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크기
- 작성자 가엘
- 작성일 2024-06-16
- 좋아요 0
- 댓글수 1
- 조회수 242
문득 깨달았다
손을 뻗으면
하늘이 다 덮였던 것은
사실 하늘이 내 손만해져서
나와 맞닿았기 때문이었단 걸
멀어지는 거리만큼 작아지는 것들,
그러나 하늘은 멀어질수록
더 커지기만 한다
커지고 커지고
온 세상을 덮고도 더 커지는
그 아득함에 손을 대어 본다
새의 날갯짓을 닮은
날카로운 구름이 스친 곳에서
하얗게 응고되는 것들에 손을 대어 본다
그 작은 손짓에도
금방 몸을 굽히는 하늘
여전히 손에 들어오는 하늘에
내가 널 잘 몰랐구나 하고 말해본다
추천 콘텐츠
순수한 마음을 갖기에는너무 비관적인 사람이 되어버린 지 오래서일까 누군가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말하는 것에기분이 나빠져 귀를 막았다 그 말을 삼키면 속이 울렁거릴 것 같아서내 안의 오래된 것을 토해낼 것 같아서 무지 쓴 약처럼 가만히 쥐고 있다가아무도 모르게 쓰레기통에 던졌다 어린아이가 도화지 위에 조잡하게 그린 그림 같아서한눈에 알아볼 수 없는 허무맹랑한 것을 담고 있어서 그래서 난 구겨진 미소를 지으며금세 관심을 끄고 그것으로부터 고개를 돌려버렸다 시간이 지나면귀를 막은 손은 떼어지고눈은 다시 그림을 더듬어 보고 나는 알 수 없는 이상한 울렁임에가만히 심장소리에 귀를 기울여본다 나는 아이처럼 또다시 희망을 그려본다자칫하면 모든 것이 한낱 끄적임에 불과하게 될지라도
- 가엘
- 2024-08-25
풀숲에 버려져 떨고 있는 걸 동생이 발견했다죠. 비가 아주 많이 온 날, 세찬 빗줄기 속 희미하게 들리는 울음소리에 무작정 데리고 왔다는데검은 비닐봉지 안에 웅크리고 있는 그 갈색 고양이는 아주 작았어요. 손바닥보다 더 작았는데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더라고요.그래서 씻겨 주고 아기고양이용 사료를 주고 침대도 만들어 줬어요. 그런데 밤새 많이 아팠나 봐요.이름도 못 지어 줬는데... 그 고양이에게 다음 날은 오지 못했어요.저는 잠깐 반짝인 별을 봤나 봐요.
- 가엘
- 2024-07-20
젖었다가 마른 휴지처럼 일그러진 모습으로나는 무감각이란 호수에 몸을 던졌다. 망막을 뚫고 들어오는 물에 눈을 맡긴 채상에 맺히지 못한 것들을 반사라는 이름으로 흘러 보냈다 난 무엇을 간직하고 있던 걸까모조리 풀리는 기억들이 금세 형체를 잃고 영영 사라져가고그 기억을 잃어버릴까 두 손을 뻗는다명치깨가 아팠다굳고 풀리길 반복하며 일그러진 기억의 부스러기들을 다시금 모아본다꼭꼭 뭉쳐 원래대로 돌이키려 할수록점점 더 잘게 부스러진다모두 다 내려놓고 시간이 흘렀더니 어느새 기억은 추억이 되고 눈물이 되어 흐른다
- 가엘
- 2024-06-25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선택하신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