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9일
- 작성자 유경완
- 작성일 2024-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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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수 1
- 조회수 385
천장에 올라 크게 심호흡 한 번
벼락 맞은 향나무의 그윽한 울림을
내 속에 담아본다
자줏빛 노을. 은색의 바다.
시리도록 노란 달빛 아래 굽이굽이 펼쳐진 숲의 끝자락.
그곳에는 부엉이 한 마리
민들레 한 송이
그리고 참새 한 마리.
내리막길에서 마주한 바람 한 줄기가
내 양 뺨에 깃든다
온 자연이 매일 같이 노래하고 있는 이유를
오늘도 잊지 않았음에 감사한다
나는 이제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걷고 있는 것도 나이고 노래하는 것도 나이되
오직 내 앞길을 아는 것은 내가 아닌 것이
여태까지 이곳을 오른 까닭
내려가보아야만 올라감의 행복을 알 수 있고
떠내보아야지만 함께함의 소중함을 알 수 있으며
잃어보고 나서야 가진 것의 유한함을 알 수 있다는 이 진리
이미 알고 있음에도
몸으로 겪기 전까지는
다 알 수 없을 것이라는 또 다른 진리
그러니 나는 그때까지 힘내어 올라서
마음껏 목말라하고 그리워하고 아쉬워 해야지
내 삶을 커다란 날개 아래에 두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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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다 가버리고야 말 모래시계 속 시간그 사람은 그랬더랬지시간은 가버리는게 아니라 쌓이는 거라고나는 아직도 그 무엇 하나 깨닫기 원치를 않는데이렇게 고민할 뿐이다아아 사라져버리고 말 것들을 위하여혹은 그 곁에 남을 우리를 위하여두려워하는 것은 나의 본성인가아니라면 우리 눈에 안대를 씌우고 참 행복을 보지 않으려는 미련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미련이 나의 본성이라고 인정해 본다그에게 외쳐대답해주십시오시간이 내게 쌓인 것이라면 그 쌓인 것은 다 어디에 있는지왜 나는 그것을 누릴 수 없는지내 안에 있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 뿐이라는위안뿐인 말을 제발 늘어놓지 마십시오돌아오는 것은 쏟아지는 모래알 튕기는 소리뿐언젠가는 이곳에서 다른 풍경을 볼 수 있으려나나는 아직도 여기, 유리 안에 있는데
- 유경완
- 2024-05-09
나의 수고로 쌓은 것들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나는 지나가고강물은 흘러간다매일 같이 그려보았던 풍경이는 소망 또는 절망먹으로 그려진 별의 테두리칠해지지 않은 그 안의 여백수면 위로 번져오는 별빛은 여전히 아름다운가햇살이 비치면 금빛으로 아롱지고새벽녘에는 자줏빛바닷바람에는 감청빛저 육신 곁을 지키는 까마귀가너는 검은가
- 유경완
- 2024-03-11
그리고 암전, 침묵파도소리바람소리이것은 묵념의 시간또한 사유의 시간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성내고누군가는 절규하는만인에게 평등한 고통의 시간그러므로 고동치는 시간그래서 우리는, 살아있다지금 이곳은―
- 유경완
- 2024-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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