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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 기록이 지워지는 몽타주

  • 작성자 송희찬
  • 작성일 2024-06-15
  • 조회수 134

바람이 물을 먹은 밤에는

부엉이가 울어버립니다


부엉이의 소리를 몽타주로 그리면

바람이 먹은 물과 길이 생겨요


숲 속에서 마늘을 찾고 있는 곰과 호랑이

자라는 자리마다 키가 커지는 복숭아 나무와 향나무

잠에서 길을 찾고 있는 미아


자, 지금부터 범인을 찾아봅시다

범인은 바람 그리고 물에 빠진 미아


부엉이는 계속 그림을 그려요


얼굴 밑에는 눈물점이 있고

아토피가 피어올라 마음에는 두드러기가 올라와 있고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야


머리도 축축한 땀으로 물들어져 있고


어디서 봤지

숲길이 어두워 잘 모르겠네


부엉이도 나도 잘 모르겠어서

호수 아래를 살피며 여러 약초를 꺼냈어


약초로 아토피가 난 나의 마음 속에 치료가 되는

여러가지 약초들을 꺼냈어


캡베이, 아빌라파이, 뉴론틴:::::::


약초들로 만든 캡슐들을 내 몸에 스며들게 했다

밤 달 빛도 없고 바람만 스쳐가는 이 숲 속

약들의 향이 아토피를 치료하지만

점차 두드러기 뿌리의 확산은 막지 못했네


내 몸의 뿌리는 두드러기로 변했어


부엉이의 울음이 다시 몽타주를 복사했어


얼굴 밑에 눈물점이 있고

머리에서 물 향기가 나는


마늘을 찾던 곰과 호랑이

자리마다 자라는 나무들

모두 바람이 대려갔고


공범이 된 사람은 부엉이와 나


이제 숲에 질서는 도시 재개발 지역으로 묶여졌어


숲에 있었던 흔적들이 모두 태워지고

부엉이가 기록한 기억들은 물에 젖은 약봉투가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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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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