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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은 언제나 흔적을 남긴다

  • 작성자 아디
  • 작성일 2024-03-23
  • 조회수 189

연필은 언제나 흔적을 남긴다 

손에 쥐고 써내리는 순간에는 굵고 짙은 가루들 흩날리면서 

선명하게 깎여나가는 순간에는  많은 나무 옷들 하나씩 벗어던지면서 

한순간 힘에  부러질지라도  순간조차도 흔적을 남긴다 


  가득 연필을 쥔다 

 순간 부서지고 깎이고 닳으면서도 

검은 가루가 흩어지지 않고 뭉쳐서 너에게 닿기를 간절히 바라며

그저 묵묵히 글을 썼다 손이 아프지만 놓지 않고

가운데 손가락 마디에 보기 싫은 굳은살이 박이더라도 놓지 않는 


닿지 못한 마음은 지우개로 지워버리자 

 지우개가 닳아 없어지지는 않길 바라면서 힘주어 지운다 

검은 가루 밀어버리고 부서져 흩날리는 하얀 가루들만 소복이 

지저분한 지우개가루 털어버리고 다시     꾹꾹 눌러쓴다 


너를 그리고 너를 남긴다

차갑게 반짝이는 끝을 하얀 종이 위로 눌러 담아서 둥글게 굴린다 

지나가는  따라 마음  조각 떨구고 찍어내는 마침표 가득 너의 안부를 묻는다 


끝이 완만해지면 선명하게 다듬고 끝이 울퉁불퉁하면 매끈하게 다듬는다 

가장 예쁜 가루들만 뭉쳐 남길  있게

떨리는  때문인지 거친 종이 때문인지 삐뚤삐뚤한 글씨에 못내 서러워하면서

고운 가루 번지지 않게 조심조심 


그렇게 연필이 손가락 만해지면 끝을 붙잡고  내려갔다 

언제 생겼는지 조차 잊은 굳은살이 아파와도 손끝이 까맣게 물들어도 

시작말보다 마지막 마침표 하나에   마음을 담던  순간이 끝나지 않길 바라며 


마지막 마침표를 찍고서  이상   없게  연필을 내려본다

 써버린 연필의 흔적은 잔인하기 그지없다 

검은 가루 때문에 눈이 아프고 목이 메고 

꾹꾹 눌러써 찢어진 종이가 보기 싫어 구겨버리고 

가운데 손가락에 생긴 굳은살이 미워 손톱으로 짓이기면서 


그렇게  써버린 연필의 잔인한 흔적을 바라본다 

아무리 울어도 번지지 않는 야속한 검은 가루를 바라본다 

마지막 마침표 위에 남겨진  마음 조각을 문질러 지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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