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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하늘의 꿈

  • 작성자 강완
  • 작성일 2024-05-11
  • 조회수 378

분명 모두가 함께 달리기 시작했는데

어느샌가


희미해진 발자국에게 안부를 묻는다



내가 사년간 탈피하지 못했던 자켓은

옆집 아이가 반년만에 벗어던진 것보다는


훨씬 물빠진 파란색을 띨 거고


무릎에서 난 상처는 아물 생각이 없다

피에서 돋아나는 노을, 그리고 떨어지는 낙엽들

퇴색된 운동장 트랙은 언제나 흙빛으로 다가왔고


어쩐지 끝나가는 모든 것들 사이에서 나는

채워지지 않은 시간을 가능성이라고 말했던


어제의 나에게


날개가 되기도 전에 구겨진 종잇조각을

숨 사이에 엮어가며 만든 올가미


아가미를 선물한다



오늘

숨쉬기 위해

평소보더 부단한 결심을 안아야 했던 난

꺾인 날갯죽지 사이로 애써 헌 자켓을 욱여넣었고


막상 나간 그곳에는


옆집 아이의 새로운 컴퓨터가 




시간은 똑같이 흐른다지만

그 위를 다시 흐르는 사람은 다르기만 하고

어쩌면 내 눈물은 누구보다 빠르겠지만


눈물에게 메달을 주는 대회는 없고


이긴 사람은 뒤를 돌아볼 이유가 없고

이기지 못한 사람은 뒤를 돌아볼 여유가 없고



문득 땅에 떨어진 피를 보니

아우성을 지르고 있는 것은 무릎이였고


날갯죽지에 돋아난 아픔은


또 하나의 아가미를 틀어막는다

강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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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에 작은 갈색 껍데기가 보였다너무 오래되어 구별이 어려운길바닥 사이에 낀 작은 갈색 때지워지지 못한 낙엽과 똑같은 모습이다사실 물방울이었을지도 모른다가끔 나뭇잎 조각인 척 길바닥에 누워 있는덜 마른 빗자국빗자국과 낙엽은 모두 유통기한이 있다 그리고 그때잔존하는 지난 계절과 같은 모습이었던 그건나비로 변했다시간이 다한 것일까?나무에 맺힌 물방울은바스락거리는 소리를 기억하지 못하는 듯 했고동그란 물방울 모양의 점자블럭은이른 아침 창틀에 매달린작은 크리스마스 전구들을 대체했으며나뭇잎 조각과 솔방울들은질척질척한 진흙더미로 녹아내려버리기 일쑤였다 어느새 모두 교체가 끝난 점자블럭들은나비의 날개처럼 보이는 거울 앞으로 길을 내었다거울 앞에는, 모든 작은 껍데기들이 서서짙은 솔향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 강완
  • 2024-08-21
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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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완
  • 2024-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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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완
  • 2024-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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