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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분의

  • 작성자 Yvonne
  • 작성일 2024-06-25
  • 조회수 192

육분의



수평선은 영원히 갈 대지. 

태양과 별은 가엾은 영혼을 이끌고 

축축하고 광활한 황무지에 발을 디뎌, 

난 소금내 나는 양피지의 한 점이로다— 


상과 상에 비추어 직시한 선. 

온정의 아지랑이와 비애의 안개는 운산 하고. 

뱃사람의 노래를 꿰엑꿰엑 흥얼거리며 부르던 

이름도 모를 날개달린 고기잡이 것들과 

그들의 더러운 요람들에게 마음이 간 듯이 넋을 놓고 쳐다보네— 


기억들은 육 등분의 한 조각을 닮고, 

가라앉아버린 사진 한 장조차 없고, 

손에 들고서 억센 고통을 잊히게 할 럼주 한 잔도 없이. 

선장은 묵묵히 점들을 주시하며 

두껍고 검은 손으로 조종간을 만지며 

굳은살이 박여서 꿰찬 손가락 이야기를 넌지시 던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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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기

모두들 웃고모두들 웃고모두들 웃고나는 먹는 법을 모르면서도 숟가락을 들고나는 말하는 법을 모르면서도 너스레를 떨고나는 마시는 법을 모르면서도 칵테일을 머금고모두들 춤추고모두들 춤추고모두들 춤추고나는 별로 추하지 않지만 추태를 보이고나는 별로 거만하지는 않지만 행패를 부리고나는 별로 비열하지는 않지만 눈을 부라리고모두들 나가고모두들 나가고모두들 나가고나는 발을 내딛는 법에대해 완전히 혼란스러워하고문득 본 나는 무대 위 그들의 몸짓을 열망하며 따라하고그 흐느적거림에 괴상한 이름을 붙이고선 다시는 기억하지 못하고나는 춤추는 법을 망각해 갔네

  • Yvonne
  • 2024-08-21
출국

출국사랑은 서로에게 망명하는 것이라 어느 누군가가 말했어요 너덜너덜한 손으로 사진밖에 없는 여권을 들고서 책을 읽죠 짠맛이 나는 물로 샤워를 해서 몸에서 항구의 냄새가 나요 아무도 저를 쳐다보지는 않지만 그들은 이곳의 냄새를 맡아요 공기에서 나는 짠내, 그것이 저의 냄새라고 생각해 주면 좋겠어요 의자에 앉으면 등이 뻐근한데, 서있으면 불가항력이 저를 짓눌러요 이곳에서 사람들이 지껄이는 말들은 농무처럼 사방에 퍼져있어요 너무 뿌옇다고 해도 나는 삼키고 있어요, 텁텁한 향과 단내를 이상한 향신료 냄새, 낯선 사람들 냄새, 인위적인 호텔 냄새, 아직은 그립지 않지만 향은 제 머릿속에 잔류하는 듯해요 ‘잘 가. 나중에 만나.’ 하얀색 타일만이 저에게 작별인사를 해요 섭섭할 정도로 무섭게 대했던 사람들도 이제는 하나둘씩 기체가 돼요 답답할 정도로 비쌌던 물건들은 어느새 노란색 모래가 돼요 괴상할 정도로 붉었던 감정들은 당연히 퇴색된 회색이 돼요 점잖게 안내하는 사람을 따라 정해진 곳으로 들어가요 나는 아직도 발을 뗄 준비조차 되어있지 않은데 말이죠 의미 없는 속박이 다시 몸을 감을 때조차 견디지 못했어요 나의 몸은 벽난로라도 된 듯 활활 불타고 있어요 저에게 모두가 장작을 던져줘서 신나 하며 타고 있어요 이것이 슬픔이라는 것인가요, 아니면 환희라는 것인가요 다 타버리면 저는 어찌 다시 장작을 탐할 수 있을까요 더 장작을 원하면은 저는 어찌 다시 재가 될 수 있을까요 짠맛이 났던 물은 소금이 되어 간당간당하게 남았어요 소금으로는 저의 목마름을 채울 수 없었어요 버둥거리면 올 그 사람조차 저에게 알약하나와 물 한잔만 건네주고는 홀연히 장작을 던져주고 떠나버리는 것이 야속해요 저는 물과 알약으로 장작과 불에게 당당히 맞섰지요 불이 꺼진 자리에는, 재도 보이지 않는 공허에 그들은 함께 몸을 던졌죠 깊게 들어간 그들은 결국 자신들이 다시 만날 거라는 사실도 모르고 그저 멍청하게 서로를 연민하고, 그저 아둔하게 서로를 보호했죠 결국 그들은 돌아갔지만 돌아오지 못한 사람이 있어요 돌아오지 못한 사람을 무의식에서 스케치하고 있을 때결국 저는 다시 발을 딛었어요, 저의 준비되지 않았던 발을요 현실에 존재하지 않던 것처럼 잊을 마법을 저의 머릿속에 걸어봐요 아, 돌아오지 못한 사람을 좀만 더 그릴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결국은 서로를 원하면서도 서로를 증오할 거를 알면서도… 저는 지친 마음에 짠 내음조차 지우지 못하고 침대에 들어가요 침대에 저의 냄새를 잔뜩 묻혔어요, 미소까지 지으면서요 이제는 잊을 일인 걸 알아도 괜찮아요, 저의 침대에서 맡을 거예요 찰나의 시간이지만요.

  • Yvonne
  • 2024-01-29
왜?

왜?답답함에 뱉은 왜? 누군가에게 닫기라도 할 듯 공허 속 던진 의문 공기에는 잔류사념 탁하게 뱉고 마시는 데 자각하지 못하는 문장이 되지 못해 끝난 실타래를 동경하는 뒤엉킨 가시덩굴 부서진 자전거의 꿈을 유유히 뒤덮어 진공의 시간만을 남겨- 혀에는 돌기 사람을 죽이는 무기겠지? 사람을 살리는 구호품이겠지? 그렇게 난 혀로 천천히 얕은 가죽을 핥아 피 맛을 능히 즐기고 삼킴으로써 유희는 막을 내려- 그들이 잠을 청할 때 훤한 달 보러 나오면 역한 냄새가 달라붙어 대기압마저 날 저항해 씻을 녹과 흙은 어디로 공허의 거리를 계산하여 들려올 왜? 비명이 달갑지 않다 침잠하면 저 달조차 못 볼 텐데 무거운 입은 꼬리도 천근만근 꾸물꾸물 자장가에 발맞추는 흑백의 선을 쥔 군대와 부들부들 대는 총대 아름다운 세상과 함께 아날로그-디지털 센티미탈리즘과 함께 옅은 미소와 함께 닳은 감흥과 함께 공멸해-

  • Yvonne
  • 2024-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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