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은 날 ‘점’으로만 볼지라도
- 작성자 가엘
- 작성일 2024-03-09
- 좋아요 1
- 댓글수 2
- 조회수 334
세상이라는 그림 속 나라는 점 하나
나로 이 그림이 완성되었어
내 존재 자체만으로 날 사랑하시는 분에게
나는 점,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진 존재지
하지만 나는 날 이 세상의 오점이라고 생각했어
내가 너무나 이 세상과 어울리지 않아 보여서
그렇지만 화가는 작은 점 하나도 절대 그냥 찍지 않아
나는 날 그리신 분에게 그냥 지워져도 상관없다 여겨지지 않아
내가 없으면 이 그림은 완성되지 않아
다른 사람은 날 ‘점’으로만 볼지라도
날 만드신 분에게 난 이 그림에서 꼭 필요한 존재니까
난 이 세상의 오점이 아닌 거야
어쩌다가 찍혀서 그림을 망치는 점이 아닌 거야
내가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작은 점이라고 느껴질 때
사랑을 담아 날 보시는 그분을 기억하자
내게 이 세상을 살아갈 이유가 되시는
흔하디 흔한 점이었던 나를 이 그림의 마침표로 바꿔준 그분을
추천 콘텐츠
젖었다가 마른 휴지처럼 일그러진 모습으로나는 무감각이란 호수에 몸을 던졌다. 망막을 뚫고 들어오는 물에 눈을 맡긴 채상에 맺히지 못한 것들을 반사라는 이름으로 흘러 보냈다 난 무엇을 간직하고 있던 걸까모조리 풀리는 기억이 금세 형체를 잃고 영영 사라지는 중에나는 이상한 생각을 했다 기억에 다시 손을 뻗고 싶다는명치깨가 아팠다그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생각이었다.굳고 풀리길 반복하며 일그러짐으로 정의되어내가 가진 기억은 내게 어울리지 않았다 난 감히 얕은 호수에 손을 뻗지 못했다.이미 내 정신은 물속에 잠겨 사고하지 못하게 된 지 오래기에 물 속에서 모든 감정은 제 빛이 풀어졌고나는 사라져 가는 감각의 형체를 볼 수 있었다이제는 모르는 감각들이 눈앞을 스치고 동심원이 몸 위에그려지고 흐려지다가 사라졌다
- 가엘
- 2024-06-25
문득 깨달았다손을 뻗으면 하늘이 다 덮였던 것은사실 하늘이 내 손만해져서 나와 맞닿았기 때문이었단 걸멀어지는 거리만큼 작아지는 것들,그러나 하늘은 멀어질수록 더 커지기만 한다커지고 커지고온 세상을 덮고도 더 커지는그 아득함에 손을 대어 본다새의 날갯짓을 닮은 날카로운 구름이 스친 곳에서하얗게 응고되는 것들에 손을 대어 본다그 작은 손짓에도금방 몸을 굽히는 하늘여전히 손에 들어오는 하늘에내가 널 잘 몰랐구나 하고 말해본다
- 가엘
- 2024-06-16
하늘은 인형작가의 작업대인형에 채울 솜이 퍼트려져 있어인형작가가 천을 오리고 꿰매면솜을 채울 시간이 오지큰 솜 먼저 주워져 인형의 몸이 되고작은 솜은 인형의 손가락이 되고모든 솜이 모여 인형이 완성되고날 닮은 인형 하나가 하늘에 앉았어눈이 부시게 새하얀 솜을 품고서안녕그에게 속삭인다그는 나의 도플갱어
- 가엘
- 2024-01-29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선택하신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지금 것 글틴에 올리신 시 중 제일 좋았어요~^^ 화가도 시인처럼 본인의 한 작품마다 열심을 다 하여 작품을 낳는다는 사실을 생각하시다니 감탄이 나오네요.
@송희찬 안녕하세요! 지금껏 글틴에 올린 시 중에 제일 좋았다는 말은 제가 그동안 성장했다는 말 같아서 기분이 좋아지네요. 저도 말씀하신 것과 같은 생각을 하며 이 시를 썼어요^_^ 댓글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