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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릇(퇴고)

  • 작성자 예리
  • 작성일 2024-05-12
  • 조회수 261

마당에 내다 놓은 그릇에 물이 차오르지 않은 날에

네가 오게 해달라고 빈 적이 있다

물을 받기에 마땅한 것이 없으면 깨끗한 양손으로

 

강가에 나갔다

사람 뼈를 정성스레 씻고 있는 네가 있다

어디에 쓸 것들인지는 모르는데

나는 옆에 쭈그려 앉아 뼈 대신에 손을 씻는다

 

흔들리는 물결 사이로 그릇인지 얼굴인지 모를 것을 보았다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다 내가 너를 사랑하는 것처럼 그런데도 

너는 한 번도 내 뼈를 씻은 

적 없는 것처럼, 무신경하다는 말이 두 가지로 해석되어 사랑을 괴롭히는 것처럼

 

시간이 부족하다는 건 변명이었다

그 정도의 사랑이라고 믿지 않았다

 

그릇을 씻는다

깨끗하게, 너를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부서지고 있었다는 사실도 모른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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