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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재업로드)

  • 작성자 위다윗
  • 작성일 2024-06-25
  • 조회수 192

냉기속 연기처럼 

부르는 너의 이름은 위스키, 

내 혀 끝에 몇초를 쪼갠 시간의 조각이라도 좀 더 흘러줄래? 


너의 듬직한 등을 향해

화살을 겨냥한다

쏘지 못한채로 사슴은 도망갔다 


우리의 퍼즐조각들을 하나 둘 씩 모아봤어

백일몽같기도 하고 한편의 사랑영화같기도 하고 

내가 몰래 마신 막걸리 맛 같기도 하고 


잊어버린 어린시절 노래 같기도 하고

종이에 베인 살점같기도 하고

유령이 된 내 친구야

아무튼 너의 달콤씁슬한 미소가 보여


세상도 우리 인생도

계절이 바뀌듯 색을 바꿀텐데 

너를 향한 내 마음은 영원한 겨울이자 오염된 첫눈의 색이야


별이 없는 어두운 방의 천장을 보았어

너라는 벽을 넘고 싶었지만 난 덮여있더라 


의미를 놓친 목사님의 농담처럼 

절반이 잘려진 장편소설처럼 

사랑이라는 이야기속 맥락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우리 집 앞 편의점 직원이 

내게 스스럼없이 건네준 위스키,  

내 혀에 닿기 전에 다 쏟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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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소년의 어느 검은 여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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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다윗
  • 2024-09-19
성숙

희고 고운 비둘기 떼가 흙빛의 파장에 잠긴 우리 동네를 지난다 어린아이들은 돌을 집어 하늘을 향해 던진다 돌아보면, 다 그랬다. 순수한 아이는 순수한 동물을 해맑은 웃음소리 가시기 전에 죽인다. 순수함은 게임이 마치면 마쳐지는 환각이었을 뿐이다 창가를 열고 베란다에 나와 가솔린을 입은 비둘기 떼가 우리 동네를 지나는 광경을 보고 있다그를 해할 수 없어서 자신을 해할 수 밖에 없었던 더이상 인생이 게임이 되는 것이 그쳐버려 미쳐버릴 수 밖에 없었던 모든 이들은, 무리에서 뒤쳐져 나는 비둘기한마리에게 저마다에게제일 달콤한 이름을 붙인다

  • 위다윗
  • 2024-09-10
현관문

현관문을 열면 이전의 세상이 닫힌다 열리고 닫히는 찰나까지 나에게 위협을 가하는 유리그릇 깨지는 소리엄마의 비명 소리 아빠의 고함 소리 나는 매번 이 소리들이 모두 나를 이불로 끌어당긴다 생각했었다 현관문을 열면 놀이동산 계단만큼이나 엉켜있는 계단을 하나씩 내려간다 한발 두발 세발 점점 작아져가는 새소리들개소리들원숭이소리들 이 소리들은 이제까지 내가 사람이 되도록 빚어왔다 나의 두발은 새로운 세상에 적응을 하지 못한다 과연 내가 어디를 갈 수 있을까 오늘도 생존해야만 하는 길고양이들에게 길을 묻는다 아침이오면 태양은 나를 땀으로 기름을 바르고 밤이오면 태양이 보고 싶은 나는 눈물을 쏟는다 더이상 농담따먹기 게임은 하기 싫어 더이상 상류층흉내내기 게임은 할 수 없어 더이상 낭만주의 시대의 초상화를 감상할 수도 더이상 모래사장을 엄마와 나란히 걸을 수도 더이상 치킨 야식을 주문하는 일도 잃는 게 있다면 얻는 것도 있을거야 그러나, 만약 전부를 잃는다면만약 정말 그런 일이 닥친다면 현관문을 열면 새로운 세상이 닫힌다

  • 위다윗
  • 2024-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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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다윗

    안녕하세요. 이 글은 기술적인 문제로 관리자님께서 요청하셔서 다시 올리게 되었습니다.

    • 2024-07-15 11:08:14
    위다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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