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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

  • 작성자 눈금실린더
  • 작성일 2024-06-27
  • 조회수 50

어제가 오늘이 될 수 없음에 괴로워했어 그저 흔적을 좇기에 급급한 사람이라서 발 밑에 남아 흐르는 것이 무엇인지는 생각하지 않았어 피부가 눈물을 흘릴 수 있다면 피와 땀과 살 대신에 그것이 흘러 넘치길 바라, 시계는 어떤 방향에서 보아도 같은 방향으로만 도는 것 같아서, 그러한 사실이 이 모든 것을 뒤엎어주었으면 했는데 내가 멍청한건지 손에서는 계속 초침이 흘렀어 째깍거리는 소리가 나고

그 때의 너를 너로 만든 것은 무엇일까 생각했지 아직 괴로움에 아무것도 알 수 없지만


꿈이라는 것은 왜 이토록 잔인해서

지나간 상념마저 떠오르게 하는지


나는 무언가를 부숴트리는 일에 골몰하고, 그것으로 인해 내가 모두 망가져버려도 괜찮을 것 같다는 착각에

묶여있었지


다만 혼란해진 채도, 그것을 바라지 않았다고 변명해보아도

손 안에 남아있는 건 끈적한 푸른색


그러니까 이것은 매우 오래된 이야기라는 것이다 당신이 우리를 알지 못했을 그 때의 이야기


손을 덜덜 떨어도 알 수 있는 것은 살아있다는 감각 밖에 없고


조언 따위는 모두 묵살시키기로 하였다 평생 의미없는 이름만 외우다가 바스라지더라도

눈을 감는 것은 먼 미래의 일 방조는 안심과 맞닿아있다


영원함을 빌미로 웅성이는 영원에 대해 생각한다


울렁거리는 마음은 왜 항상

누군가에게 닿을 수 없나

눈금실린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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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병이고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은 무의미에 지나지 않아선이는 그렇게 말했다 꼭 우리를 금방이라도 유기할 것처럼왜 그렇게 말해?손톱 끝을 계속 틱틱거리며 부딪힌다왜그렇게왜?틱틱틱틱틱틱틱틱뜯어진 손톱 거스러미 사이로 앵두색 피가 뚝뚝 떨어진다손톱을 사랑하면 결국 피가 나는 것과 같아모두 버리면 버릴 게 없어진다는 건 몰라너를 바라볼 때마다 하늘에 낀 먹구름이 더 짙어지는 것 같다는 건 내 착각이 맞고먹구름흘러 내리면 까만 비가 되는 걸까눅눅함선아 너 오늘 따라 왜 그래 나는 말하지 못했다 버려지는 게 무서워서구름과 피가 섞이면 진득한 자국이 남을 것만 같아서 두렵다비는 그치기 일보 직전이지만톡톡톡물방울이 터지는 소리만 들린다 그것은 내 귀가 느끼는착각이 아니다

  • 눈금실린더
  • 2024-06-22
침식

우리의 시작이 하나였다고 말했다. 같은 모습을 하고 있잖아. 짧은 발과 무거운 껍질이 우리가 하나라고.얘기하고 있어. 그런 말을 할 때 너의 눈은 맑게 변하지, 나는 문득숨이 막힌다는 기분이 들었는데... 적응할 수가 없어요? 단순히 던진 말에 눌려서는 흐느적거리고. 이곳이 긴 바다의 끝이라고 말한다. 손가락에 희미한 소금 냄새. 온통 모래뿐인걸요. 혹은 말라붙은 물고기 떼만가득하다. 그게 같은 거라고 부어가는 부리를 내밀어도 다르다는 걸 확신할 뿐이었어. 미안해. 아가미에서 폐로 변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2분. 거품이 인다. 모래가 물로 변하는 것을 느끼면서.안녕.

  • 눈금실린더
  • 2024-05-25
어지러움과 자몽

한 개의 숨을 나누어 마신다 눅눅해지지 않을 만큼만 서로를 이해하고 싶어서들이마시고내쉰다 어떤 생각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투명한 우산의 손잡이를검지와 중지 사이에 끼우고 빙글 돌린다 반원 모양으로 빛과 닮은 물방울을 반사한다 우리는 이런 걸 좋아하는 거지? 대답 없는 물음만 공중에서 오가고 아무래도 이런 자리에서는 목소리를 높여야 들을 수 있겠지 새들이 짹짹거린다 신호등이 노란색에서 초록색으로 바뀐다 잠시 멈췄다가 가세요 너의 걸음이 느려졌다가 멈춘다 짧은 머리카락이 어깨맡에서 흔들리고자몽향이 난다 너의 손에는 축축한 우산 자몽맛 아이스크림을 흘려버렸어, 너는 말한다얼룩덜룩한 손끝과 투명한 우산 아이스크림이 흘러내리는 우산은 상큼할거야 네가 덧붙이지 않았지만 나는 제멋대로 그렇게 생각했다 아스팔트 바닥이 울렁거리고 어지러워? 묻는다 초록색 신호등노란색 노란색 숨이 차가워졌을 뿐이었다 비가 오잖아, 너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지만 입모양은 보이니까 괜찮아 내뱉는다 두 개의 숨을 나누어 마시면 눅눅해질 것만 같다

  • 눈금실린더
  • 2024-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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