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대한민국 태극기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공식 누리집 주소 확인하기

go.kr 주소를 사용하는 누리집은 대한민국 정부기관이 관리하는 누리집입니다.
이 밖에 or.kr 또는 .kr등 다른 도메인 주소를 사용하고 있다면 아래 URL에서 도메인 주소를 확인해 보세요.
운영중인 공식 누리집보기

전화

  • 작성자 데카당
  • 작성일 2024-06-08
  • 조회수 302

아무도 없는 집에 전화가 울리고

전화 너머엔 쿨럭대는 사람이 앉아있다

전화를 받아야 할 사람은 부재중,

애시당초 없을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전화는 무엇인가

대화를 뜻하지 않는 전화는 


몸에 피어난 꽃이리라

번개가 내려온 자리에 피어난 꽃

수정은 번개와 몸의 만남으로,

착상은 필요도 없었을 것이며,

번개가 지난 길 그대로 올록볼록

꽃이 피는 순간 꽃가루도 날린다

검붉은 것과 누런 것이 있는데,

보기에는 앞엣것이 좋아 보인다


그러나 화려하게 핀 꽃은 어찌 되는가

사방에 꽃가루를 바르고는 지고 만다

고고히 피어난 전화 또한 말이지,

검게 탄 꽃가루를 날리고는

곧 짓이겨져 통에 담기고 만다

진 꽃을 누가 원하겠냐는 것이지

그렇다면, 져버린 꽃은 무엇인가

땅속으로 사라진 전화는


밭에 놓은 불이리라

들불과도 같이,

마른 작물을 먹어치우는 불이리라

소화도 되지 않는 풀을 먹는 불

소화불량에 걸려 어디로 갔는가

날름대며 산으로 올라간 전화,

어느 누구도 반기지 않는 전화로다 


그리곤 어떻게 되었을는지

전화가 차단되었다는 건지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건지

전화를 거부했다는 건지

왜, 쿨럭, 전화를 받지 않는건지


기침소리가 연결음보다 크게 난다

아무도 없는 집에는 뚜르루르르,

부재하는 전화 대상은 아직,

그렇기 때문에 내 전화도 아직,

구름이 없기에 전화도 아직,

여름이기에 전화도 아직,

필 일 없는 내 꽃과 마찬가지

불탈 일 없는 내 몸과 마찬가지

내가 있던 집에도 아무도 없어졌다,

전화가 하나 떨렁 떨어진 것 말고는

추천 콘텐츠

소망들

하던 일을 하여라춤 추라!할 일을 하여라춤 추라!모르는 일을 하여라!춤 추라!삐그덕대는 몸엇갈린 팔과 다리책상에 앉아-모름-을 향하여쭉 뻗은 팔해파리를 매달라?꼬인 다리그물로 엮으라!열린 창흘낏대는 눈바람 굴리는 눈불 켜진 눈 어오라, 춤사위 보라?

  • 데카당
  • 2024-09-25
동어반복

오늘은 어떠한 일들을 하면서 이러한 생각을 하였고 저러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어제의 일기를 떠을려보는데 그것이 어제의 것인지 오늘의 것인지 한 달 전의 것인지 알 수 없도록 일기들은 서로 맞물려 돌아간다ㅡ맞물려 돌아간다고 그것이 톱니 모양을 가진 것은 아니리라 믿지만 이 일기들의 경우는 조금은 뾰족하고 찝으려 드는 것 같기도 하다. 맞물려있다는 것도 겉으로 보기에 그런 것 같다는 말이고 내외하는 사이이거나 모르는 사이일 수도 있겠다. 돌아가는 일기들이 각기 쓰여진 시기를 고려하지 않고 돌아가는 것을 보면 모르는 사이로도 보이고 의식적으로 무시하는 것으로도 보인다ㅡ그러나 근 한 달 간의 일기들 만이 돌아가는 것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일기 사이에도 세대차이가 난다는 것일까? 낡은 일기는 같은 내용물을 몸에 두르고 있더라도 흐르는 물에 씻기는데 그때만은 일기들의 연대가 구별되는 것이었다. 일기의 연대가 구별되고 정렬된 모습은 격식이 있어 토를 하고 싶어진다. 창발하는 일기는 그 내용을 비웃는 듯 하기에. -참 잘했어요- 내일은 어떠한 일들을 하면서 이러한 생각을 하겠고 저러한 결과를 얻을 수 있겠다. 그제의 일기를 떠올려보는데 그것이 그제의 것인지 어제의 것인지 내일의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어제의 일기는 그제와 오늘을 지시하고 오늘의 일기는 내일과 어제를 지시하는 탓이다. -참 잘했어요- 어제는 어떠한 일들을 하면서 이러한 생각을 했었고 저러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었다. -참 잘했어요- 선생님 일기 확인 안 하죠? -참 잘했어요-

  • 데카당
  • 2024-09-20
거울 앞 사시

씽긋 웃고 고개를 돌리는 사람 응시하는 사람 두 사람이 마주본다 고개가 자꾸 돌아가는 사람 고개가 돌아가지 않는 사람 두 사람의 시각이 겹치는 시각을 구하여 보라는 그런 문제도 나오기 전에 두 사람이 마주본다 마주보는 경우의 정답처리를 논의하는 그런 논의의 장은 태반과 썩어 어떤 성인의 손을 잡고 갔다 두 사람이 마주본다 시선이 훑어보는 공간은 좌우로 휘다 대강 나뉘어진다 두 사람은 찢은 공간 위 대강 앉는다 두 사람이 앉아서 씽긋 웃고 고개를 돌리고 응시하고 시각이 겹치지 않아 계속 앉아있다 맞은편 사람의 시각을 생각하며 출제자에게 익명처리를 요청한다 알겠어요, ===, ===

  • 데카당
  • 2024-09-16

댓글 남기기

로그인후 댓글을 남기실 수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을 남겨 주세요!

댓글남기기 작성 가이드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비방 등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주제와 관련 없거나 부적절한 홍보 내용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기타 운영 정책에 어긋나는 내용이 포함될 경우, 사전 고지 없이 노출 제한될 수 있습니다.
0 /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