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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바람

  • 작성자 데카당
  • 작성일 2024-06-10
  • 조회수 224

산들바람 불어오는 언덕, 산과 들은 어디가고 언덕에서 바람이 불어오는가

초목이 우거져 그늘이 만발한 산과 들풀이 게걸스레 빛을 쬐는 들은 어디가고

산에 드는 물까치 게게대는 소리는 어디로 가고, 정녕 어디로든 갔을지

들에 숨은 여치 따다다다닥 가을 장단도 어디로든 가버리고

남은 것은 기생식물 들러붙은 전신주와 깨진 포장도로 사이 민들레

그리고 파닥거리는 메뚜기떼, 후두둑 떨어지는 대벌레 무리, 관목 사이 무덤

메뚜기 뛰는 소리, 대벌레 떨어지는 소리, 무덤가의 후손들 술 마시는 소리

이런 소리에 밀려 산들바람은 날려갔는가, 저기 지평선 산골짜기로 갔는가

개들은 언덕에 등을 비비고, 감을 주워먹고, 씨를 뱉고, 아양을 떨고, 짖고

까치는 물까치를 쫓고, 참새를 좇고, 굴뚝새를 물어다 나르고, 총총 뛰고

그리고, 산들바람, 산들산들, 앞서 가버리면, 길 위로는 새하얀 햇빛

고개를 내리면 포장도로에도 뜬 해가 미간에 날아든다, 물까치 대신인지 


멀리서 걸음한 바람도 빼앗기면 하는 수 있는가, 언덕에 올라간다

메뚜기들 만나고, 대벌레 시체 쌓인 꼴 좀 보고, 해는 산골에 틀어박혔고

좋은 날씨에 궂은 장소에 왔으니 무엇이 좋겠냐마는, 바람이 불어오길 기다려보고

기진맥진 넋나간 바람을 들이켰다 다시 불어주고, 산들바람 기다린다

산들바람, 산들바람, 산에서도 들에서도 씩씩하게 드나들던 산들바람

이리로 불었다가, 저기 꺾인 나무 사이로도 불었다가, 썩은 둥치도 훑고

이제는 어디로 불어야 하겠는가, 지평선 위로도 불겠지만

강 너머 논에서도 불겠지만, 여기 언덕에서도 불어오던 산들바람 어디에

산과 들은 어디가고, 신나게 나부끼던 꽁지깃 어디가고,

신명나게 끼어들던 장단 그 위 날리는 명창 어디로 가고,

내가 누운 자리 위로도 불곤 하던 산들바람 어디로 가고,

언덕을 어렵사리 오르고 내리 구르는 공기 그 텅빈 것만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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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천, 구토는 아직

