니, 움직이지도 않는 발로 철책에 푸닥질 해보라, 편히 앉은 누군가는 눈물을 흘리며, 닭다리를, 응원봉을 들고 있을테니.

정말로 그만, 내 손가락, 굽은 목, 원흉은 이 쓰레기를 지어내는데 있는데, 물론 공부도 있지만, 오늘은 낱말놀이를 더 심하게 해서, 하해와 같은 권고지택을 입사와, 자판의 은택, 거북목, 이미 갖고 있다면, 뭐, 받을 은혜가 없는데, 당황하는 수령, 수노는 뒤에 숨어 히, 지가 뭘 받을 수 있으려고, 참 나같은 사람을 노비로 삼았다 싶다. 이런 장난질, 노래나 듣다가 소를 제기당한, 주체는 나, 객체는, 나, 오늘도 혼자 중얼중얼, 입은 닫은 채로, 자판을 두드릴 때 나는 소리만 조용한 교실에 틱틱틱틱틱틱틱, 아, 미안, 좀 시끄러웠나? 를 의도하고, 아, 만 산출, 미안, 미안, 미안, 머리에 들어있지 않은 단어, 나오지 않는 말들, 저기, 산조 들어볼래, 내가 부는걸로, 아니.

아.

그래.

안녕.

잘가.

나한테 왜 그래, 친해지고 싶었는데, 허공에 날린 이름이여, 부르기도 전에 날린 이름들이여, 어린 나의 좀 더 어렸던 나날 그 실패의 시간에서 떨어져 나간 이름들, 내 삶에서 유리된 이름들과는 유리벽을 두고 갈라졌다, 계면조에 들어선 산조, 슬픈, 감정. 눈부신 하늘 빛을 받아 자라는 대나무들, 흔들리며 내는 소리는 거절당한 내가 몰아쉬는 후회의 들숨, 경건하게 흔들리는 대나무와 몽롱한 머리를 경박하게 흔들거리는 나, 대나무 밭에 떠도는 이름들, 당신들은, 당신들만의 천국을 살아가겠죠, 나는 도저히 들어갈 수 없는 천국에서 당신들은 어떤 동상을 만들 것입니까, 내가 들어갈 천국을 그려넣은 당신들의 천국, 속량받은 적 없는 나는 천국의 그림 앞에서 절을 합니다, 히잡을 두르고, 햇빛을 반사하는 아랍인의 칼날과 명시적 거절, 암묵적 거부, 두 발의 총성, 태양이 너무 강렬하여, 거절하고 말았습니다, 발에 채이는 뫼르소들, 내 머릿속 법정에서도 사형을 선고받은 아랍인, 재판관은 방금 잠에서 깬 그레고르, 여섯 다리 중 어느 다리에 법봉을 들지 고민하다, 뫼르소가 문을 열고 들어와 태양에 손짓하고, 태양을 찢고 나타난 기수들, 즉 라디오를 들고 들어와 아프로디테스 차일드의 포 호스멘을 튼 것, 솔로가 끝나기 전에 겹쳐서 울리는 두 발씩의 총성들. 헛소리의 끝, 그래도 살아가는 나, 현실에는 뫼르소가 없길래, 그레고르를 기대해본다. 위턱 쌍을 문지르는 소리, 스르륵 스르륵, 스르라니, 나를 먹어주지 않으련.

필름이 풀리고 감기는 규칙적인 소음, 뚝 끊기고, 불이 꺼지면, 사람 없는 영화관, 시간은, 오후 다섯 시, 관객은 제작자 하나, 누적 관객은, 나까지 둘. 내 인생은 결국 디지털이 되지 못하고, 상영본을 또 녹화해서, 열화되고 열화된 판본으로 내놓아지는데, 천박한 이계도함수, 내 옆에 둔 변수에 0을 쑤셔넣으려 노력한다, 그런데 적분이 안 되는거 있지, 나에게는 밀레니엄 난제, 내 인생을 편집할 사람이 나 하나뿐이라 신문에 투고할 수도 기관을 만들수도 없는데, 있는 건 몸 속 기관들, 세포들의 리바이어던, 미안 세포들아, 손익분기점은 요원해지기만 하는구나, 문제집이 늘어진 책상 앞에서 일어나 매트가 깔린 바닥으로 떨어진다, 듣는 노래는 롤링 스톤즈의 exile on main st., 그 수록곡 중 하나, 그러니까, 매트 위로의 망명. 이건 전락이 아니다, 이건 인생이 아니고, 영화이니까, 하지만 인생인데, 인생이 아니다, 떨어지고 굴러도 전락이 아니다, 인생이니까, 하지만 매트에 굴러떨어졌는걸, 이건, 활동하는 사진들의 연속, 영화, 는 아니고, 생김새는 무성영화의 그것인데, 짜임새는 일인극, 불을 껐다, 켰다, 그러니까, 검게 칠했다, 지웠다, 거기, 영화관 알바의 육성, 청소해야 하니까 나와주세요, 내 영화인데, 나는 감상할 수 없는 영화, 아니, 활동사진. 초에 스무장씩은 지나쳐가는 사진들에 끼어들어 이리저리 고쳐본다, 스물은 대화를 나누는 사람을 크게 상회하는 수, 그러니, 나의 인생은 활동사진, 알바가 말하는 대사와 틀어주는 음악이 없으면 그저 몸부림인, 내가 촬영하며 출연하고 편집하는, 사진들.

