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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1

  • 작성자 김백석
  • 작성일 2024-06-23
  • 조회수 49

일기 1




건어물을 본다 

건어물을 먹는다 


누런색 쥐포는 땀을 흘린다 

상처들이 새겨진 쥐포의 등


둥그런 쥐포는 반으로 잘라진다 

양쪽을 손으로 쥐고 

찌익- 쥐포의 비명


삼배같은 쥐포를 본다

삼배같은 쥐포를 먹는다 


침과 쥐포가 섞인다 실처럼 늘어져서 끈적인다 축축해지고 벌레의 시체처럼 굴러다니는 

질컹질컹- 쥐포의 유언



식전기도를 본다 

식전기도를 까먹는다



한줄기 식은땀이 벌레 시체처럼 떨어진다 끈적인다 고치에 묶인 벌레처럼 

발악하는 나 


기침 기침 기침 기침 기침 기침 기침 기침 기침 기침 기침 기침 기침 

엄마 나 어지러워요 

그냥 끝인거야 


김백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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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백석
  • 2024-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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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백석
  • 2024-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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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백석
  • 2024-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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