이 소리를 듣는 당신이 하늘에게서 받은 수명을 누리기를. 하늘은 하염없이 흘러가는 상록의 천장, 수명은 꼬리에 달라붙은 해. 수제천을 듣고 있으면 벽돌로 쓰이고 있을 비석의 주인이 다시 기어나와 북한산을 오르는 것을 바라보는 것 같다. 내가 나아감으로써 비로소 흘러가기 시작하는 상록의 소나무들, 바위에 앉은 참새는 이름도 모르는 새로 변해 날아가고, 둥치께에 뜬 해, 웅웅대는 소음을 울리면서 쫓아온다, 해맑은 빛으로, 흑점 하나 찍힌 채 작열하는 온ㅡ빛으로. 고사리는 손을 펼치고 도라지는 뿌리를 들어올려 인사하고, 소나무는 수줍어 몸을 베베 꼬는데, 역겹다, 역겹다, 역겹다, 역겹다역겹다역겹다 역겹다역겹다역겹다역겹다역겹다역겹다 토가 나오려고 한다. 구역감? 친구와 대화를 하다가,방금 먹은 청포도 사탕이 가장 먼저 올라오고, 염산에 절여진 점심이 따라서 올라오겠지, 식도를 약간은 부드럽게 녹여서, 먹을만해지도록, 타버려서 까슬해진 식도가 비명을 지를 때 뇌는 쾌감에 놀라 비비 꼬이고, 나기 시작한 냄새는 빠지지 않고, 습기와 온기에 눌려 어깨춤에 매달리고, 아무리 털어도 빠지지 않을 냄새로. 입으로 나오는, 구토와, 온 몸이 내뿜는 구역감, 사람들 사이에서만 나는 것을 보아 구토는 겸애, 공평하게 염산을 끼얹을 수 있는, 자격, 배어나는 땀은 작열하는 해가 거두어 가는데, 더러워질 손이 없는 해는 발로 더러운 냄새를 내 어깨에 모두 문지르고 눈을 후빈다. 회로가 탄 눈을 비비면 초록의 흉들이 남아서, 이 방의 연분홍 천장도 상록수, 나무 속살의 색을 가진 마감재에도 다시 잎이 돋을듯이, 창문에, 창문에! 언젠가 러브크래프트는 창문에 나타난 문어 촉수를 보고 두려움에 미쳐 정신이 나갔지, 내 눈에서 나온 색채를 보면 어떤 소설이 나올지 궁금하다, 눈에서 온 색채, 광기의 안광, 각막의 부름, 맹점의 그림자, 안와의 공포. 기어오는 상록은 어떤 녹색의 파라오를 만들어서, 엄습한다, 창문을 뚫고, 책상 아래에서, 태평소 갈대 서에서, 나는 빨대로 쓰기 때문에 내것은 아닌 저 상록, 내것이 아니고, 저 산에 있지도 않고, 이 텃밭에 있지도 않고, 상록, 상록, 길게 뚫린 지하교차로를 나와 눈을 뜨니, 녹색의 나라였다, 녹국, 녹내장? 쇠꼬챙이를 찔러 확인하는 스펙트럼, 녹색, 연두색, 청록색, 부족한 어휘력, 빈곤한 녹색, 녹색으로 물든 꼬챙이. 구역감이 드는 상록은, 하루해살이풀의 비명을 반주로 연중무휴 상영되는 가극, 연주자가 죽어도 죽지 않을 불멸의 소리.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모두 늙어죽고, 올해 온 각설이패는 모두 끔찍한 불협화음, 맞아들어갈 구석따위, 해소될 여지따위 없는 음향들의 산발. 분노하는 가극은, 모가비는, 패에 낫을 휘젓고, 풍겨오는 풋내, 잎사귀에 풋내를 바른다, 갈변한 잎사귀 구석구석, 상록은 항상, 상록은 상록으로. 역겹다. 자연의 상록이 역겹다. 자연이 역겹다. 자연이 낳아준 내가 역겹다. 머리 위로 쏘아올린 토사물(스푸트니크?)이 다시 내려오면, 받아먹는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자그마한 토사물 부스러기들이, 염산

