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
- 작성자 예리
- 작성일 2024-03-01
- 좋아요 1
- 댓글수 1
- 조회수 342
당신 숨결을 볼 수 있는 계절이 지나가기를 바랐다
끝없이, 영원히, 그냥, 아무 목적도 없이
사랑이라고 불러도 괜찮지만 시인들은 가끔 괴롭힘에 비유했던 것이
그저 내리고 내려서 배경을 만들었다
꿈에 만약 당신이 나온다면 일렁이는 땅이 배경이었으면 한다
아스팔트 땅바닥이 움직이고 눈이 보이지 않았으면
그러면 나는 그걸 꿈이라고 확인하고 당신은 거기 남겠지
잠이 덜 깬 손으로 머리맡을 더듬거릴 것이다
빗방울이 떨어진다고 우리는 빗방울이 되지는 않았다
또 이름을 붙이며 그것들의 우수함을 확인할 뿐이었다
끈적한 식물을 키운다고 끈적해지지 않았다
부드럽다 못해 구르며 뛰쳐나가는 겨울날이었다
추천 콘텐츠
교실의 적막이 문의 틈새로 빠져나간다화분에서는 미생물들이 자라고 내가 사랑하는 의자는 내 피와 살로 만들었다는데의자 밑에 소리지르는 그림이 있다는 것 햇빛이 들면 학생들이 문을 연다단 하나의 죄가 있는 교실에 불특정 다수 가해자로부터 갈라져 나와이따금 떠올리게 되는 날들의 유죄 판결 사람은 죄를 짓는다내가 죄를 짓는다초대받지 않은 손님은 불청객이라고 한다 단 한명분의 비명이 다리 밑에서 들려왔다
- 예리
- 2024-08-06
숨을 들이쉬고아름다운 여인을 뱉었다그건 의심할 여지 없는 목격자이다
- 예리
- 2024-06-05
일곱 시에도 밝았다 바깥은 거의 새로운 풍경이었다일곱시 반에는 교실을 청소해야 한다 에이비씨 초콜릿 과학 교과서 부반장 약속캐러멜 원숭이 인형 큰 책상 규칙낡은 빗자루 사이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일곱 시에도 쭉 환했다 나는 교실을 좋아한다교실을 좋아하지만 나가야 한다는 걸 안다 그제서야 청소를 끝내고. 풀다 만 수학문제 너덜너덜해진 오늘 점심 사람 행세하는 원숭이 인형들이 줄지어교실을 떠나고 나는 주저앉았다
- 예리
- 2024-06-02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선택하신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