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 작성자 세빈
- 작성일 2024-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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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수 1
- 조회수 92
나는 보여줄 게 없어
사랑이
내 사랑이 뭐냐고?
몰라 나는
뜨거운 사랑을 눈으로 봐야겠다고?
몰라 나는!
말로 해도 알잖아
사랑을 어떻게 보니
네가 내게 준 사랑
그것은…..
사
랑 해
요
해 사
랑 을
요 랑 안
을
을
아 뭐라는 건지 모르겠다
네가 준 사랑은 해석이 어려워
밤새도록 이불로 꽈리 틀었어
나는 사랑이 뒤죽박죽 섞이면
사랑 알지 못하고
사랑하지 못하고
또
네 눈만 보고
눈이 반추하는 게 사랑이야
네 눈에 늘 내가 있잖아
의심하고 또 의심하고
사랑하고
무릇 내 눈을 보고
네 눈을 보고
내 눈에는 뭐가 있어
야 나한테는
셔터 없어
내 눈에 영원히 간직할 한 순간
이런 거 없다니까
지금 보는 너밖에 모른다니까
그래도 너는 나 사랑한다 하지
예쁜 구슬로, 젖은 손으로, 느린 발로, 작은 우산으로, 맺힌 눈물로,
굳은 머리칼로, 짙은 향수로
그리고 나는
말로
야 나는 잘 모른다니까
뜨거운 사랑이 뭐냐니까
저기요
들릴까요 혹시?
누구 있어요?
손발이타들어가도부서질듯안으면이내온몸이스르르녹아엉겨붙을수밖에없는사랑이뭐예요!
나는 차가운 사랑만 아는걸
가슴을 주먹으로 노크해
저기요
들릴까요 혹시?
누구 있어요?
쿵 쿵 쿵 쿵
아
아……
사랑…
그래 이쯤이면
사랑 해 사랑!
네가 말하는 사랑이 뭐 어려운 거니
섞여도 헤치면 그만인걸
차가우면 데피면 그만인걸!
사랑해
근데
뜨겁고 쓰고 짜고 얼얼한
그런 사랑은 못하고..
밍밍하고 싱겁고 미지근하고 차가운
그런 사랑은 하겠다는 거지
야 이제 알겠지
내 사랑이 뭔지
보지 않아도
잡히지 않아도
말로 해도
알겠지?
낯간지럽게 사랑하냐고 그만 물어
그만! 아야.
“그냥 사랑한다고 해!”
…
그래
지는 게 사랑인데 어쩌겠니
차가운 내가
이번에는 뜨겁게
너를 사랑한다고 해
…
…
어?
눈 똥그래졌다
쿵 쿵 쿵 쿵
거봐
가끔 말로 하는
사랑이 있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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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달에서 왔어 처음 내게 했던 말을 기억해 너무 소중해서 글자들을 흩었다 모았다 꿀꺽 삼켰지 9번의 여름과, 9번의 봄과, 9번의 가을과,못 다 채운 시린 겨울을 기억해혹여 문장으로 남기면소실되는 글자가 생길까토마토, 네잎클로버, 구제 티셔츠, 토끼풀따위로 너를 기억해너의 이름이 가물가물해서문희, 문정이, 문복이, 문태따위로 너를 기억해이제는 지구 어디서도너의 체취를 느낄 수 없지만나는 네가 하늘을 가르고 순식간에 달에 가버린 것을 알아 나는 달에 뛰어갈 힘이 없으니 지구를 터트릴게 펑하고 터지면 지구를 원동력 삼아 너에게 닿을게 신에게 사랑받는 내가 너의 볼모 할 테니 이번에는 나를 인질 삼아줘 너를 문장으로 남길 수 있게너의 이름을 새길 수 있게글자들이 무중력에 흩어지지 않게꼭 붙들어줘안녕 지구에서 왔어이름이 뭐였더라?
- 세빈
- 2024-06-30
평생을 눈으로 좇은너는 나에게 ㅇ작고 둥그런 머리통 둥글 나라의 둥글어를 하는 너 기댈 곳을 찾는 너에게 ㅇㅣ작대기를 하나 세워주자니 ㅇㅡ 가로로 누워 너를 찔러버리면 어쩌지 하고 도로 넣었어 나는 누구에게나 둥근 점 하나 없이 모지니 건드려서 상처 나지 않는 날이 없으니 ㅁ ㅇㅁ 나란히 있는 모습을 그리다 어쩐지 서글퍼져 도로 지우고 또 너만 둥그러니 덩그러니달달한 너의 혓바닥 위에서뒹굴 만큼 뒹굴다 비춘 모습도 ㅁ ㅁ의 꿈네모의 꿈둥글 나라 이야기 ㅇㅇ ㅁ ㅇ ㅇ시계도, 두루마리 휴지도, 선풍기도, 냉장고서 3일을 묵은 수박도, 이가 나간 머그컵도 나를 둘러싼 모든 온도가 어쩌면 지구가, 아니 그냥 온 세상이 너야 둥글다 작고 둥그런 머리통이 슬프다 ㅁ의 결심 오늘은 네 옆에 나란히 서야지 하며 새까만 타이어를 두르고 뒹굴 만큼 뒹굴어 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 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 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 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둥글 나라 영주권은 너무 비싸서 살 수가 없었어]
- 세빈
- 2024-06-29
선인장 같은 네 머리는때 아닌 장마날이면삐죽삐죽 서곤 했다 너는 항상 머리의 축을우산의 다리밑에 고정하고물 먹은 삐죽한 머리칼을자랑이라도 하는 듯 내보이며 추위에 몸을 덜덜 떨면서도기어코 허물을 다 벗어주고는머리칼과 다르게 서글서글한 눈매로 웃어 보이고그런 기억 속 너는어깨에 푸른 멍을 달고이제는 색을 가지지 않는오른편 어깨그리고 푸석한 여름나는 어깻죽지를 더듬다가우산을 유기하는 날이 잦았어몸을 온전히 가리는 일인용 우산이버거운 날이 잦았어우리 집 선인장이 장마를 피한 건네가 비를 내렸기 때문이잖아그래 이제 나는 선인장이고 너는 내 목숨을 쥐었는데
- 세빈
- 2024-06-28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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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감탄만 하고 갑니다. 잘보고있습니다.
@이형규 안녕하세요 형규님.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남겨주신 댓글을 아침에 확인했는데,누군가 내가 쓴 글을 좋아해 준다는 게 이리도 행복한 거구나 하면서 하루 종일 들떠있었어요. 답글을 어떻게 적으면 좋을지, 그냥 감사하다는 말로는 부족한 거 같아 많이 고민했는데, 더 늦기 전에 답글을 적고 싶어 살짝 남겨봅니다. 형규님도 오늘 저에게 주신 행복을 온전히 보답받으시길 진심으로 바라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