  • 데카당
  • 2024-06-22
현대식 히피

경기도를 살아가는 사람은 히피즘을 그리워 한다 그 사람은 맛본 적 없는 lsd에 뇌가 절여져 플래시 백을 구하고, 맡아본 적 없는 코카인에 코가 녹아내려, 냄새가, 코카 잎의 냄새가, 사라진다, 분간할 수 없는 냄새, 내려앉은 코에 내려앉은 냄새가 교살당한다 슈퍼스타, 나의 슈퍼스타, 함몰된 얼굴이 텅 빈 얼굴이 나의 거울이 모두 늙어버린 지금, 경기도의 히피는 벽에 코를 박고 젤리를 씹고 죽어버린 슈퍼스타의 사진을 보고 젤리를 씹고 싸이키델릭, 싸이키델릭, 싸이키델릭을 아시는지? 이십대에 마약 중독으로 죽어간 슈퍼스타들의 절규를 듣는다 죽어갈 때 비로소 음악이 나오는 이들은, 어떤 도착증을 가진 것이겠지 공장을 짓자, 헤로인과 코카인이 흐르는 땅을 약속하자 푸아그라를 만드는 거위와 같이, 거의가 죽어서 떠날 땅을 약속하자 에이즈의 위험도 그대로, 헤로인의 오염도도 그대로, 69년 우드스톡의 당시 그대로, 악속하자 ㅡ헤로인을 항문주사하여 인식의 문을 열리라 열려버린 인식의 문은 닫히지 않아서, 문턱에 코를 빻는다 싸이키델릭, 싸이키델릭, 열린 항문으로 코를 빻는다 괴사한 괄약근 조직에서 고름을 짜낸다, 피멍을 빨아내듯이 짜낸 고름에 에탄올을 가하고 들이킨다, 인식의 문이 열리길 기하며 아이를 좋아하는 슈퍼스타를 찾는다, 아슬아슬 상한선에 걸리기에 인식의 문을 연 슈퍼스타에게 그리스가 들어앉는다 ㅡ경기도의 미소년이 없었다면 싸이키델릭도 없다! 조금은 나이든 슈퍼스타가 미소년을 지원하고, 미소년은 미소년 대로, 대로에 퍼질러 앉아 슈퍼스타를 기다리는데, 바람에 문이 닫히고, 겁에 질려 도망가는 슈퍼스타, 항문에 매달린 나, 플라톤, 플라톤! 뮤즈가 여기 있네! 선의 이데아, 이성적 사랑, 미소년이 있네! 나의 항문을 봐, 시커멓게 괴사한 나의 괄약근을 봐! 자네의 얼굴일세! 약속의 땅, 헤로인과 코카인이 들어간 구멍, 선의 이데아, 여길세! 싸이키델릭, 싸이키델릭, 자신의 구멍에 코를 박는 우로보로스, 좋다!

  • 데카당
  • 2024-06-21
촛대에 꽂힌 위패

ㅡ자고로 사람이란, 신의를 지켜야 하는 것이다! 독신에 빠진 천주교 신자의 어록, 이중사고의 전형을 보여준다 그래, 나는 신학에 대해 아는게 없다, 사도와 유생의 대결, 전혀 모른다 사도와 유생의 대결, 사도는 촛대에 유생의 눈을 장식하고, 유생은 사료에 대강 홈질된다, 사도들이 읽는 펄프 잡지 고매하신 독자들은 사료에 위어드 픽션이라는 표시를 한다 ㅡ자고로 사람이란, 평소에는 그저 남일 뿐이라도 기념일만 되면 친척이라는 글자를 새긴 가면을 뒤집어쓰고 면면들에 침이나 뱉어댈 뿐인 극을 하며, 가면을 쓰지 않은 사람은 저잣거리에서 포를 뜨는 것이다! 독자들에게는 한 편의 부조리극, 작가의 의도는 농촌적 리얼리즘 연작 독자 항의로 내려가는 다음호의 글들, 야하, 농촌적이다, 농촌적 유생을 기다리며, 친척 배역 2의 가면에 생긴 홈들을 구경한다 홈은 경력에 비례하는 경향이 있으니, 숙련된 연기자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튀기는 침들에 가래가 섞여 있는 것으로 보아서는, 낙하산인가? 낙하산 배역이 걸리다니, 가래에 기도가 막히겠지, 나도 낙하산이긴 하다만 입술에 떨어진 가래를 들이마시고, 내 가래에 섞어서 뱉어내고 괜찮은 애드립이었다고 해맑아지는 정신에게 사도가 걸어온다 혓바닥에는 lsd 패드를 붙이고 대마 한 대를 꼬나물고, 펄프 잡지를 들고 사도도 유생을 기다린다, 아버지라고 부르는 유생을, 눈물을 흘리며 친척 2도 유생의 안부를 묻는다, 어라, 이거 부조리극이었던가 낙하산은 잘 알지 못하는 극의 방향, 의도된 혼선에 걸려 낙하산이 벗겨진다 가래침에 빠져드는데, 주위로는 유생을 열렬히 부르짖고, 왈왈 유생 왈, 왈왈왈 왈왈왈왈, 왈왈왈 왈왈왈 왈왈 왈왈왈! 그리고, 당연히, 유생은 나타나지 않는다, 막이 내리고 나서도 손수 올리는 스텝롤에도 유생 역은 보이지 않고, 특별배역에 사도의 반려견 하나 왈왈왈 왈왈왈왈, 왈왈왈 왈왈왈 왈왈 왈왈왈!

  • 데카당
  • 2024-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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