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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의 감각

  • 작성자 눈금실린더
  • 작성일 2024-03-17
  • 조회수 307

때로는 우리가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육체보다 단단할 때가 있는 것 같다

녹아내린 마음으로 주위를 둘러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당신이 보이지 않아서 발목에는 가는 산성비가 내리는 것 같고

차오르는 것만 같다 우산이 없었고 표면은 점차 축축해졌다

 

습기를 잔뜩 머금은 산소의 향

 

팔목을 따라 흘러내리고

 

공깃방울처럼 떠오르는 생각들이

 

 

 

 

나를 터트리고 지나갔다

 

녹아갈 것 같은 마음으로

이산화탄소를 내뱉고

 

*

 

얇아진 표면으로

느리게 미소지었다

 

그 모든 껍질의 감각이 행복해서

 

녹아내릴 것 같았다.

눈금실린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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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

어제가 오늘이 될 수 없음에 괴로워했어 그저 흔적을 좇기에 급급한 사람이라서 발 밑에 남아 흐르는 것이 무엇인지는 생각하지 않았어 피부가 눈물을 흘릴 수 있다면 피와 땀과 살 대신에 그것이 흘러 넘치길 바라, 시계는 어떤 방향에서 보아도 같은 방향으로만 도는 것 같아서, 그러한 사실이 이 모든 것을 뒤엎어주었으면 했는데 내가 멍청한건지 손에서는 계속 초침이 흘렀어 째깍거리는 소리가 나고그 때의 너를 너로 만든 것은 무엇일까 생각했지 아직 괴로움에 아무것도 알 수 없지만꿈이라는 것은 왜 이토록 잔인해서지나간 상념마저 떠오르게 하는지나는 무언가를 부숴트리는 일에 골몰하고, 그것으로 인해 내가 모두 망가져버려도 괜찮을 것 같다는 착각에묶여있었지다만 혼란해진 채도, 그것을 바라지 않았다고 변명해보아도손 안에 남아있는 건 끈적한 푸른색그러니까 이것은 매우 오래된 이야기라는 것이다 당신이 우리를 알지 못했을 그 때의 이야기손을 덜덜 떨어도 알 수 있는 것은 살아있다는 감각 밖에 없고조언 따위는 모두 묵살시키기로 하였다 평생 의미없는 이름만 외우다가 바스라지더라도눈을 감는 것은 먼 미래의 일 방조는 안심과 맞닿아있다영원함을 빌미로 웅성이는 영원에 대해 생각한다울렁거리는 마음은 왜 항상누군가에게 닿을 수 없나

  • 눈금실린더
  • 2024-06-27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는 콘텐츠 입니다. 체리콕, 날씨 흐림

사랑은 병이고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은 무의미에 지나지 않아선이는 그렇게 말했다 꼭 우리를 금방이라도 유기할 것처럼왜 그렇게 말해?손톱 끝을 계속 틱틱거리며 부딪힌다왜그렇게왜?틱틱틱틱틱틱틱틱뜯어진 손톱 거스러미 사이로 앵두색 피가 뚝뚝 떨어진다손톱을 사랑하면 결국 피가 나는 것과 같아모두 버리면 버릴 게 없어진다는 건 몰라너를 바라볼 때마다 하늘에 낀 먹구름이 더 짙어지는 것 같다는 건 내 착각이 맞고먹구름흘러 내리면 까만 비가 되는 걸까눅눅함선아 너 오늘 따라 왜 그래 나는 말하지 못했다 버려지는 게 무서워서구름과 피가 섞이면 진득한 자국이 남을 것만 같아서 두렵다비는 그치기 일보 직전이지만톡톡톡물방울이 터지는 소리만 들린다 그것은 내 귀가 느끼는착각이 아니다

  • 눈금실린더
  • 2024-06-22
침식

우리의 시작이 하나였다고 말했다. 같은 모습을 하고 있잖아. 짧은 발과 무거운 껍질이 우리가 하나라고.얘기하고 있어. 그런 말을 할 때 너의 눈은 맑게 변하지, 나는 문득숨이 막힌다는 기분이 들었는데... 적응할 수가 없어요? 단순히 던진 말에 눌려서는 흐느적거리고. 이곳이 긴 바다의 끝이라고 말한다. 손가락에 희미한 소금 냄새. 온통 모래뿐인걸요. 혹은 말라붙은 물고기 떼만가득하다. 그게 같은 거라고 부어가는 부리를 내밀어도 다르다는 걸 확신할 뿐이었어. 미안해. 아가미에서 폐로 변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2분. 거품이 인다. 모래가 물로 변하는 것을 느끼면서.안녕.

  • 눈금실린더
  • 2024-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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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금실린더

    식초에 담가둔 달걀 껍데기를 생각하면서 적게 되었습니다... 오래 담가두면 기포를 내면서 녹다가 껍질이 매우 얇아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때의 기억을 살려서 적어봤어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2024-03-17 22:48:31
    눈금실린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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