음악이 모두 재생된, 그저 맴도는 음반, 핸드폰에서 축음기를 보고, 축음기에서 턴테이블을 보고, 빙글빙글, 끼익, 끼익, 돌돌돌, 끼익, 끼익. 바늘에 쓸리는 음반, 신음하는 스피커, 나를 쓸어보는 바늘, 돌리는 사람도 나, 이거 돌아가질 않아요, 오호라, 알바도 나, 음악을 들으면서 환상에 젖은 나의 머리를 채우는 활동사진들, 음악에서 빼앗은 의미를 잔뜩 그러모아 버티고 있는데, 저기 재생이 끝나면, 내 사진들은, 어디로, 어떻게, 어떤 상태로. 아, 내가 혐오하는 질문을 한 나, 마치, 내세를 바라는, 욕심 가득한 사람이 키우는 아귀가 어항에서 꺼내졌을 때 할 말, 어디로 가냐니, 보이잖아, 저기, 냄비, 끓는 물을 담은 냄비, 사회의 냄비근성과 나의 냄비근성, 그리고 열기를 가둔 아귀찜의 냄비, 아귀는 일종의 무장공비, 냄비의 아구창, 아가리를 벌리는 수증기가 팔을 휘감을 때, 사진들도 물에 젖고 흐물해져, 서로 붙어버린다, 터져서 서로 끌어안은 세포들처럼, 가만 보면 나는 세포와 사진들의 리바이어던, 흐르던 피는 모두 멈춰 섰고, 포근한 혈관에 붙어먹는 기생충들의 리바이어던, 나도 내 동상들을 만들어 내 피를 모두 어디로든, 떡진 사진들의 리바이어던, 동상 주위에 붙어 말라가는 사진들, 떡진 사진이 마르면 날리는 섬유 조각들, 폼페이에서 날아온 잿가루, 반나절 걸려 무너진 리바이어던, 이 경우, 당신들의 잘못, 내 몸이 못난 것은, 혈액들의 잘못, 내가 당신들의 천국인데, 나에게 준 주권은 어떤 멸망한 나라의 채권과도 같이, 떡처럼 뭉친 종잇장들, 받들면 또 가치가 내려가는 그런 채권, 뒤를 이을 괴수는 없는가, 내 영화의 후속편, 정말 재미없게 만들고 재미없게 본 영화의 후속편, 라쇼몽 같은 후속편을 원해, 본 사람은 없어도 모두에게 유명한 후속편을 원해, 도르르, 도르르, 또로록, 상상 속에서 다시 터져버린 눈물샘, 미끄러져 들어가는, 세포들이 싸지른 동상들, 아, 이 사진의 천국은 멋졌는데, 그 사진의 출처는 각막, 당신들의 천국은 참 멋져 보였어요, 먹먹한 귀 주위에서 하하호호, 조소 없는 세상처럼만 보였어요, 그러니 내가 거기 있다면 스탈린 처럼, 나를 거절한 사람의 명부를 들고, 가만히 누워서, 위 대신 들어간 솜털을 느끼겠죠, 포르말린 냄새가 지워지는 날까지.

재생 중지. 고개를 들어서 사람들의 뒤통수를 구경하고, 자리로 돌아가, 슬라이드 기타 솔로를 대금으로 연주하는 나를 상상하고, 킥, 이딴게 나의 동상이다, 쓰러지는 내 이름이 적히고 내 몸통으로 깎인 동상, 재질은 사실 솜뭉치, 이야, 박제였군, 살아있는 줄 알고 놀랐지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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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카당
  • 2024-07-03
모내기

어떤 단상이 떠오르다 사라진다, 망치가 날아든다 망치도 그냥 망치가 아니라 온갖 망치들이 날아든다 단상 위에 오르려 했던 나를 내리찍는 망치, 자리에 앉은 내 무릎에서 노려보던 망치, 모내기에 만난 망치, 그러니까, 당근같은 말뚝을 박던 시뻘건 망치, 그 말뚝이 뚜벅뚜벅 걸어와 머리 위에 앉았나보다 말뚝이라면, 뚜, 벅, 뚜, 벅,의 박자로 왔겠지 변박을 제시하는 망치들의 걸음걸이도 뒤따랐겠지 뚜,벅뚜, 벅, 뚜벅뚜 머리에 앉은 말뚝에게 반갑게 인사하고, 피가 자라난 논에서 물을 빼는게 어떠냐고 묻고, 자리를 잡지 못하는 말뚝을 들어서 봉긋 솟은 곳에 둔다 구릉에 묶인 구름같이 고요한 말뚝, 잠이 와 눈을 감는다 어떤 단상이 떠오른다, 망치가 걸어오는 단상 걸어온 망치가 단상 앞에 멈춘다 망치를 그려나가던 구릉에 망치가 오른다 올라온 망치가, 망치가... 단상이 흩어진다 흐릿해진 단상과 평탄화된 구릉, 말뚝이 가운데 박혔고, 검붉은 것들이 날려서, 사진을 찍었다면 당근과 눕혀놓은 망치 하나일 텐데 어떤 단상도 떠오르지 않아서 카메라가 없었다

