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은 날 ‘점’으로만 볼지라도
- 작성자 가엘
- 작성일 2024-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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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수 429
세상이라는 그림 속 나라는 점 하나
나로 이 그림이 완성되었어
내 존재 자체만으로 날 사랑하시는 분에게
나는 점,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진 존재지
하지만 나는 날 이 세상의 오점이라고 생각했어
내가 너무나 이 세상과 어울리지 않아 보여서
그렇지만 화가는 작은 점 하나도 절대 그냥 찍지 않아
나는 날 그리신 분에게 그냥 지워져도 상관없다 여겨지지 않아
내가 없으면 이 그림은 완성되지 않아
다른 사람은 날 ‘점’으로만 볼지라도
날 만드신 분에게 난 이 그림에서 꼭 필요한 존재니까
난 이 세상의 오점이 아닌 거야
어쩌다가 찍혀서 그림을 망치는 점이 아닌 거야
내가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작은 점이라고 느껴질 때
사랑을 담아 날 보시는 그분을 기억하자
내게 이 세상을 살아갈 이유가 되시는
흔하디 흔한 점이었던 나를 이 그림의 마침표로 바꿔준 그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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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엘
- 2024-08-25
풀숲에 버려져 떨고 있는 걸 동생이 발견했다죠. 비가 아주 많이 온 날, 세찬 빗줄기 속 희미하게 들리는 울음소리에 무작정 데리고 왔다는데검은 비닐봉지 안에 웅크리고 있는 그 갈색 고양이는 아주 작았어요. 손바닥보다 더 작았는데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더라고요.그래서 씻겨 주고 아기고양이용 사료를 주고 침대도 만들어 줬어요. 그런데 밤새 많이 아팠나 봐요.이름도 못 지어 줬는데... 그 고양이에게 다음 날은 오지 못했어요.저는 잠깐 반짝인 별을 봤나 봐요.
- 가엘
- 2024-07-20
젖었다가 마른 휴지처럼 일그러진 모습으로나는 무감각이란 호수에 몸을 던졌다. 망막을 뚫고 들어오는 물에 눈을 맡긴 채상에 맺히지 못한 것들을 반사라는 이름으로 흘러 보냈다 난 무엇을 간직하고 있던 걸까모조리 풀리는 기억들이 금세 형체를 잃고 영영 사라져가고그 기억을 잃어버릴까 두 손을 뻗는다명치깨가 아팠다굳고 풀리길 반복하며 일그러진 기억의 부스러기들을 다시금 모아본다꼭꼭 뭉쳐 원래대로 돌이키려 할수록점점 더 잘게 부스러진다모두 다 내려놓고 시간이 흘렀더니 어느새 기억은 추억이 되고 눈물이 되어 흐른다
- 가엘
- 2024-06-25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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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지금 것 글틴에 올리신 시 중 제일 좋았어요~^^ 화가도 시인처럼 본인의 한 작품마다 열심을 다 하여 작품을 낳는다는 사실을 생각하시다니 감탄이 나오네요.
@송희찬 안녕하세요! 지금껏 글틴에 올린 시 중에 제일 좋았다는 말은 제가 그동안 성장했다는 말 같아서 기분이 좋아지네요. 저도 말씀하신 것과 같은 생각을 하며 이 시를 썼어요^_^ 댓글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