  • 데카당
  • 2024-07-02
수제천, 구토는 아직

이 소리를 듣는 당신이 하늘에게서 받은 수명을 누리기를. 하늘은 하염없이 흘러가는 상록의 천장, 수명은 꼬리에 달라붙은 해. 수제천을 듣고 있으면 벽돌로 쓰이고 있을 비석의 주인이 다시 기어나와 북한산을 오르는 것을 바라보는 것 같다. 내가 나아감으로써 비로소 흘러가기 시작하는 상록의 소나무들, 바위에 앉은 참새는 이름도 모르는 새로 변해 날아가고, 둥치께에 뜬 해, 웅웅대는 소음을 울리면서 쫓아온다, 해맑은 빛으로, 흑점 하나 찍힌 채 작열하는 온ㅡ빛으로. 고사리는 손을 펼치고 도라지는 뿌리를 들어올려 인사하고, 소나무는 수줍어 몸을 베베 꼬는데, 역겹다, 역겹다, 역겹다, 역겹다역겹다역겹다 역겹다역겹다역겹다역겹다역겹다역겹다 토가 나오려고 한다. 구역감? 친구와 대화를 하다가,방금 먹은 청포도 사탕이 가장 먼저 올라오고, 염산에 절여진 점심이 따라서 올라오겠지, 식도를 약간은 부드럽게 녹여서, 먹을만해지도록, 타버려서 까슬해진 식도가 비명을 지를 때 뇌는 쾌감에 놀라 비비 꼬이고, 나기 시작한 냄새는 빠지지 않고, 습기와 온기에 눌려 어깨춤에 매달리고, 아무리 털어도 빠지지 않을 냄새로. 입으로 나오는, 구토와, 온 몸이 내뿜는 구역감, 사람들 사이에서만 나는 것을 보아 구토는 겸애, 공평하게 염산을 끼얹을 수 있는, 자격, 배어나는 땀은 작열하는 해가 거두어 가는데, 더러워질 손이 없는 해는 발로 더러운 냄새를 내 어깨에 모두 문지르고 눈을 후빈다. 회로가 탄 눈을 비비면 초록의 흉들이 남아서, 이 방의 연분홍 천장도 상록수, 나무 속살의 색을 가진 마감재에도 다시 잎이 돋을듯이, 창문에, 창문에! 언젠가 러브크래프트는 창문에 나타난 문어 촉수를 보고 두려움에 미쳐 정신이 나갔지, 내 눈에서 나온 색채를 보면 어떤 소설이 나올지 궁금하다, 눈에서 온 색채, 광기의 안광, 각막의 부름, 맹점의 그림자, 안와의 공포. 기어오는 상록은 어떤 녹색의 파라오를 만들어서, 엄습한다, 창문을 뚫고, 책상 아래에서, 태평소 갈대 서에서, 나는 빨대로 쓰기 때문에 내것은 아닌 저 상록, 내것이 아니고, 저 산에 있지도 않고, 이 텃밭에 있지도 않고, 상록, 상록, 길게 뚫린 지하교차로를 나와 눈을 뜨니, 녹색의 나라였다, 녹국, 녹내장? 쇠꼬챙이를 찔러 확인하는 스펙트럼, 녹색, 연두색, 청록색, 부족한 어휘력, 빈곤한 녹색, 녹색으로 물든 꼬챙이. 구역감이 드는 상록은, 하루해살이풀의 비명을 반주로 연중무휴 상영되는 가극, 연주자가 죽어도 죽지 않을 불멸의 소리.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모두 늙어죽고, 올해 온 각설이패는 모두 끔찍한 불협화음, 맞아들어갈 구석따위, 해소될 여지따위 없는 음향들의 산발. 분노하는 가극은, 모가비는, 패에 낫을 휘젓고, 풍겨오는 풋내, 잎사귀에 풋내를 바른다, 갈변한 잎사귀 구석구석, 상록은 항상, 상록은 상록으로. 역겹다. 자연의 상록이 역겹다. 자연이 역겹다. 자연이 낳아준 내가 역겹다. 머리 위로 쏘아올린 토사물(스푸트니크?)이 다시 내려오면, 받아먹는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자그마한 토사물 부스러기들이, 염산

  • 데카당
  • 2024-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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